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떤 글 보고 든 생각.

 

정치인들이 선거에 나서면서 홍보할 때 늘 내세우는 게 있죠. 사실관계가 도저히 안맞는 정몽준 같은 사람 빼고ㅋ. "나도 어려워봤다. 배 곯아봤다. 어려운 환경에서 소 키우면서 공부해서 명문대 합격했다. 근데 돈 없어서 학교도 못갈 뻔 했는데 주변에서 돈을 모아줘서 기적같이 등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졸업하고서 힘들게 취업해서 밑바닥부터 박박 기며 인정받아 사장까지 했다. 그리고 이제 정치를 하며 봉사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인물 누구 있죠. ㅎㅎ

 

이렇게 홍보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여기에 공감하고, 자신을 동일시하며, "내 편"이라고 인식해주길 바라기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저 사람은 어릴 때 힘들어봤으니까, 나같이 힘든 사람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나같은 사람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 사람을 뽑습니다. 가끔은 그런 이유로 대통령을 뽑기도 하지요. 하여간에.

 

그런데 그런 자수성가 타입의 대명사 누구때문에, 전 요즘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별로 좋게 안보입니다. 스스로의 성취에 대해서는 인정할만 하나, 그런 과거때문에 저같은 사람들을 챙겨주는 마음이 있을거라고는 기대가 전혀 안들어요.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그들은 지금보다도 더 열악한 사회보장 시스템 하에서 개인의 개고생을 기반으로 그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개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공감하기가 오히려 쉽지 않을거에요. "등록금이 비싸? 죽어라 공부해서 장학금 타면 될걸 우는 소리는. 취업이 어려워? 죽어라 공부했더니 대기업 취직 되던데? 월급이 작아? 전엔 훨씬 작은 월급 받으면서 저축도 하고 살았는데. 일찍 짤렸어? 그러게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고 승진하지 그랬어. 결국 다 니가 열심히 안해서 그런건데 나라에 뭘 바라는 거야?" 그러면서 마지막에 덧붙일 근거도 있지요. "날 봐."

 

전에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계안 후보가 돌리는 홍보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현대 관련 경력이 잔뜩 있더군요. 매일 새벽같이 출근했다, 평사원부터 시작해서 사장까지 갔다. 윽. 누구 이력서 보는 거 같아서 즉시 "안찍어" 라고 결심했어요. 더 알아보니 누구보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한 분이더군요. 게다가 생각해보니 전 서울시장 투표권이 없더라능... ㅡㅡ;; 어쨌거나 미안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당분간은 자수성가한 사람이 날 챙겨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을거에요. 차라리 돈많은 부자 출신이 "옛다 적선이다~" 하길 바라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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