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보시려고 벼르고 계시겠죠. 고민하지 마시고 목록에 올려둔 것들 중 1순위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감독 전작을 좋아하시거나 호러 장르 좋아하시면 강추합니다.


처음엔 스티븐 킹 소설 드라마화 한 건 줄 알았습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강한 정서가를 가진 인물들이 나오고 시골 커뮤니티에 기독교가 나오고 그래요. 그 밖에도 나올 거 다 나와요. 몰락해 가는 외딴 시골, 후회와 죄책감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젊은이와 갈등하는 가족, 임신으로 삶의 희망을 찾은 여자, 큰 죄를 짓고 그 동네 왕따가 된 진상과 그 피해자, 그리고 그 마을에 부임한 젊고 유능한 신부와 광신도 한 명이요. 초반에는 특히 청소년 무리의 가벼운 일탈로 시작하는데 처음엔 얘들이 주인공인 줄 알았어요. 복고풍 포스터도 그렇고 '그것' 처럼 친구 무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티븐킹 원작 드라마인가보다 했네요.


서서히 빌드업하다 마지막에 강하게 터뜨리는 스타일입니다. 다 쓰러져 가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얽힌 관계와 인물들의 감정이 중반부에 위치하는데 이 부분의 드라마가 너무 좋더라구요. 저는 특히 5화는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것 같네요. 중반부의 드라마가 워낙 좋아서인지 호러 파트가 정말이지 스며들듯이 상승하는 느낌이었어요. 전형적인 장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살짝씩 빗겨가는 이야기 솜씨도 아주 좋고, 호러도 굉장히 세련된 연출이었네요. 7회가 진행하는 동안 여러 장르를 거치기도 해서 인상적인 장면이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느슨한 호흡과 다르게 상당히 타이트한 구성이었어요. 시리즈 물의 장점을 아주 잘 살린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온갖 감정이 뿜뿜하다가 마지막을 맞는 드라마를 보니 사라져야 하는 것은 사라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슬퍼졌어요.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지만 반종교적인 영화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교인이라면 오히려 깊은 사색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한 번 정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4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1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907
126394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1139
126393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11
126392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513
126391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57
126390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454
126389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214
126388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310
126387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373
126386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2976
126385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26
126384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70011
126383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18
126382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63
126381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449
126380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663
126379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0881
126378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49926
126377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834
126376 [공지] 자코 반 도마엘 연출 [키스 앤 크라이] 듀나 게시판 회원 20% 할인 (3/6-9, LG아트센터) 동영상 추가. [1] DJUNA 2014.02.12 495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