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오래되고 친한 친구가 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를 함께 다녔지요. 심지어 대학도 같아요. 

함께 바낭.. 이 아니라 자주 이야기 나눕니다. 

친구가 꽁냥꽁냥 아름다운 첫 연애중인데 덕분에 솔로로서 한가지 처세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바낭을 풀어볼까 해요..




얼마 전 친구는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결론적으로 말해서 실패..ㅠ 했습니다. 

멘붕이 온 친구를 달래러 달려갔는데 갑자기 애인얘기를 하는 겁니다. 

이 시점에 애인(L이라고 할게요)이 적절하게 심기를 건드렸고 

친구는 완전 열이 받았더군요. 

제가 보기에 L은 실수한 것이었지 전혀 적대적이거나 뭔가 꿍꿍이 이런 게 아니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크게 확대해석되어 폭발하였어요. 

이미 제가 도착하기 직전 L도 마음이 상해 자리를 떴더라고요.


L에 대해 욕(?)을 하더니 심지어 L을 만나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라며 논리 정연하게(그렇게 열이 받아도 논리는 정연함..) 

근거를 댔어요. 원래 화가 나면 정줄 놓을 때가 있긴 한데 좀 심했어요. 제가 매번 보아왔던 둘의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이 다 깨질라고 그랬죠. 

듣다못해 제가 "그래도 그렇지 말이 좀 심한 거 같아"라고 했더니 친구 왈,


"너는 내 편이야, L 편이야???!?!?!?!우어앙우흑엉엏"



꺄웅... 

너의 이런 모습 처음이야 ㅠ


저는 즉시 순하디 순한 친구 편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던겐가.. L은 내 앞에서만 친구에게 잘해준건가? 이 나쁜시키

라고 생각하며 

함께 질펀한 욕을 거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커플을 함께 만났어요.

그 날의 욕거들기(...)로 왠지 L에게 좀 찜찜하고도 캥기는 마음과 함께 

어느 부분이 친구에게 해가 되는지 관찰중이었는데 

그거슨 쓸데 없는 짓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눈에서는 사랑이 쏟아집디다.


갑자기 저 친구놈이 얄미워져서

"야 너 L을 완전 사랑하나보다?!" 하고 말을 던지니 

친구는 보살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럼~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데"라며 

갓 나온 후렌치 후라이를 손수 캐찹찍어 L의 입에 넣어줬습니다. 





친구가 멘붕온 날, 제가 L의 욕을 함께 거들어주지 않았다면 

L도 잃고 친구도 잃었을 것만 같다는 그런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커플일에는 정확도 재가며 편들면 안되요.

이 커플에 대해서 왠만하면 저는 항상 친구편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5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91
126337 The Passenger (1975) new catgotmy 2024.05.30 50
126336 조지 클루니 & 브래드 피트 신작 울프스 예고편 new 상수 2024.05.30 67
126335 [W디펜스] “우크라 다음엔 우리다” 인근 국가들 ‘파병 불사’ / 머니투데이방송 new catgotmy 2024.05.30 57
126334 Albert S. Ruddy 1930 - 2024 R.I.P. [1] new 조성용 2024.05.30 45
126333 하이브, 민희진 해임안 의결권 행사 안 돼... 법원, 가처분 인용 [5] new 상수 2024.05.30 238
126332 디디는 Notorious B.I.G 사후 롤링 스톤 표지에 자신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 new daviddain 2024.05.30 38
126331 프레임드 #811 [2] new Lunagazer 2024.05.30 38
126330 아주 가끔 듣는 홍콩 가수 노래 한 곡 daviddain 2024.05.30 56
126329 침착맨 유튜브 알고리즘 catgotmy 2024.05.30 143
126328 77회 칸 요르고스 란티모스 신작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 공식 예고편 [2] 상수 2024.05.30 186
126327 [왓챠바낭] 일본인들에게 여름이란... '썸머 타임머신 블루스'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5.29 179
126326 캐롤이란 영화가 극찬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말러 2024.05.29 236
126325 프레임드 #810 [4] update Lunagazer 2024.05.29 52
126324 서울의 봄 일본 개봉 예정 ND 2024.05.30 163
126323 비행기가 왜 [4] catgotmy 2024.05.29 256
126322 [런다운] 카풀에서 갈비까지…이병규·박병호 띠동갑 우정 daviddain 2024.05.29 101
126321 [디즈니플러스바낭] 란티모스씨는 여전히 이상하기는 한데. '가여운 것들' 잡담 [8] 로이배티 2024.05.29 408
126320 강형욱 논란과 남초 커뮤니티 [11] update Sonny 2024.05.28 789
126319 넷플릭스 찜리스트 catgotmy 2024.05.28 135
126318 프레임드 #809 [4] Lunagazer 2024.05.28 3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