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케이의 성공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의 목적 자체가 오디션인 것부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일회성으로 오디션을 한다거나 하는 것까지. 정확한 평가 및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릴 줄 아는 심사자와, 능력있는 참가자 및 재미있는 참가자가 갖추어지면 오디션 프로그램은 꽤 재미있습니다. 물론 현장은 정말 밋밋하고 재미 없을 것 같지만, 그걸 재미있게 편집하는 건 제작진의 능력이겠고요.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궁금한게... 과연 '선수'들은 척 보면 할까요? "위대한 탄생"에서 방시혁은 어느 참가자에게 "난 재능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누군가가 나타나서 나를 감동시켜 줄거라는...." 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방시혁은 천재가 등장하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까요? 현재 "위대한 탄생"에서 비슷한 평가(이른바 '1급수')를 받은 한 참가자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있는가 봅니다. 간혹 다른 멘토들도 다른 멘토들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본인의 확신으로 고집을 부려 누군가를 살려놓는 경향도 보이고요.

 

비슷한 이야기는 여러 분야에 많습니다. "진짜 고수는 큐걸이만 봐도 이 사람이 몇 치는지 안다"는 당구계의 전설도 있고요. 야구에서도 몇몇 선수들에 대한 그런 전설들이 있지요. 제가 기억하는 건 김기태 케이스인데, 해태 김응룡 감독이 아마야구 중계를 보다가 김기태를 보자마자 프런트에 김기태를 데려오고 싶다고 했는데, 당시 구단의 드래프트 방침이 무조건 투수를 뽑는다는 거였기 때문에 김기태가 연고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쌍방울에 내주고 투수 오희주를 지명할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 둘이 후에 어떤 선수가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참 아깝고 드라마같죠. (물론 신문 지면이라는 특성상 극적으로 보이게 쓰여졌을 가능성도 크겠지요. 자기 연고지역에서 김기태 정도의 대어가 나왔다면 김응룡 감독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지 않았을지...)

 

연예계 오디션뿐만 아니라, 면접이라는 절차를 거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선수들은 길어야 30분인 면접 시간동안만 봐도 이 사람을 잘 알 수 있을까. 그럴거라고 막연하게 믿고싶지만, 그러기엔 비틀즈 등 전설적인 그룹들마저 오디션에서 여러 번 퇴짜를 맞았었다는 사실때문에 그렇게 믿긴 어렵네요. 얼마나 많은 신인 선수 드래프트가 실패, 먹튀로 끝나는지 헤아려봐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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