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좀 넘게 사귄 애인과 내년쯤 결혼을 진행시킬 생각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둘중 하나가 의도한 건지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랑 만나면 결혼 얘기가 유독 많이 나오는데,

친구는 항상 제가 결혼 안/못 할 각오를 하고 사는 것에 의구심을 품는 쪽이에요.


오늘도 그 얘기가 나와서 난 결혼하면 분명히 언젠가 이혼할 건데 이혼할려면 또 얼마나 귀찮노? 그래서 안 할래-이랬더니 또 이유를 묻더군요.

이 얘기 전에도 한 것 같은데- 라면서 "분명히 내가 배우자한테 기만당할테고, 난 애도 절대 안 낳을 건데 그럼 당연히 이혼하겠지"라고 답했고요.

순전히 제 기준에서 결혼생활이 왔다갔다하는 기만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일단은 성적인 문제.

(자발적으로 노래방 도우미를 부른 것을 포함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성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고 사람을 샀다거나, 

개인적으로 (원나잇을 포함한) 다른 사람과의 성관계가 있었다거나, 성적인 관계로의 발전을 기대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경우 등이 있겠죠.

다음으로 경제적인 문제.

명확하게 본인 소유의 개인적인 재산을 초과해서 공동 재산을 잠식해가면서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줬다거나 주식을 샀다거나

보증을 서줬다거나 사업을 시작했다거나 연봉 이상의 금액을 상의없이 빌렸다거나 뭐 이런 거요.


저희 외할머니는 전자에 호되게 당해서 가정이 파탄난 경우라 엄마한테 남자는 가정적이고 성실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교육을 시켰는데

저희 엄마는 그런 남자를 만났으나 후자 때문에(가정적이고 성실하면 뭐하나요 경제관념이 없는데) 인생 망칠 뻔하고

저와 동생한테는 결혼 뭐한다고 하노, 혼자 살아라! 난 애도 싫고 손자도 싫다! 라고 항상 말씀하시는 쪽입니다.


요즘엔 그래도 경제적으로 문제 일으키는 사람은 저희 부모님 세대에 비하면 적을 것도 같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한국같은 성매매 천국에서 제가 빡쳐서 이혼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불가능할 것 같단 말이죠.

그렇다고 한번은 실수(같은 소리하고 자빠지네)로 그럴 수도 있지, 용서해줄게 이럴 성격도 못 되고요.

물론 전 매우 눈치 없는데다 게으르기까지 하니 평생을 속은 채 속 편하게 살 수도 있겠지만 이건 상상만 해도 제 인생이 불쌍해지니 논외로 하고요.

이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전 오히려 결혼하는 사람들이 본인은 기만당하고 살지 않으리라 확신을 하는 건지,

아니면 기만 당해도 어쩔 수 없다(내지는 상관 없다?)고 생각을 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아예 이런 생각 자체를 안하는 건지가 궁금한 쪽이고요.


과연 결혼 생활이 끝날 때까지 성적인 쪽과 경제적인 쪽 두가지 모두에서 기만하거나 기만당하지 않는 부부는 몇 %나 될까요?

아무 근거 없는 제 생각으로는 백에 한쌍도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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