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6 15:06
1. 오징어 게임
저희 동네에선 '오징어 달구지'라고 불렀고 어렸을 때 꽤 자주 했었던 건데, 의외로 저보다 조금만 젊은 사람들도 이 게임의 존재 자체를 모르더군요.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체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2. 달고나
달고나란 이름은 굉장히 생소합니다. '쪽자' 또는 '똥과자'라고 불렀거든요.
달고나란 이 아름답고 순수한 단어랑 그 설탕덩어리 물체랑은 매치가 잘 되지 않아서 들어도 늘 어색합니다.
모양대로 쪼개기에서 제 기억으론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오징어게임'에 참가했다면 저는....
그런데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히트작이 되었는데 외국인들이 이 달고나를 이해하나요? 그게 신기해요.
영미권에서 사람들이 쭈그리고 앉아 국자를 태워가면서 설탕을 녹이는 모습이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만...
노랗고 투명한 뽑기엿도 있었죠. 숫자판 위에 막대기를 배치시켜서.....
3.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영어 더빙이 괜찮다길래 궁금해서 1회를 더빙으로 한번 봤습니다.
이 게임은 그냥 green light, red light더군요. 술래가 눈가리고 "green light~~~~~"하는 동안 사람들이 움직이다가 갑자기 "red light!"하면서 뒤돌아봅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가 언제 뒤돌아볼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데 green light red light은 술래 마음이더군요.
이 게임이 미국에 원래 있는 게임인가요? 일부러 조금 다른 게임을 가지고 온 걸 보면 친숙하게 하던 게임을 적용한 것처럼 보여서요.
4. 줄다리기
어르신이 줄다리기 이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걸 듣고 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군시절 행보관님이 말하던 전술과 100% 똑같았거든요!! 이게 굉장히 널리 알려진 기술이었던 건가요?
당시 제가 속한 곳이 행정반이라서 대원들 몸집이 다른 중대에 비해 워낙 작아서 체육으로 뭘 이길 수 있는 여지가 없었는데
행보관님이 줄다리기 우승을 목표로 구사했던 전략이 딱 '오징어게임'에 나오던 그대로입니다.
실제로 이 전술로 덩치가 커다란 여러 중대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했고, 더 나아가 부대 차원에서도 이 전술을 써서 타 부대와의 줄다리기에서 이겼더랬습니다.
그러고 보니 추억의 게임보다 그 때 한 시대를 같이 보냈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아는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하교길에 달고나 판을 벌이고 계시던 턱수염난 그 할아버지는 당연히 돌아가셨을테고,
줄다리기 명인이었던 행보관님은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
같이 게임하던 동네 친구들은 어디서 뭘하고 살고 있는지,,,
아니, 뭐 딱히 다시 만나고 싶다 그런 건 아니지만. ㅎㅎㅎ
2021.09.26 15:51
2021.09.26 17:09
80년대와 90년대 초에 유행했던 게임이니 알 수 없은테지요
성기훈의 나이가 75년생 47살입니다
2021.09.26 18:37
90년대 초라면 제가 기억도 할 법도 한데 제 동네에선 저런 게 전혀 없었네요.
딱지치기랑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술래잡기, 공기놀이, 얼음땡. 뭐 이 정도였네요.
2021.09.26 18:56
그 몇년을 사이로 아이들 놀이의 트렌드가 엄청 바뀌었나봅니다. 전혀 모른다던 제 후배들도 머루다래님 또래거든요.
말씀하신 놀이들은 저도 다 알고 했던 것들인데 오징어게임만 생명이 짧았던 건지도요. ㅎㅎㅎ
2021.09.26 19:13
아무래도 놀이의 규칙이 지나치게 복잡해서일까요...
전 아무리 저 링크의 글을 읽어봐도 대체 경기 규칙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2021.09.26 19:40
그림이 잘못되었네요
공격편 집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요 위 동그란 원이 공격편이 쉴 수 있는 곳이죠
공격편 집이라는 글자와 그 밑 아이 그림만 없으면 훨씬 더 이해하기 편할꺼에요
2021.09.26 16:11
2021.09.26 18:59
근데 오징어게임 누가 개발했는지 궁금합니다. 제법 규칙에 난이도가 있고 여러 설정들이 있는데 저걸 어떻게 구상했을까요?
오징어 모양의 도형까지..
달고나게임 생존을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2021.09.26 17:42
오징어는 친구들이 하던거 구경했던 기억이 납니다. '달고나'는 제가 살던 지역에서는 '띄기'라고 불렀어요. 어렸을 때 진짜 많이 먹었었는데 한번도 성공을 못했네요. 줄다리기 전략도 초딩때(그때는 국민학교) 선생님께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반애들과 들으면서 와~하고 다들 놀라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운동회때 한번 해봤어야 했는데 그건 아쉽네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 놀이야 뭐, 너무 많이 하고 놀았던터라.
2021.09.26 22:29
지역마다 같은 놀이도 부르는 이름이 정말 천차만별이네요. 심지어 같은 도시 안에서도 동네마다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달고나 성공한 스토리가 그닥 많이 없는 거 보면 '오징어게임'에서 저렇게 많이 살아 남은 게 오히려 고증이 잘 안되었다고 봐야....ㅎㅎ
2021.09.26 18:27
1.어렸을 떄에 오징어이상이라고 불렀고, 이사를 갔던 곳에서는 오징어포라고 하더군요.
2. 달고나와 설탕, 크게 두종류가 있었죠. 하얀 고체덩어리가 달고나, 설탕은 노란설탕.
그리고, 설탕을 녹인후 소다를 넣고 저은후, 철판에 털어넣고 누른 후 틀을 넣고 한번 더 누루면 뽑기가 되죠.
뽑기라고 불렀습니다.
3. 군대에 있을떄에 줄다리기 상비군이 있었고, 저는 대항군(사실 상비군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대항군)이었는데,
저런 전략은 이해는 가지만 사용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앞쪽에 선, (응원단장 같은) 사람이 큰 목소리로 둘셋을 외치면 당기면서 뒤로 눕는 전략만 있습니다. 이게 다 였던 것 같아요.
그저, 둘 셋 구호로 힘을 모으는 전략.
2021.09.26 19:04
2. 소다를 넣은 다음 철판에 붓지 않고 바로 설탕 통에 던져서 먹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노란색 설탕덩어리에 다시 설탕가루가 토핑된 거죠.
저걸 뭐라고 불렀더라? 뭐뭐뭐로 주세요 라고 주문하면 저런 식으로 그냥 만들어 주셨습니다. 납작한 것보다 씹는 질감이 풍부해서 더 선호했던....
3. 그렇담 저랑 같은 부대에 있던 사람이 줄다리기 아이디어를 제공했......을 수도 있......ㅎㅎㅎ
2021.09.26 19:29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더 연식이 오래된 듯 싶어요.
저희 동네에선 각 개인이 직접 뚜껑없는 연탄난로에 모여서 국자에 설탕을 넣고 녹여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사용하던국자는 바닥모서리(?)에서 물이세는 경우도 많았고,
소다를 넣은 설탕 완성품(?)을 설탕을 저었던 나무젓가락으로 찍어먹었고,
마무리로 거기에 물을 넣고 나머지까지 알뜰하게 먹는 것이 코스였어요.
젓가락은 아이들이 입으로 뜻어서 멀쩡한 것이 드물었고 이빨자국도 있고 그랬죠.
2021.09.26 22:25
뜻하지 않게 이 고전게임이 연식인증을 강요하게 되네요. ㅎㅎㅎ
저도 집에서 직접 만들다가 국자를 망가트려서 어머님께 혼났던 기억이 있슴돠....
2021.09.27 11:02
2. 우리동네에선 '먹기'라고 불렀습니다. 그림 뽑기가 주 목적인 '뽑기'와, 그림 뽑는 걸 포기하고 먹는 게 목적인 '먹기'로 나뉘는거죠.
'달고나'는 각자 국자에 달고나 한 덩어리랑 나무젓가락 받아서 연탄불에 DIY로 녹여가며 만들어 먹는 거고,
'뽑기'는 주인아저씨가 전용 용기에 설탕 녹이다 소다 넣고 부풀린 다음 철판에 눌러 주문제작 해 주는 거죠.
2021.09.26 21:16
2021.09.26 22:27
한꺼번에 열개요????? 대단하십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겨우겨우 완성했는데 들고가다 부러지는 것도 오징어게임 드라마에 있었으면 더 안타까웠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기억에 남으실 정도니.....ㅎㅎㅎ
2021.09.26 22:27
2021.09.27 08:48
맞아요 머랭쿠키맛! 희안하게도 저는 오히려 머랭은 그닥인데 이 달고나 맛은 아주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설탕에 소다가루가 들어가면서 색과 맛이 확 바뀌는 순간을 꽤 즐겼던 거 같아요.
오징어게임은 공간도 넓게 필요해서 더더욱 마이너했을 것 같습니다. 제법 큰 공간에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도로가 포장되고 집들이 들어서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들었지 않았을까....
2021.09.26 23:50
1. 오징어 게임은 서울지역에서 붙여진 이름을 미디어가 써서 대중화 되었지만 우리 지역은 '통과살이'라고 했어요. 가운데를 통과하면 사는 게임이라는 의미였겠죠. 점심시간이나 방과후에 남아서 격렬하게 부딪히는 놀이를 하고 싶은 아이들이 운동장 한 켠에서 선긋고 하거나 동네에서는 큰 길에서 동네 형 동생들 나와서 편 먹고 했던 놀이들 이었죠. 유사한 게임으로 '십자가 놀이'라는 것을 했었어요. 술래팀이 십자가 안에 들어가 있고 공격팀이 십자가를 둘러싼 동그라미를 통과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이기는 게임인데 옷이 찢어 지고 땀이 범벅되고 바지 무릎이 찢어지고 흙범벅이 되는 게임이었어요.
너무 심해서 아이들 다친다고 통과살이도 못하게 했어요. 그러니까 통과살이는 못하게 하니 십자가 놀이 하자면서 다시 남아서 하다가 며칠 후 십자가 놀이도 못하게 한다고 했는데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릴 적에도 뭔 소리야? 하는 이유 같았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고 3이 되서도 점심시간에 몇 번 했던 놀이였어요.
2. 달고나는 우리 지역에는 접해 보지 않고 3살 때 잠깐 서울에 놀러가서 누나들이 손잡고 달고나 아저씨 앞에 가서 앉혀놔서 지켜보기만 하던 기억으로만 남는 문화였어요. 그래서 어떤 무늬를 떼는 것 까지는 본 적은 있던 게임이고 그 때 서울에서는 달고나로 띠기 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2021.09.27 08:44
'통과살이'라니!!! 참 정겨우면서도 직관적인 이름이네요. 제 기억으로는 그렇게 격렬하고 치열했던 놀이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여러 증언(?)들과 드라마를 보면 나름 하드한 몸싸움 놀이였나봅니다.
서울에서 부른 이름이 아니라면 '달고나'는 대체 어떻게 해서 나온 이름일까요?
아니 근데.....3살 때 일이 기억이 나시나요? 엄청나게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나 봅니다. ^_^
2021.09.27 09:31
오징어 게임은 70년대에 하고 못 본 것 같은데, 80년대에도 많이 했나보네요. 하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해서 골목길에서는 불가능하고 학교 운동장에서나 한 것 같네요. 그 당시 여러명이 팀 짜서 같이 놀 수 있는 것은 짬봉(고무 공이 있어야 하고)이나 오징어였죠. 이름은 오징어가이상인가 그 비슷한 이름이었어요. 드라마에 나온 암행어사라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구요.
달고나는 제가 어렸을 때에는 뽑기나 떼기 같은 이름으로 불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것도 지역마다 이름이 다 다르긴하니..
2021.09.27 20:01
그러게요, 저도 암행어사란 말은 처음 듣네요.
짬뽕!!!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재밌었는데.
다만구도 있었죠. 일본말인 거 같긴 한데.....어떤 놀이였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나네요. 사라져가는 어린 날의 추억들...ㅎㅎㅎㅎ
오징어 게임의 설명:
https://namu.wiki/w/%EC%98%A4%EC%A7%95%EC%96%B4(%EA%B2%8C%EC%9E%84)
도대체 이게 뭔 놀이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나오네요. 전 정말 처음 듣습니다. 제가 지금 30대 중후반인데도 이런 게임은 처음 들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수도권에서 주욱 생활했습니다)
이 게임을 이해하려면 40대는 되어야 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