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의 삶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2008.08.15 09:27

hubris 조회 수:4534

행복한 결혼생활은 결혼과 함께 두 사람이 같이 발전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 원칙이 깨지면, 부부가 모두 행복을 느끼기란 참 어렵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상대라고 생각해서 결혼을 했는데, 상대가 너무 후져지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후회하고 번민하게 됩니다.  내 선택이 옳은 것이었다, 라는 만족의 느낌으로 사는 것과 왜 그런 선택을 너무 빨리 해버렸을까, 라는 후회의 느낌으로 사는 삶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상대가 너무 앞서 나가면 기를 쓰고 따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뒤처지는 것 같으면 상대를 끌어 올리는 데 애써야 합니다.  

또 한가지.  부부생활을 시작하면서 시작되는 인간관계의 문제 상당부분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출발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시어머니는 왜 며느리인 나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다른 시어머니는 그렇다는데, 라는 허황된 생각도 가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이해할 인센티브 구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시어머니가 원하는 것은 아들의 행복이지 며느리의 행복이 아니니까요.  그런 인센티브 구조를 이해하면, 시어머니 앞에서 해야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분명해 집니다.  당신의 아들은 내게 장가와서 호강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게 핵심입니다.  집에서는 남편을 아무리 부려먹더라도, 시댁에 가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현명하다는 겁니다.  남편의 경우는 정반대입니다. 아무리 가사, 육아 분담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처가집에 가거나 장인/장모님이 있는 곳에서는 딸을 엄청나게 위하고 있는 걸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 위선은 떨어서 나쁠 게 없습니다.

저는 가사노동이 우울한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동을 하면서 행복해할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낮은 대가를 지불받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남편이 아내를 가사노동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게 해주는 게 아내의 행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두 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돈으로 해결하거나, 내 몸으로 떼우는 겁니다.  남편이 돈을 주지도 않고, 몸으로도 떼우려고 하지 않으면, 부인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막 태어나서 자라는 전쟁같은 시기엔 더 그렇죠.  남자들을 보면, 돈으로 해결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몸으로 떼우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몸으로 떼우느니 불화를 감당하겠다는 사람이 더 많죠.  불화보다는 몸으로 떼우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남자를 가리켜, "가정적인 남자" 혹은 "다정다감한 남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성향을 가진 남자의 장점은 결혼전에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런 성향을 정말로 갖고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고 확신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선호됩니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이해못할 것도 아닙니다.


오스카 와일드가 "이 세상의 진실을 설명해주는 것은 사랑이지 독일철학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이 세상의 진실을 설명해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돈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인 조커는 그래서 배트맨에게 가공할 적이 된 것이겠죠.




<좋은 남편감은 못 되는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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