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이 백일을 맞아 반갑잖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로 '출산 후 탈모' 인데요,

출산전부터 이것을 막기 위해 검은콩두유를 박스째 주문하여 벌컥벌컥 마시고

나름 거금을 투자하여 탈모샴푸도 사서 써왔습니다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순 없나봅니다.

 

아이 백일 전날 즈음인가,

머리를 감을 때 손으로 머리칼 사이를 빗어내릴 때마다

마치 검은 실을 잣듯이 계속해서 머리칼이 줄줄 빠지는 거예요.

이게, 머리를 감기 위해 머리를 빗을 때부터, 머리를 감고-> 린스질을 하고-> 머리를 헹군 뒤-> 닦고->약풍에 드라이를 하는 매 과정마다

머리가 계속해서 빠집니다.

어느 때에는 정말 무슨 식물 줄기처럼 굵게 다발로 빠질 때도 있어요.

 

머리 숱이 적어지면 금방 티가 나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고, 당분간 스타일을 바꾸기 여의치 않기에

이런 변화가 더욱 슬퍼집니다.

1년 지나면 다시 잔디인형처럼 삐죽삐죽 새 머리칼이 돋는다곤 하지만,

적은 확률로나마 계속된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네요(공포!!!)

제발 그럴 일만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왜 출산을 겪으면 여성의 몸은 꼭 어느 한 군데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일까요.

사실 일반적으로 한 군데 이상 상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고 하더군요.

탈모는 사실 다시 머리칼이 나리라는 보장이라도 있지,

가슴의 모양은 어떤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가 없더군요.

 

특히 모유수유를 오래한 여성들은 가슴 모양의 변형을 피해갈 수가 없겠고요.

아직 오래 수유하지 않은 저조차도 거울을 보면 슬픕니다.

이게, 출산후 수유로 인해 변형이 온 가슴과 그냥 별일 없이 중력 때문에 처진 가슴은 느낌이 다릅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기에 쑥스럽지만, 작은 가슴은 요즘 흉터 하나없이, 의사가 봐도 감쪽같이 확대수술을 할 수가 있는데

처진 가슴은 반드시 흉터가 나고, 어딘가 부자연스럽더군요. 위험 부담이 많아 함부로 하기 어려운 수술인 듯합니다.

 

저는 어떤 중대한 일이나 몸의 중대한 변화 같은 건 반드시 어떤 자연의 섭리라든가, 필요성이 있는 이유 때문에 벌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남녀 공히 웬만한 신체 변화는 스스로의 조절 또는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나마 회복 가능한데

왜 출산한 여성의 몸, 특히 가슴은 회복되기 어려운 것일까요.

모유수유를 했더라도 한 2~3년만 지나면 다시 스르륵 출산 전 가슴으로 되돌아간다면 이런 비애(...)에 잠기지는 않을 텐데 말입니다.

게다가 하필 가슴은 또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여성의 중요한 성적 매력포인트 중 하나인데, 이것이 변해버린다는 것은

혹시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려서  다른 데에 한눈팔지 않고(?) 육아에만 집중하라는 '자연의 섭리' 님의 깊은뜻인가..하고

뻘생각같은 소고에 잠겨보았습니다.

 

 

2.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강아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친정집에 내내 기르던 강아지가 있거든요. 온 가족에게서 모두 사랑받는 녀석입니다.

저 역시 임신 중에도 강아지 안부가 궁금할 정도였구요. 또한 저는 강아지와 아기를 함께 기르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이론의 신봉자이기에(...).

 

처음에 강아지는 아기를 설어하고 조금 미워하는 듯도 했어요.

온 가족의 관심이 온통 자기에게서 낯선 조그만 덩어리(...)에게 쏠리니 당연하지요.

자꾸만 아기방 문턱에서 흘긋거리며 동태를 살피고,

갓난아기가 빽빽 울면 '시끄러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야!'라는 듯이 강아지도 아기를 향해 짖어대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종종 아기를 안아 강아지에게 보여주며 경계를 풀어주려 애쓰기도 하고,

가족들이 강아지에게도 다시 관심을 돌려주기 시작하면서

강아지는 아기를 경계하지 않고 다른 가족 대하듯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저의 친정 가족들입니다.

저도 그렇고, 자꾸만 아기와 강아지의 이름을 헷갈려 불러요.

부지불식간에 아기에게는 강아지 이름을 부르고, 강아지를 부른다는 것이 아기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 '멍뭉'이가 분유 120이나 먹었어..." 이런 식으로요.

 

말해놓고 아차, 하고는 다들 웃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혹시 강아지와 아기를 같이 키워보신 분들도 이런 경험 해보신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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