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스 웨던 버전을 전에 보긴 했지만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기 때문에 비교는 어렵겠습니다.

정말 재미가 없었어서 내 작은 뇌세포에 그런 기억까지 담아 둘 여유가 없... 


다만 확실한 건 더 재밌긴 하네요. 4시간이 길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액션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만족하실 거구요, 히어로들 서사를 보강해서인지 (심지어 집사 알프레도까지 포함한) 팀 멤버들간의 케미도 한결 사네요. 컷 편집이 좀 이상한 부분도 있었고, 잭 스나이더는 액션씬만 잘 찍는구나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요. 몇몇 장면은 진짜 오글거립니다. 팝송 좍 깔리는 아쿠아맨 간지컷이랑 플래쉬 등장 장면이 그랬네요. 로이스 레인 장면도 넘 지루하고 튀어서 스킵스킵.. 왜 넣었는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ㅠㅠ (덧. 로이스 레인 이렇게 밖에 안쓸거냐.. 진짜..)


원더우먼 파트며 묘사는 다 좋아요. 첫 번째 파트의 주요한 액션인 데미스키라에서 마더박스를 탈취당하는 장면부터가 좋았습니다. 원더우먼에서도 좋아했던 게 데미스키라 씬이었는데 저스티스 리그에서야 데미스키라를 배경으로 한 제대로된 전투씬을 보여주네요. 히폴리테도 멋있고요. 원더우먼 단독 액션씬도 잘 뽑혀 나왔어요. 데미스키라와 달리 아틀란티스 배경 액션은 실망스럽습니다. 주의. 이건, 아쿠아맨을 보세요. 


사이보그도 플래쉬도 괜찮았습니다. 사이보그 스토리가 괜찮고, 플래쉬는 불우한 환경에, 수다떠는 것도 비슷한 것이 DC에서 스파이더맨 롤인가 했는데(둘 중에 누가 더 오래된 히어로인지는 모르겠군요) 극이 진행될수록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갑니다. 에즈라 밀러 덕이 컸던 것 같긴 하지만요. 암튼 호감됐어요. 다만, 번개 스피드연출은 딱히 독창적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스피드를 주력으로 삼는 히어로는 엑스맨에서의 연출을 벗어나기가 힘든 것 같네요. (덧. 그래도 '번개'가 나오니 기본 멋있음 반은 먹고 들어감요. 귀멸에서도 번개 캐가 그렇더니..)


주요 전투와 클라이막스 전투에서 각자의 능력에 따라 히어로들이 고르게 활약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보통 인간캐 배트맨도 장비빨로 자기 몫은 하고요. 물론 여전히 슈퍼맨은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다른 영화에서의 슈퍼맨은 많이 너프돼 있었다고 보는데 이 압도적으로 강한 슈퍼맨의 모습이 꽤 재미를 주네요. 이에 따른 후속작 암시가 중간과 끝에 노골적으로 들어가 있어요. 물론 후속작은 현재로선 전혀 기약이 없죠. 스나이더가 다음 작품에 대해 강하게 어필을 한 셈인데 제게는 통했어요. 재밌어 보여요.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넝마주이 히어로들을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장면도 있습니다. 렉스 루터는 외계인 침공을 어떻게 사전에 알아서 배트맨에게 언질을 준 것이며, 슈퍼맨 엄마는.....이 사람 뭐지? 


웨이브 통해서 봤는데 처음에 화면비가 4:3이어서 뭐 잘못됐나 당황. 창작자의 의도에 따른 화면비라고 하네요. 어떤 의도와 효과를 노린 건지는 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고백하자면, 솔직히 어벤져스 엔드게임보다도 재밌게 봤어요. 빌런도 더 마음에 들어요. 엔드게임을 다시 보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타노스의 얼토당토않은 그 개똥철학, 그에 따른 전개와 연출이었거든요. DC의 최종빌런은 다크사이드던데 이름도 단순, 목적도 단순. 심지어 납득도 됨. 다 노예로 만들고 내 세상 만들겠다! 어설프게 이유 갖다붙이느니 이 편이 저는 더 좋더라구요. 


액션 좋아한다! 사이보그의 얘기가 궁금하다! 아틀란티스와 아마존 대표 히어로 간의 친목 도모가 궁금하다! 귀여운 에즈라 밀러가 보고싶다! 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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