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3은 2004년. 한 해에 한 시즌씩 성실하게 나왔군요. 시즌 2와 마찬가지로 에피소드는 12개구요. 중요한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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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팀의 유일한 레귤러 여성캐라 그런지 포스터엔 계속 나오지만 점점 활약이 적어지는 우리 손자님... ㅠㅜ)



 - 시즌 3의 시작은 비교적 시즌 2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편입니다. 시즌 2에선 수사팀이 해체되지 않았으니까요. 시즌 2의 사건이 마무리된 후 다시 원래 털던 마약 조직들을 도청해서 발본색원 해보려 애쓰지만 그동안 새로 등장한 하이테크 아이템인 선불폰(18년 전 드라마니까요!)을 활용하는 마약 조직의 꼼꼼함 때문에 그게 쉽지 않구요. 재선을 노리는 시장의 갈굼 때문에 수사팀의 타겟은 폭력범들로 강제 변경됩니다. 아, 물론 우리의 지 혼자 잘난 히어로 지미 형사님께선 버럭 화를 내고선 자기 혼자 박스데일 패밀리를 털겠다고 설치고 다니겠죠.


 그 와중에 이번 시즌의 사실상 주인공은... 좀 많습니다. 1번은 살인죄로 14년을 살고 막 출소한 전직 갱단 히트맨 아저씨. 이 분이 어떻게든 제대로 살아 보려고 몸부림치는 가운데 현실과 제도가 안 도와주고 갱단은 계속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하는 이야기구요. 2번은 지미의 사부님이었던 경찰서장 아저씨입니다. 이 분이 정년을 앞두고 파격적인 실험을 벌이는데 그게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 용납이 될 것이 아니라... 그리고 또 3번 주인공이 있죠. 나름 좋은 뜻으로 차기 시장 자리를 젊은 백인 정치가가 흑인 인구가 과반인 볼티모어에서 어떻게든 활로를 뚫어보고자 여기 부딪히고 저기 들이대고 하면서 볼티모어 정치판의 풍경을 열심히 보여주고요. 마지막 주인공은 우리의 이드리스 엘바가 맡은 캐릭터, 스트링어입니다. 이제 더 이상 찌질 구질한 마약 장사꾼이 되길 거부하고 볼티모어의 큰 손, 거물 사업가가 되려 노력하는 스트링어찡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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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내내 대부 분위기를 풍기는 둘이지만 이 짤은 '빛과 그림자' 쪽에 더 가까워 보이네요)



 - 일단 스트링어가 이끄는 에이본 패밀리 스토리 라인에 대해서 말하자면, 길게 말 할 것 없이 간단히 정리가 가능합니다. 이건 그냥 '대부'에요. ㅋㅋ 볼티모어 흑인 버전의 '대부' 스토리가 시즌 내내 펼쳐지는데 그게 또 상당히 그럴싸합니다. 보다 보면 스트링어에게 정이 들 정도로 스트링어 입장을 큰 비중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그를 둘러싼 캐릭터들 역시 다들 나름 절절한 감정을 품고 서로 얽히고 부딪히기 때문에 이야기의 끝에선 의외로 꽤 진지한 정서적 반응이 오더군요. 너무 '대부' 같아서 'Speak Softly Love'을 배경 음악으로 깔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지만 암튼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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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똘망똘망 눈망울의 우리 히트맨 아저씨. 이번 시즌의 가장 강력한 짠내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 근데 정작 가장 강하게 몰입해서 본 건 전직 히트맨 아저씨의 스토리 라인이었습니다. 일단 배우부터 잘 뽑았어요. 덩치 크고 살벌해 보이지만 눈망울이 넘나 순둥순둥하고, 또 의외로(?) 제대로 좀 살아 보겠다는 이 분의 태도가 진심이어서. 그리고 그에 비해 이 양반이 부딪혀야 하는 현실이 너무 빡세다 보니 정말 보는 내내 위태위태하거든요. 저러다 확 흑화될라, 저러다 총 맞을라, 저러다... 내내 그렇게 몰입해서 스트레스 받으며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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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사실상 가장 큰 비중을 가져가신 볼티모어 서부 경찰서장님. 이 드라마에서 흔치 않은 '좋은 상관' 캐릭터였네요.)



 - 백인 정치가 아저씨 이야기도 재미가 없진 않았지만 이건 뭔가 다음 시즌을 위한 밑밥 깔기 느낌이었고, 지미 사부님의 파격 실험 이야기가 사실상 이번 시즌의 메인 이벤트였던 것 같아요. 그 실험이란 게 뭐냐면, 마약 장사꾼들에게 사실상 100% 묵인을 약속하고 인적 드문 특정 구역들로 장사를 다 몰아 버리는 겁니다. ㅋㅋㅋ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이냐면, 마약을 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의 행복이죠. 자기 집 앞, 출퇴근과 등하교길 등 생활 반경 거의 전체에 뿌리내리고 있던 마약 장사꾼들이 적어도 본인들 눈 앞과 생활권에선 사라지는 거니까요. 게다가 평소 마약 사범 단속에 집중되던 경찰력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게 되니 범죄 예방은 물론 사건 해결도 용이해집니다.


 어쨌거나 국가가 사실상 마약 유통을 묵인해버리는 것이니 현실적으론 말이 안 되죠. 하지만 꽤 흥미로운 사고 실험이었어요. 대신에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고 적어도 드라마 속에선 그 긍정적인 효과들이 꽤 중요하게 묘사되거든요. 심지어 마약 자유 구역 내부의 모습도 생각보다 괜찮은 걸로 나옵니다. 소문을 들은 시민 단체들이 거기 가서 깨끗한 1회용 주사 바늘도 공금하고 마약 중단 캠페인도 벌이고 해서 졸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해서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식으로 묘사가 돼요. ㅋㅋㅋ 


 물론 현실성은 매우 낮은 일이겠고 또 드라마의 메시지를 위해 대충 생략된 부분들도 많겠죠. 예를 들어 거기서 마약을 사서 집에 가서 하고 사고 치고 다니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도 그렇구요. 하지만 제가 볼티모어 빈민촌 사는 사람이라면 아마 집 앞에서 죽치고 앉아 약 팔고, 가끔씩 총격전까지 벌이는 그놈들을 경찰이 싹 쓸어버리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다른 데로 멀리 옮겨서 지들끼리 알아서 해먹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을 몇 번은 해봤을 것 같고. 그래서 괜히 알지도 못하면서 지지하는 기분도 들고 그랬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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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선생님은 다음 시즌을 기약해 주시구요.)



 - 이번 시즌의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주인공 팀이 결국 다시 박스데일 패밀리를 조준하고 빡세게 파고 들어간다는 겁니다. 그리고 결실을 맺으면서 끝나요. 정말로 이게 시즌 4, 5가 나온 드라마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아 완결이구나'라고 생각했겠다 싶을 정도로 마지막이 정말 깔끔하게 끝나거든요. 중요 사건들 다 정리되고 퇴장할 캐릭터들 퇴장하고, 긴 에필로그를 통해 주인공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후일담까지 다 보여주며 감상적으로 끝을 맺어 버려요. 오죽하면 바로 시즌 4 첫 화를 재생했더니 보면서 위화감이 막 들고. 얘기 다 끝났는데 쟈들은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기분이 들어서 일단 꺼버렸습니다. ㅋㅋㅋㅋ 이쯤에서 그만 볼까? 라는 생각도 몇 초 정도 진지하게 해봤지만 엊그제 올렸던 글에서 '더 와이어는 시즌 4가 찐이었다'는 댓글들을 봐 버려서 결국 보기는 끝까지 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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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의 환타지 액션 담당 콤비. 오마 하나로는 부족했는지 하나를 추가해서 두 배로 파워 업!)



 - 뭐 딱히 마무리용 맺음말이 필요할까 싶습니다만.

 이번 시즌도 역시 재밌었습니다. 몇 배로 파워업한 지미 맥널티의 개진상 퍼레이드와 우리 손 손자 형사님의 갑작스런 나쁜 남자(?)화, 그리고 막판에 주인공 팀원 중 한 명이 당하는 크나큰 불행 때문에 좀 껄끄러운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아직 두 시즌이나 더 남았으니 그 또한 큰 그림의 일부 아닐까 하는 맘으로 극복하구요.

 박스데일 패밀리의 갑작스런 대부 스토리도 재밌었고. 그 외 이번 시즌 한정 주인공들 이야기가 대체로 다 재밌어서 괜찮았어요. 또 저번 시즌에서 비교적 활동이 미미했던 오마가 이번 시즌에선 무슨 홍콩 느와르 속 히어로 모드로 활약하는 것도 즐거웠구요. 현실 속 비현실 재미랄까요. ㅋㅋㅋ

 암튼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웨이브 계정 만료까지 남은 두 시즌도 부지런히 달려보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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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주먹질 하고 싶어지는 무적의 진상 콤비. ㅋㅋㅋㅋ 아 진짜 짤만 봐도 화나네요.)



 + 소리 소문 없이 주인공 팀에 추가되어 있는 캐롤라인이란 캐릭터가 소소하게 재밌었어요. 무슨 역할인가 했더니 '흑인어 통역' 역할이더군요. ㅋㅋㅋㅋ 도청 중에 주인공들이 못 알아듣는 슬랭이나 흘리는 발음 같은 거 알아 먹어주는 일 + 각종 사무 담당 캐릭터인데 나중에 어쩌다 현장까지 잠깐 뛰는 장면도 재밌었어요.



 ++ 재계의 큰 손 등극을 노리던 스트링어가 정치꾼과 경제계 사람들에게 이리 털리고 저리 망신 당하는 전개도 재밌었어요. 결국 가장 나쁜 건, 그리고 가장 힘이 센 건 그쪽 사람들이라는 거죠. 시즌 2, 3동안 최강 빌런 포지션이었던 스트링어를 보면서 잠깐이라도 짠하단 생각이 들 줄은 몰랐네요. 하하.



 +++ 지미의 초현실적 여성 유혹 파워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해서 웃음이 실실 나왔습니다. 눈만 마주치면 다 꼬셔버리니 이거 무슨 시마 과장이세요? 라는 생각을 하던 가운데 마지막 에필로그 파트에서 지미가 찾아가는 분은... 아아 제발 도망쳐!!! ㅠㅜ



 ++++ 지금까지 제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이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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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스타 아우라를 헹궈낸 모건 프리먼 같은 느낌이신데요. ㅋㅋ

 능력과 인성을 갖추고 의리도 쩔고 뭣보다 참 어른스러워서 좋아요. 사실 너무 훌륭하기만 하셔서 이 분도 거의 오마급 환타지 캐릭터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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