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실패한 남자들

2011.05.12 00:57

부기우기 조회 수:6796

1. S군의 케이스

 

S군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비록 술을 많이 마시면 자기가 파괴신의 권능(혼돈! 파괴! 망각!)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점이 단점이긴 하지만, 술을 안마시면 괜찮은 사람이에요.

 

2X년 동안 살아오면서 주욱 솔로였던 S군이지만, 이 친구도 여자친구가 생길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S군의 여자친구에 가장 근접했던 그녀는.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으로 S군의 고기 굽는 모습이 좋았다고 했답니다.

 

얼굴도 아니고 패션도 아니고 고기 굽는 모습이 좋았다니. 그 여성분은 정말 좋은 분이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보질 못했으니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요)

 

힘든 일이 있던 어느 날, S군은 하소연을 하기 위해 여성분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분은 일을 하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고, S군은 간절한 마음에 계속, 계속, 계속 전화를 걸었답니다.   

 

후에 수없이 쌓인 부재중 전화를 본 여성분은 그 집착의 무게가 부담스러웠는지, S군에게 "우린 안될것 같아요" 발언을 했답니다.

 

아아 불쌍한 S군.

 

2. 핑크군의 케이스

 

핑크군이라 지칭하는 이유는, 제가 가진 정보라곤 그가 핑크색 후드티를 즐겨 입는다는 것밖에 몰라서입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제 사촌 여동생 H양에게 반한 핑크군은 그녀와 같은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학원 선생님을 통해 몰래 H양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낸 핑크군은 사랑과 애정이 담긴 문자를 전파에 실어 보냈더랬죠.

 

"널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파" 부터 "괜찮아. 너랑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까지.

 

 김새론을 닮았었던 어린 꼬꼬마 시절부터 쿨시크했던 H양은 핑크군의 문자를 씹었지만, 핑크군은 포기하지 않고 수십통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핑크군의 가슴속을 그대로 복사한 듯한 그 문자들은 저와 H양이 같이 소파에서 딩굴거리며 잘근잘근 씹어먹었죠. 지루한 밤을 지내기엔 좋은 안주였어요.

 

핑크군이 왜 싫냐는 질문에 H양은 핑크군의 옷차림, 얼굴, 성격, 생활태도 등등 뭐 하나 마음에 드는게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 나이에 장점 하나는 있기 마련이건만, 불쌍한 핑크군.

 

3. 두 사례를 들은 후 배운 점

 

- 조금 친해졌다고 부담감 주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점.

- 두근거리며 보낸 문자 메시지가 상대방 측의 사람들에게 좋은 안주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

- 이런 얘기 백날 들어 알아봤자 없던 연인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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