- 2021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14분 밖에 안 되구요. 스포일러는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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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포기하고 음차를 하려면 똑바로 하든가 '돈 브레잌스'는 어디다 팔아 먹었나요. 이런 건 참 별로에요.)



 - 한밤중에 젊은 부부가 차를 달려 낡은 성으로 들어갑니다. 여자의 부모에게 상속 받은 곳이라는데, 방치된지 한참이어서 먼지 구덩이 상태입니다만. 암튼 근처 호텔에 체크인 한 후에 상태를 보러 왔나봐요. 남자는 계속 투덜투덜거리며 그렇게 부자 부모가 재산 다 다른 형제들 주고 우리한텐 고작 이런 낡은 성이냐느니. 리모델링 비용만 해도 엄청 들어가겠다느니 하며 아내를 짜증나게 하구요. 반면에 아내는 자기가 어릴 때 자란 곳이라며 이곳저곳 둘러보며 감상에 젖고 있네요.

 그러다 지하의 와인 저장고를 보겠다며 혼자 내려간 남편은 그 곳에서 정체 불명의 상자와, 그 뒤에 도사리고 있던 괴이한 존재를 발견하고 혼비백산하여 도망쳐 올라가고. 그러는 동안 아내는 성 안을 떠돌고 있는 정체 불명의 존재들을 마주치며 그들에게 매혹 당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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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 호러라면 당연히 조명은 촛불이 제맛이죠. 그냥 딱 봐도 다른 조명이 존재한다는 게 보여서 좀 문제이긴 합니다만. ㅋㅋ)



 - 사실 위와 같은 스토리 설명이 별로 의미가 없는 영화입니다. 정말 저런 이야기로 시작하는 건 맞는데 별로 의미가 없어요.

 위와 같이 뭔가 의미심장한데 뭔지는 알 수 없는 상황들이 죽 이어지다가 갑자기 1차 클라이막스인가! 하는 순간에 반전이 펼쳐지며 전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구요. 그렇게 넘어간 후에도 뭔지 쉽게 와닿지 않는 상황들이 미스테리하게 펼쳐지다가 문득 끝나 버리는 그런 영화에요. 그러니까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론 '하이 컨셉 호러'의 일종인가... 싶기도 한데 그거랑은 또 좀 다른 느낌인 게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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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어쨌든 분위기. 무조건 분위기로 승부하자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 그러니까 전반부에서 중요한 건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지와 사운드입니다. 이걸 아방가르드라고 해야할지 복고라고 해야할지 헷갈리는데, 일부러 의도해서 연출해 낸 옛날 영화들의 질감과 분위기를 즐기는 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게 아주 멋져요. 뭔 소린진 모르겠지만 일단 그냥 멋집니다. ㅋㅋㅋ 미장센에 화면과 소리의 질감, 빛과 그림자까지 되게 세세하게 신경써서 요즘 영화들에선 보기 힘든 분위기를 되게 잘 잡아냈구요. 그리고 어쨌든 흐릿하게라도 따라갈만한 스토리란 게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구요. 개연성 같은 건 전혀 신경 안 쓰고 흘러가지만 워낙 강력한 '분위기' 컨셉 때문에 볼만 합니다.


 그리고 후반부로 넘어가면 이제 숨겨 놓은 의미 찾기 놀이가 됩니다. 스포일러를 피하자니 설명이 많이 어려운데. 암튼 모호하고 중의적인, '니들이 함 해석해 보렴' 이런 류의 상황과 장면들이 영화 끝날 때까지 쭉 이어지는 식인데요. 역시나 분위기와 이미지라는 핵심 컨셉은 그대로 잘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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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호러가 없는 건 아닌데, 안 무서워요. 그 역시 그냥 분위기로 즐기는. ㅋㅋㅋ)



 -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보단 전반부가 더 재밌었어요. 정말 그럴싸하게 이어지는 그 분위기 잡기가 기대 이상으로 고퀄이어서 그냥 눈과 귀가 즐겁달까. 그랬구요.

 이제 의미 찾기 놀이로 전개되는 후반부는 상대적으로 좀 평이한 느낌이라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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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꿍!!!)



 - 뭐 더 설명하기가 어려운 영화입니다. 이름을 갖다 붙여 보자면 '고딕 호러'의 규칙을 잘 따르는 이야기인데 그걸 스타일과 스토리 양면으로 아트하우스 스타일로 만들어봤달까요.

 이렇게 참 고색창연한 스타일의 아트하우스 호러를 만드는 사람들이 독일에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잘 봤습니다만.

 재미난 장르물을 원하시는 분들에겐 권하기 어렵구요. 뭔가 좀 쌩뚱맞고 허세도 부리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씨네마'를 만들어 보겠노라고 애쓰는 청춘님들의 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그냥 괴식 한 번 도전해 본다는 마음으로 시도해볼만 합니다. ㅋㅋ 보고 나서 숨겨진 의미랑 맥락 찾아서 연결하는 유희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더 재밌게 보실 수도 있겠구요.

 전 그럴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그냥 분위기만 즐겼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시간이었습니다.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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