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미션)

2020.08.14 15:11

안유미 조회 수:262


 1.일어나서 바로 누구랑 만날 약속을 잡았어요. 만날 약속을 잡고...면도도 하고 씻고 하다가 보니 갑자기 몸상태가 너무 피곤하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됐어요. 상대가 남자라면 그냥 아무거나 주워입고 슬슬 나가서 같이 밥이나 먹으면 되는데 여자를 보러 가기엔 너무 배도 고프고 그래서요.


 그렇다고 식사를 하면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속이 뒤집어질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배는 너무 고프고 게다가 몸도 피곤하고...이거 어쩌나 하다가 결국 다시 연락해서 약속을 취소했어요. '계속 사람을 만나야만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일어나자마자 괜히 아무나랑 약속을 잡은 것 같아요.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밀린 게임퀘스트 좀 하고 컴퓨터 앞에서 밥이나 먹으려고 앉았어요.



 2.하지만 앉아보니 조금 전에 양치를 한 것 때문에 맛있게 식사를 할 수가 없어서 20분쯤 기다리는 중이예요. 입안에 민트 냄새가 강하게 남아있으면 뭘 먹어봐야 맛을 못느끼니까요.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먹는 거긴 한데 그래도 식사는 즐거워야죠. 배는 고프지만 맛을 잘 느낄 수 있을 때까지 20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요. 



 3.휴...심심하네요. 사실 심심한 게 아니라 피곤한 거지만 그건 비슷한 점이 있어요. 피곤하면 밖에 나가거나 활동적인 움직임을 할 수 없기때문에 컴퓨터 앞에 가만히 있게 되거든요. 피곤하다는 건 물리적으로 지루함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인 거죠.


 어쨌든 열심히 살아야죠. 빌어먹을. 여러분도 열심히 사셔야 해요.



 4.휴.



 5.문어발로 이것저것 해볼만한 걸 찾아보고 있는데 동화책도 시도해 볼까 해요. 사실 원래 계획대로 대학원에 갔다면 동화책을 그렸을 것 같거든요. 동화책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커리큘럼도 있었으니까요. 어쨌든 동화책이라. 어린이가 읽으면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성인이 읽으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화책이 좋은 동화책이겠죠.



 6.심심하네요. 딱 두 시간 정도만 쉬고 나가야겠어요. 두 시간 후면 5시인데 아슬아슬하게 러시아워가 시작될 시간이거든요. 그 때는 나가야만 해요.


 여기서 세시간 쉬어버리면 러시아워 직격이라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또 다섯 시간 정도 뭉개게 될거거든요. 그럼 8시에야 움직이게 되고, 이동하는 시간...사우나 가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10시에야 활동을 개시할 수 있으니까요. 10시에 식사하고 그제서야 놀러갈 만한 곳을 찾아보려면 이미 늦어버리는 거고요. 5시부터는 움직이기 시작해야 해요.



 7.휴...열심히 살아야죠. 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겠지만 정말 그래요. 


 일을 해보니까 느끼는 건데, 차라리 일할 게 쌓여있으면 열심히 사는 게 그나마 쉬워요. 왜냐면 작업할 것들이나 작업할 도구가 그냥 눈앞에 놓여져 있는거잖아요? 좀 농땡이를 피우다가도 다시 정신차리고 바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일을 하지 않는 날...나가야 하는 날이 더 힘들어요. 잠깐 어물거리고 있으면 금방 오후가 지나가고 금방 어두워지고, 놀러갈 만한 곳들을 물색하는 것도 다 꼬여버리거든요. 일을 하지 않는 날을 열심히 보람차게 보내려면 점심 때부터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둬야 해요. 왜냐면 일을 하는 것도 노는 것도 일종의 미션(mission)으로 대하게 되었으니까요. 이게 그렇거든요. 일을 했든 놀았든, 나중에 잘 했는가...효율적으로 했는가...좋은 아웃풋을 냈는가 같은 걸 따져보는 버릇이 들었어요. 심지어는 쉬는 것도요. 쉬고 난 다음에는 꼭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으로 회복을 많이 했는가...같은 걸 따져보게 돼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03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6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764
113355 추미애 친척, '부대배치 청탁 의혹' 제보자·언론사 고발 [25] 왜냐하면 2020.09.09 1028
113354 [바낭] 일본 드라마 '트릭'의 정주행을 완료했습니다 [14] 로이배티 2020.09.09 2471
113353 Ronald Harwood 1934-2020 R.I.P. 조성용 2020.09.09 246
113352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기피해야 할 이유 [1] 예상수 2020.09.09 585
113351 [스포일러?] 간단 소감 테넷 - ?? ?? ??? [11] 타락씨 2020.09.09 647
113350 <비운의 사파이어> - 보석 아니고 만화 [7] 스누피커피 2020.09.09 913
113349 [아마존 프라임] 보슈, 재밌네요 (+ 잭 라이언) [6] 노리 2020.09.09 631
113348 피곤한 하루, 산책, 이야기 구상 [1] 안유미 2020.09.08 385
113347 흠...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23] 가을+방학 2020.09.08 2138
113346 병원에서 만난 소년의 영양 팁 + 저의 요리 팁 [10] 어디로갈까 2020.09.08 1040
113345 사이버 교도소? 여기 사고가 터졌네요. [12] 가을+방학 2020.09.08 1493
113344 헐, 완전 유물 사진 - 옛날 잡지 (스압) [5] 스누피커피 2020.09.08 780
113343 거리두기, 사람과 사람들 [1] 안유미 2020.09.08 530
113342 [EBS 클래스e] 이정우 <피케티, 우리는 왜 불평등한가> [5] underground 2020.09.07 1391
113341 에어컨을 한번도 켜지 않고 보낸 올 여름... [3] 왜냐하면 2020.09.07 735
113340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20.09.07 791
113339 우울하군요 [2] daviddain 2020.09.07 624
113338 음알못이지만 조규찬은 좋아합니다. [18] Lunagazer 2020.09.07 846
113337 [바낭] 세월을 함께 한 시리즈 [8] 로이배티 2020.09.07 676
113336 루시퍼 5A 감상 (약간 스포 포함) [12] Tuesday 2020.09.07 44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