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2012.05.15 14:19

HardCore 조회 수:6238

혼자 제주에서 기약 없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하다 돈 떨어지면 숙식 제공하는 농장에서 일할 작정입니다.

농장에서 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집을 나와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다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왔지요.

처음에는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데나 기웃거리다가 올레길도 걸어보고,

올레길을 걷다 보니 게스트하우스란 곳에서도 쉬게 됩니다.


처음엔 너무 피곤해서 서귀포의 어느 이름없는 게스트하우스에 묵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차피 혼자 다니는 여행 값도 싸고 그리 불편하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좀 유명하고 특색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다니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찾아간 곳은 '버스스탑'이라는 곳으로,

음.. 그냥 홍대에 있는 카페 하나를 통째로 옮겨 놓은 거 같았습니다.

대충 옮긴 것도 아니고 고스란히 통째로 완벽하게;

그런 분위기를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이미 저에겐 익숙해서 너무 편한 곳이었습니다.


그곳 사장님께 특색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 달라고 하니 약 30곳을 말씀해 주십니다. ;

현재 제주에는 이미 엄청나게 많은 게스트하우스가 있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긴 하나 봐요.


소개받은 곳 중에서 내가 가는 방향과 같고 '최근에 생겼다'.. 

즉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이 특색이었던 '미쓰홍당무'라는 곳을 가게 됩니다.


버스스탑은 그냥 제주 마을에 홍대카페가 뚝 떨어진 느낌이라 이질감이 좀 있었는데,

'미쓰홍당무'는 원래 있던 제주가옥을 개보수해서 규모도 참 작고 아담하여 맘에 들더군요.


5월 5일에 오픈하셨다는데 아직 많은 사람이 들르지는 않았나 봅니다.

사장님이 너무 너무.. 너무 -_-; 친절하세요.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는 보통 이만 원으로 가격이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이만오천 원이라기에 그것도 좀 궁금해서 일부러 찾아 가봤는데,

제 생각에는 +5000값을 합니다.


대부분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수건을 주는 것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좀 이렇게 다니는 여행을 해본 분이라면 그 수건의 고마움을 다 아실 거에요.

전 수건을 들고 다니면 닦고 빨고 말리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냄새가 나고 어느덧 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사장님이 게스트하우스 규모가 작은 대신 꽤나 여기 저기 신경을 쓰신 게 보입니다.

어느 자동차광고처럼 알면서 포기했거나 몰라서 놓친 디테일들을 보여 줍니다.

제가 아직 많은 곳을 못 가봐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너무 깔끔하고 친절하니 이게 얼마나 지속할까 걱정도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아직 오픈빨(?)이 유지 될 때 혹시 제주도 가실 분들 있으면 들러보시라고

광고성글을 쓰고 있네요.

물론 그게 오픈빨이 아니라 계속 유지됐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미쓰홍당무사장님의 추천으로 근처에 있는 '비자림'이란 곳에 갔었는데,

제가 제주도 와서 돈 내고 들어가 본 관광지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저도 추천합니다.



 

최대 수용 인원 10명의 작고 아담한 미쓰홍당무. 영화랑은 상관없는 거 같네요.



 

샤워실 비치품이 우리 집 보다 낫네요. -_-;



사장님이 아침으로 차려주신 것. 뒤쪽에는 카페 부엌에 사장님이 보이네요.




'버스스탑', '미쓰홍당무'는 참 조용하고 쉬기 좋은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그래서 좀 북적거리고 강제성도 있는 곳을 찾다가 지금은 '소낭' 이라는 곳에 와 있네요.

밤에 제주흑돼지파티도 하고 새벽에 오름투어로 한대요. 군대식으로... -_-;



조금 전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제주까지 내려가서 PC방에서 디아블로 하고 있지 말고 그냥 올라와서 편하게 하라고...

전 확장판에서 합류하겠습니다~



--- 추가 ---


요리하는 사장님 안 걸고, 먹기 전에 찍은 아침식사와,

인상적이었던 공동세면대?

그리고 너무 좋았던 비자림 사진을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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