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클리셰 / 강아지 꿈..

2010.10.16 14:02

아룡 조회 수:2062

평소엔 별 문제 없다가 어느 날 사소한 말다툼으로 '너한테 정말 실망이다!'따위의 대사를 하곤
그 대사를 한 사람(혹은 들은 사람)이 사고를 당합니다. 주로 교통사고죠.

 

그럼 남은 사람은 '너한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실망이다"였어'등을 읊으며 엉엉울죠.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한국 드라마에서도 몇몇 그런 장면들을 본 것 같고..

미드에서는
Glee 시즌2 에서 커트와 커트 아버지와 대화 후 커트 아버지 사고,
위기의 주부들 시즌3에서 줄리 이디 조카와 사귀려고하자 수잔이 '너한테 실망이다!' 하고 바로 줄리는 마트 인질 사고를 당하는 것 등이 있네요.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따로 있는데..

 

 

6년전에 듀게에도 글을 남겼었어요.
13년된 강아지가 죽었다고. 많은 분들이 위로를 주셨고요.


요크셔 수컷이었는데 절 굉장히 안좋아했어도 인형던지며 놀아주기 할 때는 제 방문을
벅벅 긁고 들어와 항상 저를 찾았었죠. 집을 나갈때 빠이빠이하면 손까지 흔들어주던 똑똑한 놈이라
이름도 똘똘이였고요.

 


그 날은 제가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가는 날이었어요.
큰누나가 캐나다 토론토로 1년째 연수를 가 있는 상태였는데 돌아오기전 미동부 여행을 저와 같이 하기로 했었죠.


늘 똘똘이 씻겨주는 당번은 큰누나였는데 1년간 집을 비웠으니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번 정도 생각날때나 어머니나 작은누나가 돌아가며 씻겨줬었어요.

 

그래서 떠나기 직전 처음으로 한번 제가 씻겨볼까? 했었는데
시간도 없고 귀찮고 해서 그냥 바쁘게 공항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여행 열흘쯤 지났을 때 맨하튼 가는 버스 안에서 강아지 죽음 소식을 들었어요.

 

1년간 연수를 끝내고 이제 여행을 마치고 집에 가면 강아지를 볼 수 있었던 큰누나는 더 안타까워 했지만
전 씻겨주지 못한것이 너무 후회스러웠죠.
어머니는 다른 애견들처럼 예쁘게 꾸며주지 못한 것이 아직도 후회스럽다고 하시고요.


죽음 뒤엔 늘 후회만 있나 봅니다. 잘해준 기억보단 못해준 기억만 먼저 떠오르고,
나쁜 기억보단 인형 던져주며 놀았던 즐거운 때가 더 떠오르고, 그렇네요.


갑자기 뜬금없지만, 오랜만에 꿈에서 똘똘이와 산책하고 씻겨주는 꿈을 꿔서 생각났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5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09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236
116533 30rock 시즌5-에피04 "LIVE SHOW" [6] 쭈™ 2010.10.16 2414
116532 풍선이 유에프오 구실 많이 하나봐요 [1] 가끔영화 2010.10.16 1486
116531 결국 슈스케2 최고의 공연은 장재인+김지수라는 게 확정된 기분이었어요 [2] 밀크 2010.10.16 3453
» 사고 클리셰 / 강아지 꿈.. [2] 아룡 2010.10.16 2062
116529 이제 다시 고독한 레이스를 하고 있습니다(포인트 관련) [3] 가끔영화 2010.10.16 1617
116528 [자동재생] DJ DOG [5] 물고기결정 2010.10.16 1997
116527 성균관 스캔들, 자이언트, 모던패밀리 결국 드라마 잡담 [3] 아름다운나타샤 2010.10.16 3610
116526 '비평가'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신경숙을 부탁해!' [11] 사과식초 2010.10.16 3785
116525 니시오 이신의 잘린머리 사이클에 나오는 단체의 강령[스포일러有] [6] catgotmy 2010.10.16 1727
116524 이영진 with a cup 화보 [2] 행인1 2010.10.16 4080
116523 잡담들 [2] 메피스토 2010.10.16 1686
116522 소개팅 후에 말이죠 [4] 서리* 2010.10.16 3351
116521 저 장재인이 떨어지는 꿈 꿨어요. [4] One in a million 2010.10.16 2696
116520 [듀나in] 국민마스터 카드 결제 에러. [2] Assam 2010.10.16 2214
116519 여러 가지... [12] DJUNA 2010.10.16 3922
116518 가을 산행을 떠나고 싶네요 [2] 사람 2010.10.16 1741
116517 대(對)손담비 끝판왕은 걸오였군요. [3] Paul. 2010.10.16 10262
116516 가와카미 히로미 - 빠지다[스포일러 有] [4] catgotmy 2010.10.16 2195
116515 남남커플과 남녀커플의 차이.swf [10] snpo 2010.10.16 4691
116514 [바낭] 누가 혹사 시켜서 선수 망가졌다 는 말.. [2] Apfel 2010.10.16 243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