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투표하고 왔어요

2020.04.11 20:39

로이배티 조회 수:974

투표일 당일에는 가족들끼리 뭘 하기로 해서 오늘 같이 사는 분이랑 번갈아 한 명은 애 보고 한 명은 투표하고 오는 식으로 다녀왔습니다.


인증샷 같은 건 안 찍었어요. 그런 건 제 늘금에는 어울리지 않습니... (쿨럭;)



일부러 다들 놀러 나갔을 시간을 골라 오후 세시 넘어서 갔는데도 줄은 길더군요. 물론 '사회적 거리' 때문에 길어졌던 줄이라 첫 생각보단 금방 투표하고 나왔습니다만.


나이든 사람, 젊은 사람 구분 없이 골고루 섞여 있는 분위기였어요. 투표일 당일을 온전히 노는데 바치기 위해서든, 코로나를 피하기 위해서든 어쨌든 당일날은 피해보자는 이유는 모두에게 있었겠죠.


그 와중에 제 줄 조금 앞에 서 있던 할배 한 분이 '나 신분증 없어서 발급하고 투표할 건데?'라고 우기겨서 잠깐 정체가 있었네요.


안내 요원분들이 '지금은 토요일 오후라서 발급이 안돼요, 월요일에 오셔야 해요~' 라고 간곡하게 말씀드려도 계속 고집을 부리셔서 결국 그 분들께서 주민센터 직원을 불러주시겠다고(...)


그 말을 듣고 할아버지께선 잠긴 주민센터 사무실 유리문 손잡이를 꼬옥 붙들고 서 계셨습니다만. 아니 직원들이 와도 토요일 오후에 어차피 처리 못 해줄 텐데요. 안내 요원분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올바른 처리는 아니었던 듯 싶어서 좀 찜찜하더군요.



그리고 투표함 바로 근처까지 근접했을 때 또 한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제 앞에 서 있던 안내 요원이 제 뒤에 선 남자분을 보고 "아니! 여기 마스크 없이는 출입 못하세요!!!" 라는 외침을...


뒤를 힐끗 돌아보니 정말로 마스크를 안 쓰고 있더군요. ㅋㅋ 원래 입구에서 체온 잴 때 이미 얘기가 됐어야 했는데 그 분이 깜빡하셨나봐요.


별 일이 다 있네. 혹시 나 코로나 걸리면 뒷분 덕(?)인 걸로... 이런 생각을 하며 투표를 마치고 나오다 보니 요원분들이 마스크를 갖고 나와서 건네주고 있더라구요.


아니 그럼 마스크 없이 투표하러 오면 득템을 할 수 있는 거였단 말입니까. 뭔가 억울해지는 기분이!!?



사전 투표는 처음 해보는데, 신분증을 주니 무슨 기계에다가 스윽스윽 읽히는 것도 신기했고 그 다음에 화면에 뜨는 제 이름에다가 맞춰 이름 쓰는 것도 신기했네요. 오오 첨단 기술!!


하지만 결국 기표는 평소랑 똑같았고 엄청나게 길다는 그 종이를 보고 잠깐 피식한 후에 원래 생각했던대로 찍고 그냥 나왔습니다.


근데 두 종이를 똑같은 박스에 넣는 건 좀 괴상하더라구요. 어차피 나중에 분류해야 할 텐데 걍 두 박스에 따로 넣는 게 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 뉴스로 확인해보니 사전 투표율이 26.69%였네요.


뭐 이래저래 특수 상황이니만큼 이게 전체 투표율의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겠죠. 오히려 아침에는 '역대 최저 투표율, 사전 투표의 영향?' 같은 기사들이 뜰 것 같기도 하구요.


게다가 투표율이 올라갔을 때 누가 유리하네 뭐 이런 거 따질 상황도 아닌 것 같으니 이 사전 투표율에 큰 의미를 둘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뭣보다 가장 아쉬운 건...


용지가 너무 길어서 전자 개표가 안 된다면서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자정 근처는 커녕 다음 날 오전까지 수개표로 죽어라고 세어야 간신히 결과 나올거라던데.


치킨 뜯으며 개표 중계 방송 보는 재미는 올해는 덜하겠다 싶었습니다.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이게 무슨... ㅠㅜ



음. 근데 그럼 지역구 개표는 그냥 전자 개표로 하는 건가요?


...라고 적다가 그냥 제가 검색해보니 100% 수개표는 비례 대표 한정이고 지역구는 그냥 예전 방식으로 한다는 것 같네요.


치킨집 사장님들 다행이네요. 그리고 뭐 지역구 개표라도 원래대로 나온다면 그건 나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신 비례 결과는 다음 날 오후에나 공표될 거라는 거.



암튼 누굴 뽑으시든 투표는 꼭 합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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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 영화 이 장면 생각이 나고.



그래서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다는 쓸 데 없는 사족과 함께



끝. 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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