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

2022.04.17 18:30

S.S.S. 조회 수:1327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나보군요. 넷플릭스에도 비슷하게 올라오는 것 같고요.

화제성은 '우리들의 블루스'쪽이 압도적인 거 같은데 개인적으론 '나의 해방일지'쪽이 정서적으로 더 맞네요.


'우리들의 블루스'는 저에겐 달고 상큼하게 만든 인위적인 음료수 같습니다.

대사와 연기들이 너무 인공적이에요. 가령 1회 첫부분에서 제주도 어민과 상인들의 부지런한 일상이 쭈욱 나오고 '나의 해방일지'에서는 주인공 가족들이 밭에서 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딱 비교가 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그냥 서울 사는 배우들이 '나 활기차고 열심히 사는 제주도 사람 연기하는 거야' 티가 너무 나고, 해풍과 습한 공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메이크업이 부자연스러워요.

반면 '나의 해방일지'는 노동의 고단함과 땀냄새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고요. 


이런 분위기는 그 이후에도 계속 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모든 대사와 인물들이 실존하기보다 노희경 작가의 머릿속에서 그려낸 사람들같아요.

고등학교 시절 키스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며 결국 하아~~~ 탄식을..... 


'나의 해방일지'는 상대적으로 더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내용이 많긴 한데 김수현 월드의 향기가 스물스물 느껴지네요.

"나를 추앙하세요. 난 한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사랑으론 안돼요. 날 추앙해요!" 

이런 대사를 2022년에 보게 될 줄이야. ㅎㅎㅎ 특히 이민기, 이엘 씨의 속사포 대사들과 연기패턴이 김수현 드라마를 연상케 합니다.


손석구씨 정말 매력있네요. 이전부터 눈길이 가던 분이셨는데 이 드라마에선 마성 폭발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 너무 섹시하심!!


서울 사는 직장인들에겐 '어디 사는지'가 아주 중요한 문제였군요. 연애와 인생을 결정짓는다 생각할 정도로.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가 부동산인가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거주지는 인간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보기만 해도 두통이 생길 지경. 경기도민도 노른자 흰자 따지면서 서울사람들에게 소외감 느끼나본데 더 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어쩔.....

하긴, 듀게에도 친구 땜에 머나 먼 강남까지 가야 한다는 걸로 투덜대는 글이 있는 걸 보니 서울사람들과 지방 사람들의 공간감각은 무척이나 다를 거 같습니다.


둘 중 '나의 해방일지'를 계속 보기로 결정했습니다만 몰아서 한꺼번에 보기엔 너무 무거워서 본방사수 쪽이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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