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불법 파업

2011.05.25 22:42

방드라디 조회 수:3446

     방드라디는 상당히 오랜기간 반도에 정주하였지만, 한국인들이 한번도 합법 파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방드라디가 생각하기에 저 정도면 그냥 합법 파업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정당성을 지닌 것처럼 보인 사안에도 한국인들은 언제나 불법 파업을 단행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KTX 노조 파업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단협을 해지하고, 상당수를 자르는 정리 해고를 단행하고, 신규 직원을 안 뽑는 등의 폭거를 저질렀습니다. 이 정도면 지나가는 개가 봐도 노조가 파업하는 것이 정당하고 한국인들의 명시된 상식인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권에도 합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합법 파업을 하는 대신 불법 파업을 하였습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유성 기업인가 하는데서는 이때까지 시급으로 받던 임금을 월급으로 받고, 하루에 2시간 씩 꼬박 꼬박 잔업을 해야만 하는 근무 패턴을 그런 거 없는 근무 패턴으로 바꾸자는 무척이나 당연스러워보이는 노조의 주장에, 회사가 대화를 거부하여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장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꼭 불법 파업을 하였습니다.    
     왜 한국인들은 이처럼 기를 쓰고 불법 파업을 하려고 할까요? 그냥 합법 파업해도 되겠다 싶은 것을 꼭 전의경도 다치고, 노동자도 다치고 포졸들도 다치고, 사장님과 포도 대장만 안다치는 불법 파업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러한 힘의 근원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요?
     한국인들이 이렇게까지나 불법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종자가 불법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불법적인 존재입니다. 마치 경제학자들이 합리적 존재를 가정하고 그들만의 형이상학을 수식으로 기술하듯, 한국인들은 불법적 존재이기에 그들의 삶은 불법스럽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는 불교이고, 인사 청문회에서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양반은 언제나 여론의 비난을 받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제일 존경받는 부자는 불법으로 판관들과 어사들을 매수하다 걸렸다고 합니다. 또 다른 소문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임금은 건강 보험료를 덜내다가 걸렸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은 한국인들이 불법적 존재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극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한국인들의 불법 파업은 정당합니다. 인간은 날개가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없습니다. 아이는 산타클로스를 만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은 불법 파업을 했다고 처벌받을 수 없습니다. 방드라디는 준법의식이 투철한 글로벌 리더를 지향하기에, 노회찬이 동두천에 배 띄운 것을 보고 싶은 만큼이나 한국인들이 합법 파업을 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남은 생애에  그런 날이 올지 묘연해보입니다. 그게 무섭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인은 애를 낳으면 안됩니다. 왜냐면 적어도 한국인들이 합법파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날이 오기 전에는 한국인은 애를 낳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영화가 세상이 될 것이기에 우리 모두는 해적왕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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