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솜씨가 없어 오해받을 수 있겠지만 용기 내 써봅니다.

게시판에서 한의학을 과학적인 학문으로 인정하느냐와는 논지가 조금 달라요. ^^;

 

------------------------------------------------------------------------------------------------------------------------------------------------------------------------------------------------------------------

 

저는 교통사고 후 목뼈(경추)에 만성통증이 생겼어요.

교통사고 직후 팔 저림과 마비로 입원했을 때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권했어요.

엑스레이나 CT상으로 특별히 디스크에 손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고 약간의 염좌로 보인다는 소견과 함께

이것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인지 교통사고로 인한 발병인지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퇴원 이후로 1킬로그램 이상의 무게를 가진 물건을 들거나 고개를 숙이고 서류분류작업을 하거나 할 때면

경추 아래로 경미하게는 등, 심할 때면 발뒤꿈치까지 둔한 압박 또는 찢어지는 듯한 간헐적 통증을 느꼈고

어떤 날은 아예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할 통증과 저림에 꼼짝못하고 누워만 있게 되었던 적도 있었지요.

 

저 나름대로 꾸준히 다년간 물리치료도 받아보고 침도 맞고 척추지압도 받아왔는데 결론은 그 어떤 병원에서도 고치질 못했네요.

현재는 걷기와 스트레칭을 매일하며 몸 전체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통증관리를 하고 있지만 직장에서 조금 무리라도 할라치면 많이 힘들어요.

 

그런데 말이죠. 참 신기한 것이 저는 (양)의학 상으로는 아무 이상도 없는 사람이랍니다.

제가 사는 중소도시의 이름난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부 가 보았지만 목디스크처럼 보이나 엑스레이 상으로 이유가 될 만한 그 무엇이 관찰되지 않으니

이유가 없다고 합니다. 이유가 없으니 치유도 못한대요. 심지어는 제 통증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자기들은 인정할 수 없대요.

사고 전에는 정형외과에 다닌 적이 없고 그 어떤 치료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는 소명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도 어느정도 이해는 해요. 본인들이 학교에서 배운 이론 상 원인이 눈에 보여야 증상을 인정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인과관계가 투명한 것, 그게 바로 과학이니까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들이 밝혀내지 못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통증이 아니니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고

점점 더 좌절을 겪을 수 밖에 없었어요.

 

지금으로써는 증상에 따른 이유를 모르면 자신들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인정이라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대놓고 제 앞에서 '당신의 통증은 기저에 나는 아픈 사람이다라는 것이 내제되어 있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라고 사이비 환자 취급한 사람도 있었어요.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한 것이냐고 묻자 그건 아니라고 답하더군요. 자기가 하는 말이 뭔 말인지나 아는 걸까요?

-이 의사는 자기가 목이 쉬어서 아픈데도 저를 위해 설명하는 거라고 생색도 내고 -_-  참 희안한 사람이었어요. 진료비는 받더군요. 물리치료도 하고 가래요.-

 

그 이후로도 나름 이름난 병원에도 가보고 동네 정형외과도 찾아보았지만 마찬가지입니다.

병원마다 의사의 응대 태도는 천차만별로 다르지만 진료결과는 마찬가지로 고칠 수 없다. 라는 것이었어요.

 

------------------------------------------------------------------------------------------------------------------------------------------------------------------------------------------------------------------

 

글이 길었는데 결론은 이래요. 제 사례 하나로 일반화 시키자는 건 아니지만 작은 교훈을 얻었거든요.

 

공공적으로 인식가능한 사실에 근거하고 논리적 사고를 구사하여 구성된 체계적 이론으로 실천적 검증을 거친 객관적 진리로써의 과학(의학)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현대 과학(의학)입증하지 못하는 그 어떤 무엇이 있다고 해도 추후 학문, 기술의 발전으로 검증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눈에 확연히 보이지 않는 지금, 당장 밝혀지지 않은 그 '무엇'을 무조건 비과학이라고 치부하거나 정의하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깊게 탐구하고 활발히 연구하는 등 과학적인 입증을 위해 더 힘써야 하지 않는가. 싶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66
126465 [퍼옴] 2008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사랑을 믿다] 도입부. new jeremy 2024.06.13 32
126464 [왓챠바낭] B급 취향이 아니라 그냥 B급 호러, '독솔져' 잡담입니다 new 로이배티 2024.06.13 70
12646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new 조성용 2024.06.13 168
126462 80년대 브랫팩 다큐멘터리가 나오네요 new LadyBird 2024.06.13 78
126461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1,2 (스포) new heiki 2024.06.13 96
126460 러시아어 안젤리나 다닐로바 [1] new catgotmy 2024.06.13 78
126459 프레임드 #825 [2] new Lunagazer 2024.06.13 34
126458 매드맥스의 세계 [3] new 돌도끼 2024.06.13 163
126457 쓸데없는 질문 ㅡ 조코비치가 잘생겼나요? [6] new daviddain 2024.06.13 122
126456 에스파의 슈퍼노바 뮤직비디오를 보고 Sonny 2024.06.13 115
126455 넷플릭스의 진정한 가치 catgotmy 2024.06.12 215
126454 일본과 독일에 대해 catgotmy 2024.06.12 123
126453 프레임드 #824 [4] update Lunagazer 2024.06.12 42
126452 Love is an open door 프랑스어,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1] update catgotmy 2024.06.12 81
126451 Françoise Hardy et Jane Birkin Comment Te Dire Adieu [2] daviddain 2024.06.12 97
126450 아시아 축구선수 시장가치 top 10 daviddain 2024.06.12 187
126449 민희진 이슈는 결국 돈문제(2) feat 초미학적 인간 [8] 분홍돼지 2024.06.12 551
126448 [넷플릭스바낭] '히트맨' 아주 재밌습니다. [13] update 로이배티 2024.06.12 477
126447 에일리언 시리즈가 어느샌가 다시 표기가 에이리언으로 바뀌었네요 [10] eltee 2024.06.11 307
126446 프레임드 #823 [4] Lunagazer 2024.06.11 4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