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끝나버린 전시의 뒷북 공유입니다 >_<;;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디자인 미술관에서 진행된 미셸 들라크루아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미셸 들라크루아는 어린 시절(2차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인 1930년대) 파리의 풍경을 담아내는 화가입니다. 전시회 명칭은 벨 에포크(낭만의 시대)라고 되어있지만, 일반적으로 벨 에포크는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 19세기 말 ~ 1910년대를 지칭하기 때문에 들라크루아의 작품과는 약간 시대 차이가 있는 듯. 

들라크루아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낭만'이 아닐까 싶어요. 그가 그리는 소재나 화풍은 현실과는 어느 정도 괴리가 있습니다. 작품에서 원근법은 당연하다는 듯 무시되어있고, 많은 경우 그림자도 생략되어있어요. 그가 그리는 풍경도 당시의 실제 파리의 모습이라기보다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 어린 시절의 추억이 결합된 노스탤지어에 가깝고요. 

그리고 그 현실과 괴리된 풍경은 무척 행복하고 아름답습니다. 동화 일러스트처럼 단순하게 묘사된 인물들, 차가운 형광등이나 LED에서 느낄 수 없는 가스등의 따뜻한 느낌, 젖은 타일에 반사된 빛이 빚어내는 파리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에요.

그의 작품을 감상하며 작품에서 새로운 것을 찾거나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찾기 위해 머리 싸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그 편안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 단순하게 묘사된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낭만적인 파리의 골목을 거닐면 돼요. 

상당히 만족스러운 전시회였습니다. 생각의 싸움, 새로운 개념의 각축장이 된 현대미술이지만, 모든 미술이 꼭 치열하고 어려울 필요는 없죠.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그 역시 훌륭한 미술일 테니까요.  

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

 

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4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0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69
126266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2] 사막여우 2024.05.23 401
126265 Fred Roos 1934-2024 R.I.P. [1] 조성용 2024.05.23 93
126264 퓨리오사 감상...캐스팅의 승리(노스포) 여은성 2024.05.23 433
126263 Radiohead - karma police daviddain 2024.05.22 85
126262 프레임드 #803 [4] Lunagazer 2024.05.22 61
126261 퓨리오사 보고 왔어요!! [23] 쏘맥 2024.05.22 712
126260 치킨에 대해 catgotmy 2024.05.22 156
126259 Jan A.P. Kaczmarek 1953-2024 R.I.P. 조성용 2024.05.22 93
126258 [왓챠바낭] 배우들 때문에 그냥 봤습니다. '아프리카' 잡담 [1] 로이배티 2024.05.22 269
126257 메가박스에서 6월 8일(토)에 [Live] 2024 빈 필하모닉 여름음악회를 해요. [1] jeremy 2024.05.21 122
126256 에피소드 #90 [6] Lunagazer 2024.05.21 59
126255 프레임드 #802 [4] Lunagazer 2024.05.21 66
126254 칸의 데미 무어 daviddain 2024.05.21 261
126253 매일은 아니고 자주 보는 영상 [3] daviddain 2024.05.21 165
126252 [왓챠바낭] 오랜만에 드 팔마, '필사의 추적'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5.21 293
126251 영화 서울의 봄 보다가 말고 [3] catgotmy 2024.05.20 408
126250 프레임드 #801 [6] Lunagazer 2024.05.20 72
126249 가끔 생각나 찾아 보는 미드 인트로와 노래 [4] daviddain 2024.05.20 173
126248 포르투갈 운석(메테오) 상수 2024.05.20 167
126247 장진영 배우의 아버님이 돌아가셨군요 [1] 상수 2024.05.20 37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