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9 02:15
이번 생에선 처음으로 부러져 본 뼈인지라.
전 그냥 붕대 감고 얌전히 살면 언젠가 뼈가 붙고, 그럼 붕대 풀고 끝!!! 뭐 이런 상상을 하고 있었죠.
드라마나 영화에서 재활하는 사람들 장면을 많이 보긴 했지만 그거야 뭐 정말 심각하게 큰 부상 입고 회복하는 사람들 이야기고 고작해야 뼈 한 개(?) 부러져서 한 달 붕대 감고 있었던 저랑은 다른 세상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엄... 제가 정말 무식했네요. ㅋㅋㅋ
지지난 주 쯤에 드디어 의사가 '이제 대충 붙긴 했으니까 힘 안 들이는 움직임은 자유롭게 해도 됨. 그리고 틈틈이 교정기 풀고 스트레칭해서 관절 풀어야함' 이라고 했거든요. 그 전엔 무조건 교정기 허용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라 그랬는데 이제 그 봉인이 사실상 해제된 거죠. 그래서 신나서 움직여 보는데... 하하. 뭐 되는 동작이 없네요? 제일 웃기는 건 다쳐서 고정했던 팔꿈치는 당연하고 거기에 덧붙여 어깨랑 손목에 심지어 손가락 관절까지 굳었다는 겁니다.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아주 제한되어 있고, 어지간한 움직임엔 통증이 따르는데 그건 그나마 나은 거고 아예 안 꺾이는 각도 많아요.
근데 이렇게 되고 나니 이전보다 오히려 힘들어진 거죠. 전엔 걍 얌전히 팔 안 쓰고 있기만 하면 되는 거였잖아요? 시간 지나면 뼈는 붙는 것이니. 요 관절 굳어 버린 건 제가 적극적으로 계속 뭘 해야 합니다. 안 그러고 시간을 흘려 보내면 낫는 게 아니라 그냥 그대로 굳어져 버리는 거니까요. 결국 틈 나는 시간마다 육성으로 으억으억 소리를 내가며 일부러 아픈 방향으로 팔을 돌리고 꺾고 비틀어야 한다는 거. 정말 이제는 의식 잃고 몇 달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서 악당들 무찌르는 류의 영화들은 짜증나서 못 볼 듯. 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매일매일 마일리지를 적립해나간지 이제 보름쯤 되니 나름 눈에 띄게 나아지긴 했습니다.
관절 상태 체크하는 것 중에 다친 팔 엄지손가락으로 그쪽 어깨를 찍는 게 있거든요. 처음엔 정말 45도 남짓 밖에 안 꺾여서 호올로 공중에서 부들거리던 엄지가 이젠 제법 닿을락 말락 해요. 물론 정상이 되려면 손바닥으로 어깨를 덮을 정도가 되어야 하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10cm는 더 전진해야 하고 결정적으로 손바닥이 그 쪽으로 안 꺾이... ㅠㅜ
그리고 좀 변태 같은 얘기지만.
하다 보면 이게 은근 재밌어요. =ㅅ= 일단 뭘 어떻게 해야할지가 명백하죠. '아픈 쪽으로 움직인다' 이것만 시간 틈틈이 내서 반복하는 것이고.
또 정말 열심히 하고 나면 다음 날에든 다다음 날에든 가동 범위가 늘어나거나 통증이 약해지거나 하는 식으로 보상(?)이 분명히 확인이 되니 보람찬 느낌도 들고 뭔가 성실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도 들구요. 경험치를 쌓아서 레벨업 하는 느낌이랄까요. ㅋㅋㅋ
병원에서 말한 교정기 해제 날이 9월 말이었으니 이제 대략 5주 남짓 남았고.
그동안 열심히 해서 교정기 푸는 날까지 최대한 정상적인 팔을 만들어 보세!!! 라는 맘으로 오늘도 깨작거리고 있습니다.
깨작깨작. 깨작깨작깨작깨작깨작.
깨작깨작깨작깨작깨작깨작깨작깨작깨작.
+ 여기저기가 골고루 굳어서 그런가. 키보드 두드릴 때 특정 손가락을 쓰면 팔꿈치 쪽 특정 부위에 근육인지 힘줄인지가 움직이는 게 느껴져서 느낌이 좀 괴상합니다. 다 풀리면 없어지는 거겠죠 설마(...)
2022.08.19 03:07
2022.08.19 10:46
맞아요 정말 너무 약하더라구요. ㅋㅋ 평상시 몸을 적절히 사용해 주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싶기도 하구요. 운동 선수들은 지인짜로 피눈물 흘리며 재활할 것 같네요. 부상도 많은 양반들이 참, 먹고 살자는 의지는 위대하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2.08.19 09:35
척추 골절도 깁스가 안 되니 예전엔 무조건 누워서 움직이지 않게 했는데 요즘은 2주 전후 통증이 조금 덜하면 일상 움직임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개인차가 있고 보조기는 해야 하지만. 노인일수록 뼈도 중요하지만 주변 근육, 힘줄 등등이 손상되는 것도 막아야 해서 그렇겠죠.
조금 움직여 주면 그 다음에는 약간씩 정상인이 되어가는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정말 갑갑하고 힘든 때도 있어서 울화가 치미기도 ㅠㅠ 더 늙어서 다치지 않고 교훈을 얻은 걸 위안삼고 있습니다. 힘내십쇼!
2022.08.19 10:47
고작 팔꿈치도 이런데 허리는 정말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thoma님도 힘내시구요!!!
말씀대로 교훈 얻었다고 생각하며 정신 승리해보려구요. 젊었을 때 나이 드신 분들 건강 건강 강조하는 모습 무시했던 거 눈물로 반성 중입니다. ㅋㅋㅋ
2022.08.19 10:00
저도 새끼 발가락쪽이 골절이 된 적이 있었는데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저엉말 불편함이 오래가더라고요. 거슬리는 느낌이 아주 오래갔어요. 약간 우울감도 심해지고...사람 몸이라는 게 이런 작은 고장으로도 힘들구나 싶었어요.
아무튼 로이배티님은 변태시라 다행입니다. 깔깔. 속히 레벨업이 완료되시길.
2022.08.19 10:49
사실 저도 본격적으로 부러진 건 이게 처음이고 작년에 새끼 발가락에 금만 간 적은 있었거든요. 저도 낫고 나서도 수시로 뭔가 통증 같은 게 있는 느낌적인 느낌(확실하지도 않음ㅠㅜ)이 종종 들고 또 생활하면서 자꾸 신경 쓰이고 그래서 참 불편했죠.
직장에 작은 찜질팩 들고 와서 수시로 얹어 놓고 꼼지락거리고 있어요. 누가 오토 좀 돌려줬음 좋겠네요. 하하(...)
2022.08.19 10:02
엇, 손바닥으로 어깨를 덮을 정도가 정상이라고요?... 저도 재활치료를 해야 하나...
얼른 쾌차하십쇼.
2022.08.19 10:49
걍 제 안 다친 팔 기준으로 적어 본 겁니다. 신경 쓰지 마시구요. ㅋㅋ
넵 감사합니다!!
2022.08.19 10:15
30대의 나이에 난생 처음으로 뼈가 부러져서 6주 깁스하고 한달정도 재활치료를 받았는데, 다친 왼팔은 기능이 현저하게 떨여졌다는게 느껴집니다. 더 나이들면 거기부터 저려올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생각 날 때마다 스트레칭도 하고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긴 한데, 다치지 않은 쪽과 비교하면 영 시원치 않아요ㅜㅜ
2022.08.19 10:50
이거 뭐 나중에 뼈 다 붙었다 그래도 불안해서 제대로 예전처럼 쓸 수나 있겠나 싶죠. ㅋㅋㅋ ally님도 고생 중이시군요. 부디 여생 동안 더 다치지는 않기를 기원합니다. ally님도 저두요. ㅠㅜ
2022.08.19 11:15
글 써놓으신 게 팔 저려서 너무 감각이 없어지면 그 덜렁덜렁한 팔(?)을 가지고 노는 그런 느낌 같네요 ㅋㅋ 선두는 없어서 못드립니다 어서 쾌유를...ㅠ
2022.08.19 18:21
그래도 병원에선 아직까지 양호하다고 하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관절 푸는 재활은 지금 제가 집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과격하게 = 훨씬 아프게 해야 하는 거라네요. 으헐헐. ㅋㅋㅋ 그래도 잘 해보겠습니다!
2022.08.19 13:12
2022.08.19 18:22
설마 안 되시는 분이 계실리가... 저도 유연성 없기론 나름 탑티어라고 자부하는데 그건 그냥 평생 되는 거라. ㅋㅋㅋ
왠지 다 나아도 또 부러질까봐 겁나서 왼팔을 안 쓰는 인간이 될 것 같지만,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하하. 문님도 다 쾌차하고 멋져지시길.
2022.08.19 13:28
2022.08.19 18:23
뭐 그러고 지금 괜찮으시면 괜찮은 거죠. ㅋㅋ 비 또 내리는데 조심하세요!! 미끄러운 데 가실 땐 항상 안전한 깔창이 장착된 신발 신으시구요. ㅠㅜ
2022.08.19 15:15
2022.08.19 18:23
감사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정신 승리라도 오지게(...) 해보려는 중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진짜로 나아지면 보람차서 기분 좋아지긴 해요.
2022.08.19 15:47
조심해가며 써야하는 게 사람 몸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네요. 재활 잘 하셔서 예전만큼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2.08.19 18:24
넵! 특히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내 몸이 예전 그 몸이 아니여 절대 아니여... 라는 걸 명심하고 살아야겠더라구요. 20대 때 같았음 뼈 댕강은 커녕 걍 '쪽팔려!!!' 이러고 벌떡 일어났을 일인데 결과가 이렇게... 하하;
2022.08.19 16:24
최근에 전과 다름없이 바낭글 잘 올려주셔서 체감을 못했는데 이렇게 고생하는 중이셨군요 ㅠㅠ 몸이야 언제나 다치면 안되는 거지만 나중에 나이 들어서 다치면 특히나 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그저 잘 이겨내시길 바래요.
2022.08.19 18:25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가운데 키보드 두드리는 덴 지장이 없다보니 그렇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허리도 다리도 아닌 팔이고, 그것도 오른팔도 아닌 왼팔이니 그동안 막 산 대가 치고는 싸게 치르는 중이라고 생각 중입니다. 격려 감사해요!
2022.08.19 16:27
2022.08.19 18:26
사실 이제 게임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뭐부터 할까 고민 중이네요. 두 달간 할 게임이 더 밀려서 엄두가 안 나요. ㅋㅋ
격려 감사합니다!
2022.08.19 17:22
뼈가 부러진다는게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후유증이 크시네요. 재활치료 잘하시고 빠른 시간내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손과 팔 전체를 계속 통증을 느끼면서 생활해야 한다니 고통을 상상도 못하겠네요;;
2022.08.19 18:27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그냥 저냥 견디고 있습니다. ㅋㅋ 그리고 이제 한 달 남짓만 있으면 교정기도 완전 해제라고 하니 손꼽아 기다리며 굳은 관절을 학대중이지요. 암튼 뼈 부러지는 것의 무서움을 말씀대로 온몸으로 체감 중이라, 앞으로 극단적으로 조심스런 인생을 살아 보려구요. 산호초님도 늘 조심하시길!
2022.08.19 23:08
2022.08.19 23:27
오오 천재적 핑계인데요. ㅋㅋㅋ
최근 정보를 보니 RG 갓건담이 뭔가 아주 흥미로워 보이던데요!! 뭐 이미 다 매진이니 맘 편히 포기하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