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6 04:11
뭔가 이래저래 일들이 겹쳐서 일주일 내내 (라고 해 봤자 3일째지만;) 불면 노동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새벽 세시쯤까지 하다가 자고 출근.
퇴근하고 컨디션이 메롱거려서 제대로 일 못 하다가 밤 열두시나 되어서야 일에 손을 대기 시작해서 네시쯤 자고 출근.
퇴근하고 한층 더 거시기해진 컨디션 때문에 아예 잠부터 잔 다음에 열두시쯤 부스스 좀비처럼 침대에서 기어나와 일을 하다가 지금 시간... 이고 아마 오늘은 이대로 출근할 듯 싶네요.
맨날 일이 많다 일이 많다 투덜거리지만 사실은 대학생 시절부터 형성된 게으른 습관 탓이죠.
1. 중요한 일은 마감 바로 전날 밤을 새우며 하면 된다. (혹은 그렇게 해야 제 맛이다.)
2. 물론 밤을 새우는 건 0시 이후부터...;
전 제 이런 습관을 '대학생 스피릿'이라고 부릅니다만. 뭐라고 부르든 간에 실상은 그냥 게으른 거죠. 반성합니다. 십여년째 반성하고 있어요. -_-;;
암튼 오늘도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데. 역시 습관 탓인지 시간대별로 컨디션이 비슷비슷하게 변화하는 게 있어요.
일단 열두시부터 한시~두시 정도까진 사실상 거의 빈둥거리는 시간입니다. 일 하겠답시고 셋팅은 다 해 놓았지만 졸립고 피곤하고 머리는 멍하고 뭘 하려고 해도 머리가 안 돌아가고... 결국 일거리는 옆에 두고 인터넷만 클릭 클릭. <-
두시가 넘으면 그제서야 뭔가 일이 좀 되기 시작하죠... 라기 보단 그냥 그 때부터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래서 일단 '시작'을 하게 되고 또 그렇게 시작을 해 놓고 나면 그제서야 '아. 이 일이 사실 그렇게 막막한 건 아니었군하!' 라는 걸 깨달으며 열심히 진도를 나가게 되죠. 가장 보람찬 시간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만화책을 보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인지라 제 미천한 집중력으론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 한계에요. 그래서 집중력이 가파르게 하강 곡선을 그리게 되는 시간이 대략 세시 반에서 네시쯤. 또 그 때 쯤엔 '그래도 이 정도면 꽤 했는 걸?' 이라는 택도 없는 안도감이 찾아오기도 하고, 또 밥을 먹은지 여덟시간이 넘게 지났으니 공복감도 느끼게 되어 '이러다 아침도 못 먹을 텐데 지금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라는 생각이나 하면서 다시 빈둥빈둥 의미 없이 시간만 죽이게 되죠. 이 시간을 잘 넘겨야 밤을 새운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사람이란 게, 습관이란 게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지라.
그래서 바로 지금이 그 시간이라는 얘기죠.
그래서... 너구리가 좋을까요 짜파게티가 좋을까요?(...)
하지만 과연 전 이렇게 빈둥대도 좋을 만큼 일을 해 놓았을까요?
이렇게 대화체로 떠들고 있는 이 글에, 이 시각에, 과연 리플이란 게 달리기나 할까요?
알 게 뭡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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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봐도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으니 원. ㅠㅠ 짜파게티 맛나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