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가까운 골목에 있는 타르트 전문 까페 '타르틴(Tartine).'

사실 원래는 여기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Sam Ryan이라는 곳에 한 잔 하러(낮부터!...)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그 곳을 알려준 친구 왈, "화요일에는 피시 앤 칩스가 공짜던가 그럴걸?" 이라고 해서 가 보려 했더니, 오후 영업을 안 했다는 그런 슬픈 얘기.

그런데 눈을 돌려 보니까 타르틴의 간판이 떡하니 있는 겁니다.


"여기라도 갈래?"

".... 남자 둘이서 타르트 카페라, 뭔가 일본 심야방송 저질개그 소재 같구만.(....)"


...그런데 진열되어 있는 타르트의 자태가 너무 눈부셔서 덥석 저는 악마의 유혹을 받아들이고 말았습니다.(....)
(아아, 하루 십킬로 파워워킹이 도로아미타불이로다.)




우아한 자태의 마담을 숍 아이덴티티(저번에 누가 가르쳐 준 용어 냉큼 써먹는 거 봐라..;;)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이지만 카리스마 있네요.




가게 내부 인테리어도 이태원답게 매우 이국적입니다. 홍대와는 또 다른 느낌.



빵 맛은 다음 기회에 확인을...



카운터에 앉아있는 천사 상



태엽갑는 구멍은 안 보이지만, 예전에 외갓집에 있던 괘종시계와 닮았습니다.



.... 온거랑 모둠, 생각보다 비싸군요. ㄷㄷ
하긴 생각해보면 피스케익이 몇천원씩 하니까 다 모으면 그 정도 되긴 하겠지만.





메뉴들.



날도 더우니 아이스 더치 커피를 주문합니다. 향을 따질 정도로 커피에 조예가 깊은 편이 아니라서, 평소에도 커피 볶은 물이 신맛이 나네 아니네 정도만 압니다.
그냥 제 입에는 먹을 만했습니다. 친구는 여기다가 리큐르 샷을 추가로 주문해 타 먹었고, 그것도 달콤씁쓸한 향이 참 괜찮더군요.



오늘의 메인 = 장식장을 가득 채운 타르트들의 위엄.



그 중에서 사과 파이(인지 타르트 타탕인지 헷갈리)는 제일인지라.



일단 우리가 주문한 것은 사과 파이, 버터 타르트, 그리고 치즈 케익이었습니다. '점심 먹고 저게 다 들어가냐?'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여자들은 케이크 전용 위장이 따로 있다고 하죠? 남자는 그런 거 따질 필요 없이 대개 통합적으로 위대(胃大)한 경우가 많음.[...] (하지만 되새김질은 하지 않습니다.)



치즈 케익. 사실 괜찮은 거였는데 타르트들의 후광이 너무 눈부셔서 평범하게 묻힌 비운의[...]



버터 타르트 아 라 모드(a la mode) = 아이스크림 얹기. 그러고보니 예전에 이런 패션 브랜드도 있었죠. 그때는 저게 저 뜻인 줄 몰랐었지만(...)
(처음 알게 된 건 스누피 만화에서 스누피가 피자 아 라 모드라고 하는 거였었는데, 그나저나 피자에 아이스크림 끼얹으면? ...;;;)



사과 파이 아 라 모드. 태생이 촌사람이라 그런지 접시에 저렇게 데코하는 게 아직도 신기하게 보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도 맛나긴 한데, 다음에는 안 얹고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단맛이고 타르트도 단맛이라...;; 특히 사과파이는 꽤 달달하죠.



사과조각의 과육이 아작아작 씹히면서도 달콤한 게, 참 잘 만들었다는 것을 온 입안의 미뢰 하나하나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뭐냐 이 무라카미스러운...)


+
그런데 시꺼먼 남정네 둘이서 논문을 빙자한 시국토론을 하고 있자니.... 어떤 흑형.. 아니 갈색 짙은 언니야 한 분 빼놓고 손님이 없어지는 건 뭣 때문이었을지.;;;; 나중에 네시 좀 넘어서 쌍쌍이 커플들로 가게가 차오르길래 달이 차오른다 가자 커피는 더 주문하지 않고 그냥 나왔습니다.

- 사실 디저트의 맛은 좋았지만 정신상태는 열심히 논술 첨삭 받으면서 난도질 까이느라 한 두시간 정도 앉아있었기 때문에 제 정신은 아니었지요. ㅋㅋ (하긴 그걸 위한 스터디긴 하지만.) 나중에 제정신일 때 여자사람하고 한 번 가 볼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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