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의 기품

2011.01.29 17:46

푸른새벽 조회 수:6013

 

친구가 회사에서 본사인가 거래 은행인가. 법무팀이랬나 재무팀이랬나. 

아무튼 서울에서 내려온 엘리트 직원들과 회의를 할 일이 있었대요. CPA 자격증도 갖고 있고 뭐 그런 친구들이랬는데

이 친구들이 자기와 나이 차이는 얼마 안 나는데 딱 보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더래요.

깔끔한 외모에 매너있는 행동과 말투. 거기에 능력까지 갖춰 도무지 흠 잡을데가 없더라는 거예요.

 

일 마치고 회식하러 간 식당에서 자기는 그런거 잘 모르는데 친하게 지내는 과장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하는 말이 "야 쟤네 구두 좀 봐라. 다 구찌야"

자기는 요즘 회사 공사중이라고 잠바에 노타이 차림이었는데 그 친구들은 차림새까지 말끔하니

괜히 위화감도 들고 그랬다네요.

 

그런데 한 가지 특이했던 게.

이 친구들은 회의를 하든 회식을 하든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고 직급이 높은 사람 앞에서도 담배를 막 피우더래요.

자기는 당연히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장소를 가려가면서 담배를 피우는데 그 친구들은 그런 개념이 아예 없는 것 같더라고.

깎듯한 매너와 말투 같은 건 공부를 잘해 엘리트 코스를 밟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익혔겠지만

담배를 가려가면서 피우고 하는 건 공부를 잘하고 엘리트이고를 떠나 사람들과 부대끼고 살면서 익히게 되는 건데,

그 친구들의 위치라면 어려서부터 실패도 거의 안하고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이뤄온 삶이기에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게 아닐까 싶더군요.

 

좀 스케일이 다르긴 하지만 정몽준이 요즘 버스비 70원 정도 하냐고 한 얘기나,

이재용은 상품권을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라는 김용철 변호사의 얘기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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