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깐부치킨 처음 먹어봤어요

깐부치킨에 대한 제 인상은 주로 여의도나 강남 일대의 직장인들 출몰 지역에 위치한 호프형 체인이란 거였어요.

직장을 안다니는 저는 먹어본 적이 없었음.

근데 친오빠가 여기 체인을 하고 싶다길래 약간 호기심이 동했고.

아파트 단지에 체인점이 생겨서 전부터 한 번 먹어보려다 오늘 실행에 옮겼습니다.

제일 잘 팔리는 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마늘 전기구이라고 하네요. 16000원.

전기구이라고 하면 보통 트럭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것을 연상하지 않습니까.

예전에 동행에서 트럭에서 닭파는 아저씨 편이 정말 슬펐는데..

그 아저씨에게 미안하게도 전 그 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뱃속에 찹쌀이 든 것도 싫고.. 아저씨 미안..

근데 이건 이름이 전기구이일 뿐. 맛은. 예전에 수유역 근처에서 먹었던 마늘 치킨과 더 유사한 것 같아요.

그 가게가 원조의 호쾌함과 거침이 느껴지는 맛이었다면 깐부치킨의 마늘 전기구이는 정교하게 통제된 맛.

껍질의 바삭함이나 살의 부드러움. 맵지 않게 처리된 마늘의 식감은 마치 삶은 감자같아요.

한입 크기로 절단된 닭 위에 마늘을 얹고 그 위에 파슬리 가루를 뿌린 연출도 대단히 잘 정돈되어 있네요.

전체적으로 가볍고 부담없는 맛이라 맥주는 먹고 싶지만 살은 찌고 싶지 않다-> 카스 라이트 같은 전개가 펼쳐지네요.

전 치킨무를 안먹어서 빼달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우리 가게의 무는 다르다, 고 주장해서 들고 왔습니다.

먹었는데 확실히 타 가게보다 덜 자극적이고 (빙초산 맛도 덜나고) 무도 무르지 않았고 양호하지만

역시 저는 치킨무를 싫어하는군요.

 깐부치킨 점주의 폭풍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고.

찍어먹으라고 양념을 주는데 이건 별로입니다. 양산형 양념 맛인데다가 전기구이와 별로 어울리지도 않아요. 마이너스 포인트.

생맥주도 1리터 사왔는데 가격은 5000원이고. 보통 거품때문에 좀 덜 받은 듯한 억울함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런 불만을 원천봉쇄하기 위함인지 거품을 최대한 억제해서 따르더군요.

생맥주의 질은 좋은 편입니다. 근데 뭐 이건 지점 나름이겠지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었던 깐부치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