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23.06.29 04:23

여은성 조회 수:376


 1.이승환의 '천일동안'이라는 노래가 있잖아요? 그 노래를 제대로 안 들어봐서 노래의 가사라던가...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노래 제목인 '천일'이라는 시간은 긴 시간이예요. 


 그러나 나는 그보다 긴 시간동안 재밌게 살았죠. 한 10년 가량이니까 3650일이라고 해야 하나? 



 2.어쨌든 3650일동안 몸에 안 좋은 거만 골라 먹고...밤에 돌아다니고 한것 치고는 몸이 멀쩡해요. 사실 노는 거나 일하는 거나 똑같거든요. 내가 느끼기에 재미가 있다 없다가 나뉠 뿐이지 그걸 수행해야 하는 몸의 입장에서 보면 혹사니까요. 축구 선수가 미친듯이 연습하고 미친듯이 경기를 뛰는 거나, 내가 이리저리 놀러 다니는 거나 몸을 혹사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거죠. 


 그래서 요즘은 그 점에 대해 고마운 기분을 느끼곤 해요. 그렇게 혹사해댔는데 이렇게 잘 가동되어주고 있다니...라고 말이죠.



 3.뇌를 바꾸는 수술이 나올까요? 언제인지가 문제지, 나오긴 나오겠죠. 나온다면 어느정도나 리스크가 있을까? 20%? 30%? 50%? 내가 언젠가 갈아탈 새로운 몸은 내 유전자에서 배양된 새로운 몸이 될까...아니면 그냥 완전 기계몸일까 가끔 생각해 보곤 해요. 물론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런 수술이 나와야겠지만.


 뇌 교체 수술을 할때 생물학적 기술이 베이스가 된 몸이라면...어쨌든 체력과 체격적인 부분, 심미성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로 보장되어 있을 거고. 알러지나 바이러스, 내성, 유전자 길이에 이런저런 조정이 되어 있을 테니까 100년 이상은 잘 버티겠죠. 하지만 문제는 언젠가는 다시 뇌 교체 수술을 하긴 해야 한다는 게 리스크겠죠. 기계몸으로 바꾼다면 파츠만 교체하면 되니까 다시는 뇌 교체 수술을 할필요없는 안전성은 있겠지만...해킹 한방에 골로 갈 수도 있고 업데이트 한번 잘못 받았다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뭐 뇌를 바꾸는 수술이 일상화된 세상이 온다면 그건 아예 내세라고 쳐야 하고. 이번 생에 대해서나 생각해 봐야겠죠.



 4.휴.



 5.요즘 사람들의 변화점은 스스로를 너무 보존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자신이 분골쇄신해서 다음 세대의 거름이 되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죠.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결혼을 안 하고 출산을 안 하면서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곤 해요.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걸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사는 거죠. 하긴 옛날에는 다음 스테이지로 반강제적으로 이동해야 했잖아요. 애초에 옛날에는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지 않으면 할 것이 없기도 했고요. 요즘 사람들에겐 스마트폰도 있고 유튜브도 있죠. 남아있는 시간을 그래도 고통스럽지 않게 보내게 해주는 온갖 장치들이 마련되었죠.



 6.사실 여자의 경우는 잘 모르겠어요. 나야 남자니까. 결혼이나 출산같은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걸 미루는 동안에 해야 할 과제는 하나밖에 없거든요. 자산을 모으는 거죠. 돈을 많이 모으든, 신뢰나 평판 같은 개념적인 자산을 많이 모으든...남자는 자산을 많이 모아두면 미뤄둔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길은 늘 열려 있죠. 치러야 하는 비용은 비싸지만.


 이렇듯 남자의 삶은 쉽고 간단해요. 물론 그걸 수행하는 건 어렵지만, 구조 자체는 단순하다는 거죠. 더 많은 돈을 모으든 더 많은 명성을 모으든 더 좋은 평판을 모으든...자산을 계속 쌓기만 하면 선택을 미뤄둔 페널티를 상쇄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여자의 삶은 어렵다 이거죠. 결혼시장에서 만나는 경우에는 여자의 최대 장점이 나이이기 때문에, 그 마켓에서는 본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타이밍을 놓치면 페널티를 만회하기 어려워요. 물론 남자도 만회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만회가 가능은 한 것과 불가능한 건 다르니까요.



 7.사람들은 인생이 운칠기삼이라고 하지만 글쎄요. 내가 보기에 운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해요. 그게 결혼이 됐든 뭐가 됐든, 인생에서 적절한 시기를 놓쳐버리면 시기를 놓친 댓가를 큰 비용을 지불하고 갚아야 하니까요.


 인생...선택의 연속이죠. 선택의 연속이지만 나이를 먹는 건 선택이 아니거든요. 나이를 먹을 때마다 선택지가 사라지거나, 똑같은 선택지여도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죠. 



 8.어렸을 때는 주식 단타를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지만 요즘은 슬슬 이해가 가요. 나이든 사람들은 1년 걸려서 1억을 버는 걸 바라지 않거든요. 1주일만에 1억을 버는 걸 바라게 되어버린거죠. 왜냐면 나이가 먹었으니까요.


 어렸을 때는 부자인 척을 할 수 있냐가 중요하죠. 나이가 들면 부자인 척을 할 필요가 없게 되지만 그땐 또 젊은 척을 할 수 있냐가 중요해져요. 


 뭐 이건 어쩔 수 없어요. 부자인 척 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면 이미 나이를 많이 먹어버린 뒤니까요. 남자의 인생이 그런 걸까? 젊었을 때는 그래도 부자인 척은 할 수 있을정도로 돈 벌고 나이들어서는 그래도 젊은 척은 할 수 있을정도로 관리를 하고 사는 것 말이죠. 평생을 그렇게 아둥바둥하며 사는 거예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2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8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13
123942 [신간] 유령여단, 운명의 날, 하이어드 등등 [2] 날개 2010.07.11 2200
123941 (헛소리) 대공의 사무라이를 읽고 드는 생각은... [3] nishi 2010.07.11 2130
123940 "급소 차기" 따위 훗~ "눈알 찍기"에 도전해보세요. [12] soboo 2010.07.11 5606
123939 이 남자는 정말 미남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을 단 한명만 꼽으라면요? [33] 스위트블랙 2010.07.11 4381
123938 듀게님들은 영화 보실 때 졸거나 자는 일 없으시죠? [25] phylum 2010.07.11 2328
123937 이태원역 근처에 괜찮은 카페 추천해주세요~ [1] 츠키아카리 2010.07.11 2849
123936 남자 주인공이 정말 진짜 매우 멋있게 나오는 영화 추천해주세요. [34] Linear Algebra 2010.07.11 4351
123935 유독 9월 11일 비행기는 표가 많군요. 프레데릭 2010.07.11 2012
123934 자연금발 배우들 [4] 수수께끼 2010.07.11 6940
123933 8월 1일 SF&판타지 페스티발 개최 [1] 날개 2010.07.11 1698
123932 'UV' CJ홈쇼핑 출연 [16] gourmet 2010.07.11 3922
123931 오늘 있었던 일... Apfel 2010.07.11 1737
123930 나리타 공항에서 10시간 대기면 도쿄 시내 둘러볼 수 있을까요? [7] 프레데릭 2010.07.11 3814
123929 주절 주절... [1] 셜록 2010.07.11 1879
123928 트위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시계와 범종들의 전쟁 [3] 01410 2010.07.11 3233
123927 트왈라잇 시리즈는 미묘해요. [6] 아리마 2010.07.11 3884
123926 냄비축구팬인 나를 설레게 만들었던 그 이름....'로베르토 바조' [6] soboo 2010.07.11 2964
123925 축구: 독일 - 우르과이 [83] tori 2010.07.11 3130
123924 [Predators]를 봤습니다 (스포일러 없음) [1] 우가 2010.07.11 1781
123923 스플라이스(스포무)/ 유대인 [2] 천혜향 2010.07.11 25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