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2023.11.06 19:40

thoma 조회 수:247

일단 채소에서 벗어나 봅니다.

미역국을 좋아합니다.

정통이라 할 수 있는 소고기 미역국 제일 좋아하고 황태채 넣은 미역국도 괜찮아요.

어느 날 바지락 살을 넣어 봤는데 미역국의 새로운 맛이 펼쳐졌고 그래서 굴, 홍합을 넣어 보기도 했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미역국이 맛있으려면 미역이 중요해요. 마트에 파는 가느다란 미역 말고 두께감이 있는 게 좋습니다. 줄기도 좀 포함된 걸로요

재료는 미역, 참기름, 고기나 황태채나 조개류 중 하나와 간장 이렇게만 있으면 되고요, 요리 과정은 별 것 없고 단순하지만 미역을 불리고 씻어서 물기를 빼야 해서 시간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미역 씻을 때 좀 박박 문질러 씻는 게 맛이 좋다네요. , 이런 건 너튜브에 다 있으니...

하여간 미역국은 저는 질리지 않고 먹을 자신이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날이 추워지면 생미역도 좋죠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무쳐 먹으면 맛있습니다.

생미역을 씻어서 잘라요. 그냥 먹어도 되겠지만 혹시 몰라서 저는 뜨거운 물을 한 번 부어요익지 않도록, 바다 냄새 남아 있도록 재빨리 그냥 슬쩍 지나가듯이요.(제가 쓰지만 표현이 그럴 듯하지 이런 거 쉽지 않죠. 손이나 안 데이게 조심해얍죠. 음식일 하면 자주 다칩니다) 그리고 찬물에 헹구고 짜내면 끝입니다

입맛에 맞는 재료 이거저거 넣어 초고추장 만들어 찍어 먹으면 참 맛있죠. 

한겨울엔 생배추랑 과메기하고 같이 먹으면 최고고요. 거기에 소주나 쏘맥(ㅎㅎ) 같은 거 같이 하면 더욱 좋지만 저는 술은 끊은지 오랩니다. 과메기까지 먹게 된다면 사이다나 한 잔 곁들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이들면서 안 먹는 음식이 급격히 줄었는데 여전히 잘 안 먹는 음식 중에 미역으로 만든 게 포함됩니다

그것은 바로 미역 줄기 무침. 미역 줄기를 가늘게 찢어서 만든 거요.

어릴 때 집에서 안 먹어 본 음식입니다. 집에서 미역국은 그렇게 자주 해 줬는데 미역 줄기로 된 반찬은 먹은 기억이 없어요

이 찬을 만난 것은 대학 때입니다. 학교 앞 막걸리 집에서요. 막걸리를 시키면 기본 안주로 따라나오는 것이 김치, 무채, 미역 줄기 무침이었습니다.

요즘 대학 앞 상황이 어떤지는 모릅니다만 제가 다닐 때는 술집들이 지저분했어요. 탁자와 의자도 허름하고 바닥도 지저분하고 언제나 술 냄새는 찌들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만나는 미역 줄기 무침의 인상이 안 좋았던 거 같아요. 이후로도 뭔가 막걸리의 향이 늘상 따라다니는(미역 줄기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양해하시길) 음식이 되어버렸고 이를 깨부술 눈이 확 떠지는 맛있는 미역 줄기 무침을 다시 못 만났던 것입니다. 

지금도 스스로 하는 일은 절대 없고 어디 가서 미역 줄기 무침이 나와도 손이 안 갑니다. 아쉬운 인연입니다.  


음식에 조예도 없는 사람인데 진짜 이제 이런 뻔뻔한 잡담은 그만 해야겠습니다.ㅋ

언젠가 빵 얘기는 한 번 하고 싶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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