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유사 모태솔로의 연애 한탄

2012.10.21 20:50

익익익 조회 수:3368

건축학개론은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첫사랑이었다고 했지요. 
영화든 유행가든 내가 공감 못하는 문구가 한두구절도 아니고 거기엔 별반 화도 나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엔 슬퍼졌어요.

어째서 나에게 짝사랑이라도 첫사랑이라는 게 없었을까...

물론 누군가를 좋아한 적은 몇 번인가 있었어요.  

대학 시절 같은 수업에서 몇 차례 마주쳤던 동기남이었는데 언젠가 그가 먼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걸 
나한테 한 게 아닐거라며 못 들은 척 쌩하니 지나쳤죠. 자리에 앉고서야 제 뒤엔 아무도 없었단 걸 알고선 머쓱했어요. 
얼마 뒤 종강 뒷풀이에서 제 앞자리에 앉은 그에게 머스터드 소스를 가까이 밀어준 것, 그게 제가 그에게 표시했던 호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늘 이런 식이었으니 혼자 좋아하는 감정이 짝사랑의 단계로까지 나아가지도 못했던 것이었죠.


전 혼자인게 편하지도 즐겁지도 않아요. 늘 외롭고 텅빈 것 같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부비고 싶고 그런 감정을 안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상대를 만나려는 노력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소개팅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하고, 간혹 주변에서 데이트 신청이 오면 반갑게 나갑니다. 
그렇지만 상대가 저에게 적극적인 호의를 보이는 순간, 정이 똑 떨어집니다. 나를 좋다고 하는 순간 그 사람이 참 하찮게 보이는 거죠. 
얜 뭔데 내가 좋지? 나 같은 애랑 같이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드나? 내가 좋다니 뭔가 하자가 있을 거 같다...그리고 다음 만남부터 그 하자를 유심히 찾습니다.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으려 해도 무의식 중에 찾아내고 말더군요. 당신을 더 깊이 좋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그대로 잠수...  

친구가 적어도 서너번은 만나봐야 안다며 나도 세번째 만날 때까진 과연 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조언해주더군요.
그 친구는 지금 결혼을 목전에 두고 있구요. 그치만 전 첫 만남, 적어도 두번째까지도 아니면 계속 아니던걸요. 
모솔 앞에 유사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어쨌든 연애 비슷한 걸 2번은 해봐서인데 둘 다 2달을 넘기진 못했어요. 
뭐 헤어진 이유는 뻔합니다. 도저히 상대가 더 좋아지지 않더라구요.  


사랑받고도 싶지만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건수를 늘리면 언제고 느낌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까? 아니면 원래 그런 거 따윈 없고 어쨌든 맞춰가야 하는 걸까......
얼마 전의 소개팅 상대와 네번째 만남을 앞두고 별 의미없는 문자를 주고 받다 주절거려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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