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니까 가끔 산책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면 이런 저런 생각이 들겠죠. 왜 받았을까 자책도 할꺼고, 먼저 간 남편이 생각나기도 하겠죠.

정치인으로 사는 것은 무척 무거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무거워서 인생이 좌초되기도 하죠. 박근혜 세상에서 노무현의 가족이라는 낙인은

천형처럼 그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방드라디는 그들을 짠하게 생각합니다. 마치 노빠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짠하게 생각하듯이 말이에요.

우리 전라도 사람들 어떻게, 저 흉악한 경상도 군부독재의 후예들이 우리 전라도 사람들 괴롭힐텐데......(나는 괜찮겠지만).

 

그들은 그렇게 우아하게 패배의 아픔을 적선합니다. 

 

 

 

 

노무현의 죽음의 원인은 여럿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권양숙을 비롯해서 그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드라디는 노무현의 해명을 믿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모르게 권양숙이 돈을 받았고, 그 돈은 대가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의 게임에서 그런 잘못은 큰 잘못이고, 반칙없는 사회를 내세우며 대통령이 된 노무현에게는 치명적인 잘못이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의 죽음 이후에 친노들의 윤리적 우월성을 믿는 사람은 없어졌습니다. 깨시민들조차도요. 그렇게 당신들의 '상식'이 허물어졌습니다.

 

노무현의 죽음의 두번째 이유는 그의 정치적 동반자들이었던 친노들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서였죠. 방드라디는 유시민이 노무현에게 떨어지라고 부추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근거가 부족하죠. 다만 유시민의 싸이코 패스적 기질로 미루어 볼 때,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이는 개표조작론만큼이나 근거가 미약한 음모론이죠. 다만, 노무현의 죽음 덕분에 노빠들이 참여 정부의 실책을 죄사함 받고 깨시민으로 거듭나서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친노를 지지해달라고 겁박할 수 있었습니다. 참 값진 죽음입니다. 면죄부가 따로 없죠. 물론 문재인이 그걸 날렸습니다만요. 웁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노빠들의 비겁함 때문입니다. 투표는 권리이고, 권리의 행사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정치인들은 지지자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노빠들은 노무현이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게 이끌어나갈 의무가 있었습니다. 이는 노무현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를 지지하는 노빠들을 보고 노무현을 지지한 사람들을 위한 의무였습니다. 하지만 노빠들은 그러한 의무를 잘 수행하기보다는 노무현에 실망해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을 조롱했습니다. 노동자가 죽었을 때 노무현은 "죽음으로 투쟁하는 시대는 갔다"고 했습니다. 남상국이 죽었을 때 "부정부패하는 사람은 패가 망신시킨다"고 했습니다. 둘 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습니다. 노빠들은 노무현을 꾸짖기 보다는 열심히 그를 위해 변명했고, 그를 비판적 지지하던 사람들을 비난하기에 바빴습니다. 거기서 반노가 생겨났고, 그 반노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방드라디는 미신적인 사람이라서, 노무현 부인이 돈 받아서 결국 노무현이 패가 망신을 하는 걸 보고, 그리고 그가 죽음으로써 투쟁을 하게 되는 걸 보고, 하느님의 맷돌을 느리게 돌지만 그 가루는 아주 곱다는 오래된 기독교 속담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그가 받아야 할 것을 받은 거죠.

 

깨시민들은 노무현을 이어가려고 합니다만, 방드라디는 노무현의 뜻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깨시민들은 노무현의 죽음을 조롱하고 희화화 하는 것에 극도로 불쾌해 합니다만, 그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의식에서 비롯된 상식의 규정하는 노무현의 "특권"입니다. 방드라디는 그러한 특권을 무시할랍니다. 노무현은 박정희와 같은 위상에 있는 대통령입니다. 방드라디는 듀게의 누군가가 박정희의 죽음을 모욕할 수 있는 바로 그 권리에 의거하여 노무현의 죽음을 모욕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깨시민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식"입니다.

 

아 그리고 누가 방드라디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지고 그러는데, 믿지는 않겠지만 방드라디는 진짜입니다. 언제나 진짜였습니다. 방드라디의 글이 맘에 안든다면 그건 방드라디가 덜 깜찍하게 쓰기 때문이죠. 김밥을 팔게 되면 글에서 서비스가 사라지게 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9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1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88
126390 미디어도서관에 간 루디빈 사니에 new catgotmy 2024.06.05 54
126389 프레임드 #817 [1] new Lunagazer 2024.06.05 25
126388 민희진 대 하이브를 둘러싼 어떤 반응들이 지겹네요 [3] new Sonny 2024.06.05 210
126387 Snowd4y & Drake - Wah Gwan Delilah new daviddain 2024.06.05 32
126386 담적병이라고 아시나요? [1] update 첫눈 2024.06.05 139
126385 에일리언 로물루스 메인 예고편 상수 2024.06.05 89
126384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update 조성용 2024.06.05 233
126383 어도어vs하이브 1차전을 보며 [2] update 메피스토 2024.06.04 410
126382 (태국) 치앙마이에 일년반 정도 살아본 소감 [2] update soboo 2024.06.04 354
126381 나는 지난 이 사건을 보고, 남들이 보지 못한 관점에서 생각하기에, 이렇게 판단하니까 굳이 적어서 여러분의 반응을 기대합니다, 반박시 맞음 상수 2024.06.04 268
126380 프레임드 #816 [4] update Lunagazer 2024.06.04 66
126379 일 참 잘하는 민희진 vs 돈 밖에 모르는 무능하고 음흉한 겜저씨들 [1] soboo 2024.06.04 441
126378 개그콘서트의 옛날 코너들 Sonny 2024.06.04 157
126377 여성 미혼율 4년대졸 > 전문대졸 > 고졸…“상승혼 지향이 원인” [5] 왜냐하면 2024.06.04 400
126376 음바페,"꿈이 이루어졌다" [1] daviddain 2024.06.04 104
126375 민희진 법원 결정문을 보고 [16] catgotmy 2024.06.04 511
126374 [넷플릭스바낭] 고대 프랜차이즈 부활의 붐은 오는가! '고질라 마이너스 원'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4.06.04 283
126373 뉴진스와 "민"심 [10] Sonny 2024.06.03 556
126372 고질라 마이너스 원 재밌네요 (스포) [2] heiki 2024.06.03 181
126371 듀나 데뷔 30주년 기념 포럼 "시간을 거슬러 온 듀나" - 7/21(일) 개최 [7] heiki 2024.06.03 3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