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생일파티

2023.08.14 03:55

여은성 조회 수:276


 1.어제는 잠실에 갔다왔어요. 저층부나 몰 식당가에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좀 윗층의 의류매장을 가니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나 싶을 정도로 없었어요. 위층에 있는 의류매장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한 시간에 손님이 한명 꼴로도 오지 않는 게 거의 확실했어요. 직원이 심심하거나 외롭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2.나는 어딘가 가는 것을 좋아해요. 한데 '가는' 것을 좋아할 뿐이지 거기에 '머무르는' 건 좋아하지 않죠. 어딜 가든 잠깐 휙 둘러보고 발걸음을 안 멈추고 그냥 떠나는 정도예요. 무언가 사거나 그럴 때도 즉시 결정하는 편이라 오래 끌지 않고요.


  

 3.그래서 가끔 쇼핑센터에 가면 사람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요. 그곳의 판매원들이나 안내원, 직원들은 그 자리에 할당된 사람들이니까요. 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얼마간 머무르는 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그곳을 지켜야만 하죠. 하루종일...아마도 8시간에서 길면 10시간 이상을 말이죠. 그들이 귀찮거나 갑갑하다는 이유로,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나버리면 그 자리에는 구멍이 생겨버리고 말아요.


 해서, 어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을 맡은 사람들을 보면 내가 여길 떠난 뒤에도 저 사람은 몇시간동안 저 자리를 책임지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을 하곤 하죠.



 4.휴.



 5.뭐 그래요. 사람들은 여러가지 일을 하지만, 업무 외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그들의 업무 중에 가장 힘든 부분은 자리를 비워선 안된다는거...할당된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 사람이 일을 잘하든 못하든, '그 자리를 비웠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것...그건 꽤 갑갑할 일이예요. 아마도.


 내 직업이 할 만한 점은 그거 같아요. 내가 지킬 자리가 없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일도 없다는 거죠. 그야 나는 걸으면서도, 또는 밥을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일을 하는 편이지만 어쨌든 한 곳에 머무르거나 지키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건 장점같아요.


 

 6.늘 쓰듯이 그래요. 요즘 인간들은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걸 좋아하지 않죠. 그냥 돈을 많이 벌어서 지금 있는 스테이지에서 행복하게 머무르는 걸 추구해요. 그들이 그러는 이유는 결혼하라는 압력을 행사하는 채널에 맞설 수 있는 채널이 생겼기 때문이겠죠.  


 사실 지금까지는 얼마나 세상이 변하든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통용됐지만 이제는 정말 다르죠. 지금처럼 메인스트림의 규율과 압력이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별 힘을 못 쓰게 된 시절은 처음이니까요. 이건 뭐 다음에써보죠.



 7.8월은 생일 월간. 그리고 이번주는 생일 주간이네요. 오랜만에 생일파티 정모나 하죠! 코로나라 그동안 못했잖아요? 물론 내가 사는 게 아니라 정모에 오는 분들이 좀 사줘야겠지만요. 뭐 삼겹살...목살...같은 거 사주면 좋죠. 내가 사는 건 아니지만 맛있게 먹자고요. 듀게 생일파티 정모에 올 분은 쪽지를. 


 그나저나 지금쯤 내 카톡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내 생일 카운트다운이 뜨는 중일텐데 아무에게도 생일 축하 메시지가 안 오고 있어요. 인기가 없는걸까 인망이 없는걸까...아니면 사람들의 마음이 얼어붙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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