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핏 The Outfit (2022)

2023.01.16 14:29

DJUNA 조회 수:1891


[아웃핏]은 [이미테이션 게임]의 각본가 그레이엄 무어의 첫 감독작입니다. 195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조폭 영화예요. 그런데 영화의 주인공은 마크 라일런스가 연기하는 영국인 재단사(재봉사라고 부르면 싫어합니다)이고 영화의 액션 대부분은 이 사람의 양복점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주인공과 주연배우가 장르의 느끼함을 지워버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에 영화는 폭력적인 세계와 어쩌다 얽히게 된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주인공 재단사 레너드 벌링의 고객 중에는 로이 보일이라는 남자가 우두머리인 아일랜드계 조폭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벌링의 가게를 자기네들의 컴컴한 용도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일 일당은 상대방 조폭 조직인 라퐁텐 패거리와 한판 붙고, 보일의 아들 리치가 총에 맞은 채 레너드의 가게로 들어옵니다. 레너드는 이들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를 느끼지는 못합니다. 레너드는 영화 내내 평화롭고 왜인지 모르게 전체 상황을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영화 끝까지 관객들을 자극하는 서스펜스는 분명 있는데, 이게 표면적인 설정에서 기대할 법한 서스펜스는 아닌 것이죠. 반대로 영화는 대실 해밋의 [피의 수확]과 비슷합니다. 이것도 이제는 장르화된 설정이긴 한데. 하여간 폭력적인 긴장감보다 조용한 재단사의 머릿속에 어떤 계획이 숨어 있고 이것이 어떻게 풀려가는지를 예측하는 추리물의 설정이 강한 작품입니다. 그렇게까지 당시 미국 조폭 조직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작품은 아니고요.

안전한 소품입니다. 줄거리 소개만 봐도 새로운 모험을 한다는 느낌은 없죠. 액션 대부분이 고정된 공간 안에서, 시간 편집을 최소화하며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극적이라는 느낌도 들어요. 그런데 이런 성격이 시카고 조폭물이라는 장르에 대한 기대와 조금씩 어긋나기 때문에 시너지가 생깁니다. 이 안에서 이 세계에서 가장 먼 것 같은 마크 라일런스와 같은 배우가 노련한 연기를 보여준다면 기대한 적이 없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기는 거죠. (23/01/16)

★★★

기타등등
아웃핏은 실제했던 조폭 조직이고 영화는 제목에서 이를 중의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극 중에서 그렇게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감독: Graham Moore, 배우: Mark Rylance, Zoey Deutch, Johnny Flynn, Dylan O'Brien, Nikki Amuka-Bird, Simon Russell Beale

IMDb https://www.imdb.com/title/tt1411480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1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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