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신지예, 이준석

2021.07.10 08:00

어디로갈까 조회 수:1234

# 이 나이까지 살아보니 서슴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들이 가족구성원에게 충실하고 좋은 이웃이고 사회에 유용한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알겠는데 좀 따분하다고 할까요. 자기능력을 넘는 삶을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달까요. 호오의 감정 없이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제게 매력적인 사람은 두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과 완벽하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제게는 압도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더 눈에 띄고 매력적이에요. 영리한 사람들과 일하며 이리저리 부딪다 보면 저 같은 바보만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돼요. (에취!)

#청년 정치인이랄 수 있는 이준석과 신지예의 백분토론을 뒤늦게 유튜브에서 봤어요. 신지예가 이준석에게 밀린 것은 어떤 정책이나 지향, 가치를 최종결론처럼 곧바로 주장하는 화법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신지예에게 이토 고치히로의 <데이터 분석의 힘>이란 책을 권해주고 싶더군요. 이준석은 아전인수이긴 하나 자신의 분석을 토대로 논리정연하게 보이는 과정을 시전해서,  그가 하버드에서 배웠다는 데이터 분석에 따른 토론이 저런 것인가보다 했습니다.  

예전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날아다니던 유모 진모 선생들이 어느 때부턴가 우물거리며 말하는 모습을 볼 때면 이 분들은 업데이트를 안 하고 있나보다 싶은 생각이 들곤 해요. 상대를 눌러보겠다는 민망한 블러핑이나 하지, 실제로는 당연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하는 타입에 머물고 있는 모습은 답답 착잡할 때가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이 안되면 화자는 직관과 음모론에 입각한 독설을 설파할 수밖에 없죠. 그런 이들을 ‘provocateur - 도발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데이터 분석이 되는 이준석은 지나치게 상대를 자극하거나 공격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걸로 신지예를 넘어선 것 같아요.  지젝, 슬로터다이크, 볼츠 등등 많은 철학자들의 주된 수법이 데이터 분석과 리터러시입니다. 일정한 트렌디한 데이터를 여러 각도에서 읽고 그것을 실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철학으로 변환하는가 하는 게임.  거기에는 마치 검은 상자 속으로 인풋과 아웃풋이 일어나는 공정함이 필수적인 것이고요. 
빅데이팅의 세상이 되면서 빅데이팅화된 사유를 하는 인물이 더 많이 정치인으로 출현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젊은 두뇌가 더 유리하겠죠. 공부하라는 권고가 자연스레 따라붙는 것이고요. (설마 제가 이준석 옹호론자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으시겠죠.  -_-)

뻘덧: 어젯밤 친구가 전화로 은밀하게 말하기를
친구> 넌 굉장한 경험을 과거로 지니고 있는 사람 같아. 그래서 신비하게 느껴진달까.
나> (헛참) 그 대단한 과거를 전혀 기억 못한다는 게 나의 가장 믿음직스런 부분인 거고 응? 응?
친구>우리가 이 정도 생각도 못 밝힐 사이는 아니잖아.
나> 나쁜 적보다 좋은 친구를 잃기 쉬운 이유를 니가 아직 모르는구나. 
친구> 쳇
나>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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