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5 23:02
몇 해 전인데 호기심에 음악방송이란걸 하게 된 적 있엇습니다. 그때 알게 된 동갑내기 여자 사람이 있었는데,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뭐 딱히 여자로 안보이고 안끌려서 가끔 전화하면서 친해지다가 어느날 다른 방송에서 알게된 남자분을 알게 되서 제 방에 초대했죠. 그리고 그때 그 여자 사람이 방에 왔었
습니다. 그 여자애도 미혼에 애인 없고... 친구만 잔뜩 있고 남자분도 미혼에 애인 없고 나이도 많으신 처지여서.... 그냥 제가 소개를 했죠.
그리고 한 몇 개월 지났던가? 어느날 여자 사람 친구가 저한테 쪽지를 보낸 겁니다.
나 : 왜?
친: 너 **님 알지?
나: 잘되가나?
친: 우리 결혼한다..
나: 정말?
결혼한 다는 말에 저는 우선 '와우 내가 내 머리는 못 깎아도 남 머리는 깎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일순간... 아 술을 석잔 먹어야 하나? 양복을 한 벌 챙겨야 하나? 라는 지
극히 세속적인 계산에 몰입하게 됐거든요...
근데 이후 문제가 생긴게, 이 커플이 만난지 세번째라는 거였습니다. 처음에 친구가.. 그리고 두번째는 당시 여자사람이랑 같이 동업하던 언니가.. 그리고 세번째는 제가 한
겁니다. 아.. 어쨋건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그 친구랑 한번 이야기 하게 됐습니다.
나: 야... 니 뭐 잊어먹은거 없나? (사는 곳이 부산이거든요)
친: 뭔데?
나: 니는 와 중매쟁이한테 인사가 이렇노? 술 석잔도 없고 양복도 없다..
친: 와라 내 뺨 석 대 때려주꾸마.
나: 와 뺨석댄데? 노처녀로 늙어죽을뻔한 니 내 구원해줬다 아이가?
친: 니 그거 아나? 부산시내에 우리 결혼시켰다는 사람이 반이다...
여기서 한 방에 가버렸습니다. 지금도 가끔 메신저나 싸이 홈피로 서로 소식 주고 받는데 너무 잘 삽니다...
참 몇 달 안봤지만 친구도 참 쾌활하고 활달했고 남편분도 참 진중했는데 중매 하나는 제대로 서줬다고 생각합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8032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6626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6760 |
4 | [법률상식] 임금체불을 당하셨나요? 이 만화를 참조하세요. [2] | 오늘은 익명 | 2012.08.10 | 2167 |
3 | 필름포럼에서 일링 코미디 특별전을 하네요. (2011.11.4-6) | crumley | 2011.11.04 | 1237 |
» | 요 아래 결혼식 글에 부쳐 - 아직도 양복 못 받은 중매쟁이 이야기 [2] | Apfel | 2010.10.05 | 2490 |
1 | 이사를 다녀서 나쁜 점 그 외의.. [4] | Apfel | 2010.08.22 | 3038 |
그렇다면 Apfel님께서 그 사실도 모르고 둘을 다시 연결해줬다는 얘긴데 그야말로 영화 소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