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직업에 관한 글을 읽다 드는 생각이에요.

리플에 달린 한겨레 상담글..

맞는 얘기지만 전 그 사람의 상담글이 참 싫어요.

그게 현실이고, 그 현실을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하는게 맞는 걸 거에요.

제가 아직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만큼 내공이 쌓이지 않았거나 뭔가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홍상수 영화처럼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참 싫어요.

 

어쨌든 중요한건 즐겁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무진장 많은 노력과 탐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출세하기 위해서 아둥바둥 사는거 난 싫다.

난 경쟁에서 벗어나 나만의 가치관에 따라 즐겁게 살거다.

거기까지는 좋아요.

하지만 어쨌든 먹을 양식이 필요하고, 잠잘 공간이 필요한 땅에 딛고 사는 인간으로선 어느 정도의 돈벌이가 되는 뭔가가 필요해요.

그렇지 않고 그냥 부모님에 얹혀서 혼자서만 고고한척 살 수는 없죠.

 

전 대학교때 그 부분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안한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 내가 만들고 싶은 사회에 대한 생각은 많았는데

그걸 특정한 직업으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못했어요.

그건 특정한 직업이 될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나의 생각들의 많은 부분이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었어요.

또 중. 고등학교때까지 감독과 감시에 의해서만 움직였던 내 생활을 자율적인 체계로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특정한 직업을 위해 나의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한다는게 중, 고등학교때처럼 특정한 이데올로기에 다시 종속되어 노예가 되는 것 같기도 했고요.

 

뭐든 노력이 필요한건 맞는 것 같아요.

무엇을 위한 노력이냐가 중요하지, 자본주의가치, 경쟁구도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그냥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직업을 생각하지 않고 마냥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같아요.

 

물론 직업을 구한 다음에도 그 노력이란건 끝나지 않죠.

당장 전 직장 이후의 삶이 텅 비어 있어요.

그렇다고 직장이 즐겁지도 않아요.

그냥 무기력하게 직장에서 주어진 일들을 하고, 끝난 뒤에는 무기력하게 시간을 축내고 있어요.

당연히 삶이 즐겁지 않죠.

무기력하지만 출근시간이 정해져있고.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꾸역꾸역하는거죠.

물론 이런 삶이 의미가 없지는 않아요.

다만 현재로선 즐겁지 않고 그냥 나란 존재 자체가 아무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뿐이죠.

우울함, 무기력함, 공허함만이 남아있죠.

 

노력도 습관인 것 같아요.

 

본인은 잘 못 고치면서 왜 이런 얘기를 주저리 주저리 하고 있을까요?

과거에 대한 조금의 후회 때문이기도 하고, 혹시나 저와 같은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다시 한번 저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진단을 하고 싶어서이기도 해요.

혹은 그냥 술에 취해 잠자기 싫어 적은 바낭에 불과할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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