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순결과 여자의 성

2013.03.26 17:04

비네트 조회 수:3284

 

이글은 그냥 가볍게 적는 글입니다.

뭔가 기분나쁘거나 짜증나는 부분이 있으셔도 너그러히 봐주세요.

 

재미있는 듀게질 중에 저를 또 빡치게 하는 주제가 나와서 말입니다.

혼전순결에 대한 저의 가장 첫 기억은 여중을 다니던 때였습니다.

갑자기 수업끝나고 선생님들이 여학생들을 강당에 불러모아 분홍색 사탕을 나누어 주더니 그걸 먹으라더군요.

그러더니 니가 방금 먹은 건 순결캔디다, 이걸 먹었으니 앞으로 결혼전까지는 꼭 너의 순결을 지켜야 하는거다 랍니다.

저는 그 맛없기 짝이 없는 캔디따위 먹을 생각이 없었고, 순결이라는 개념 자체도 뭐 그 딴걸 이렇게 불러서까지 이야기하나? 라고 생각했기에

운동장 바닥에 촌스러운 그 분홍색 캔디를 집어던지고 발로 지근지근 밟아주었습니다.

 

지금 그 때를 돌아보면 영혼깊은 곳으로부터 빡침이 올라옴을 느낌니다.

단발머리 찰랑하고, 흰 카라 빳빳히 세워입은 여자애들을 데려다 놓고 순결 이라니???? 그게 뭔 개소리였을까요????

마이크를 앞에 두고 뭔가 캥기는 듯한 표정으로 일장연설하시는 보건선생님의 얼굴까지 아주 저의 화를 돋구곤 합니다.

 

왜 그 어린아이들에게 이런식의 못되고 몰이해적인 개념을 주입시키려는 건지...그것도 아주 학교측에서 대놓고요.

요즘도 이거 하나요??

 

전 젊은 여성들이 제발 본인의 섹슈얼리티에 당당했음 합니다.

밑에 글에서 읽었듯이 한국에서 여자로 살며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건 분명 힘든 거란 걸 압니다.

하지만 그래야하지 않나요?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됩니다.

 

제가 정말 혼전순결의식에 대해 회의적이 된건 오히려 결혼하고 나서입니다.

유부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혼전순결이란 정말 역겹지만(강한 발언 죄송) 본인이 뭔가 대단한 걸 지니고 있다가

운좋게 그걸 받은 남편이 자신에게 평생 감사해야 되고, 자신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되며 그걸로 상대방을 뭔가 쥐고 흔들 수도 있으며

이걸 잃는다면 너는 이미 둘의 관계에서는 을이 되어야 된다는 모종의 합의가 있는 개념이더군요.

이게 뭡니까 정말...어휴.

그 유부녀분들은 혼전순결때매 혼란스러워 하시는 분들에게 자신의 이런 의견을 피력하시며 강력히 지키라고 추천하시던데 욕하고 싶었어요. 그런거 추천하지 말라고.....

 

혼전순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시고, 종교적이유로 지지하시는 분들은 저도 정말 존중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이렇기 때문에 한국여성들의 섹슈얼리티 해방은 아직 멀은 것 같습니다. 해방이라니까 뭔가 거창한 거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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