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에도 적었듯이 영화 한 편이구요. 크레딧까지 다 해서 90 밖에 안 돼요.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 영화 내내 설명은 한 마디도 안 나오지만 암튼 남수단입니다. 생지옥이죠. 주인공들은 탈출에 성공해 영국에 도착한 젊은 부부네요. 일단 1차 심사를 통과해서 수용소를 벗어나 정착 테스트(?)를 받게 되는데 몇 가지 조건을 지키면서 몇 주를 무탈하게 버텨야 해요. 그 조건은 1. 취업하지 마. 2. 매주 한 번씩은 꼭 병원 가서 검사 받고 면담도 해. 3. 절대로 우리가 주는 집에서 벗어나지 마... 입니다. 이 조건을 보고 영화의 제목을 보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뭐 안 봐도...



 - 그러니까 결국 난민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영화가 왜 이제야 나왔나 싶기도 해요. 고향에서의 삶도 지옥이고 그걸 탈출하는 과정도 지옥이며 탈출에 성공해서 타지에 정착하는 과정 또한 지옥인 사람들이니 문자 그대로 인생이 호러 아닙니까. 

 이 영화의 각본은 그런 그 분들의 처지를 정말 적절하게 활용합니다. 호러 씬들도 많이 나오는 영화지만 호러 씬이 아닌 장면들도 다 호러씬에 필적할만큼 긴장감이 흘러요. 탈출 과정, 심사 과정, 일상에서 현지인들을 마주치는 장면들, 추방 당하느냐 마냐의 기로에 서는 장면들. 모두 다 주인공들에겐 자기들 집에 출몰하는 귀신들보다 더 무서우면 더 무서웠지 덜 무서운 일들이 아니니까요. 극중에서 주인공들이 실제로 그런 대화를 나누기도 하구요.



 - 살짝 예상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재가 이렇다 보니 영화를 보면서 제가 당연한 듯이 예상했던 흐름과는 포인트가 많이 달라요. 그러니까 저는... 소재가 이런 것이니 당연히 '난민들의 고통을 알고 이해하자'는 식의 이야기가 될 줄 알았어요. 찾아온 나라의 냉대와 유명무실한 지원 프로그램 같은 거? 그런 부분들 때문에 이 부부가 적응에 실패하거나 엄청 암울해지거나 뭐 그런 식의 흐름이 될 줄 알았죠. 난민에 대한 인식 전환! 지원 제도 개선!!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 말이죠.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을 호러를 도구 삼아 드러내는 건 맞습니다만. 음... 뭐라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이 영화의 이야기는 난민을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난민 당사자들을 위한 이야기에요. 그러니까 '저 사람들 불쌍하고 딱하니 도와줘야해!!' 라는 게 아니라 '우리 이렇게 지옥같이 살았고 지금도 고생중이지. 하지만 포기하지마...' 라는 쪽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게 꽤 와닿습니다. 주인공들이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는 일들이 워낙 리얼하고. 그걸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거의 압권 급으로 좋구요. (장르가 그냥 드라마였음 오스카급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 스포일러라서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영화가 다루는 태도가 아주 진지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좀 오골거린다고도 느낄 수 있는 씬이 하나 있는데, 그게 오골거리긴 커녕 숙연하고 감동적이더라구요.



 -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사회성 짙은 호러, 다른 말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호러를 도구로 택한 영화에요.

 호러 파트는 뭐랄까... 대체로 괜찮지만 솔직히 그렇게 무섭진 않습니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서는 잘 쓰였단 느낌이구요.

 그러니까 결국 진중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 영화이고 그런 측면으로 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런닝 타임도 짧고 하니 특별히 할 일 없는 일요일 밤에 그냥 한 번 시도해 보실만한 영화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궁서체로 진지한 호러, 사회물이 취향이 아니시라면야. ㅋㅋㅋ




 + 내용상 공통점을 거의 없지만 왠지 그 뭐냐. '어둠의 여인'의 자매품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맘에 드셨는데 그걸 안 보셨다면 그것도 한 번 보세요. 개인적으로 무섭기는 그 쪽이 더 무서웠네요. 


 ++ 이미 한 얘기지만 배우들 연기가 정말 좋아요. 딱 보면 아내 역할이 캐릭터도 그렇고 배우의 비주얼도 압도적이어서 그쪽에 주로 감탄하게 되는데,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남편 배우의 연기도 동급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 둘이 정반대의 역할을 맡아서 서로 되게 다른 톤으로 연기를 하는데 남자 쪽이 좀 손해(?)를 보는 역할이거든요.


 +++ 재밌게 보고 나서 검색을 좀 해 보니 감독 겸 작가도 주연 배우들도 다 실제 난민과는 별로 상관 없는 사람들이더군요. 감독은 그냥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가 난민 소재를 선택한 거라고. 주인공 부부 역할을 한 배우들은 다 나이지리아계에 국적은 미국인이랍니다.


 ++++ 엑스파일을 보다가 질릴 때마다 다른 걸 하나씩 보고 있습니다. 이제 9시즌 중반 넘겼네요. 중간에 또 다들 정색하고 멀더! 멀더!!! 를 외쳐대길래 바로 정지 버튼 누르고 이 영화를 봤죠. 망할 멀더놈... 걍 ufo 오타쿠나 할 것이지 왜 자꾸 메시아 놀이람. =ㅅ=;;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8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12
125537 쟉 파란스의 공포의 드라큐라 [4] 돌도끼 2024.02.20 176
125536 프레임드 #711 [4] Lunagazer 2024.02.20 67
125535 음바페가 이강인 생일을 축하함/하루에 1000건...이강인에 과몰입한 언론, 문제 있습니다 [6] daviddain 2024.02.20 339
125534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4.02.20 94
125533 2024 BAFTA Film Awards Winners 조성용 2024.02.19 201
125532 에피소드 #77 [4] Lunagazer 2024.02.19 79
125531 프레임드 #710 [4] Lunagazer 2024.02.19 67
125530 음바페 레알 마드리드 서명/레알의 와꾸력/음바페 드라마 끝 [2] daviddain 2024.02.19 209
125529 이강인 스윙스 강백호 [3] catgotmy 2024.02.19 347
125528 이강인, 일부러 손흥민에게 패스 안줬다고? 경기 데이터 살펴보니 [2] daviddain 2024.02.19 445
125527 MI8: 데드 레코닝 파트2 프리미어 일정 theforce 2024.02.19 182
125526 [왓챠바낭] 시간 여행 오컬트 코믹 B급 호러(?), '워락'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2.19 316
125525 전장연 활동가분을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Sonny 2024.02.19 330
125524 [정보] [블레이드 러너 2049] 메가박스 돌비시네마에서 해요. [2] jeremy 2024.02.18 190
125523 홀로코스트는 특별한 일? [5] catgotmy 2024.02.18 351
125522 프레임드 #709 [4] Lunagazer 2024.02.18 56
125521 msm 식이유황 무릎에 좋네요 catgotmy 2024.02.18 147
125520 조회 수 [10] thoma 2024.02.18 315
125519 촛불집회 &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4.02.18 253
125518 요새 유난히 팬들이 속끓이고 있을 해축팀 daviddain 2024.02.18 19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