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번개를 폭파하고 헛헛한 마음에,  혼자 와인이나 열어서

다음 다운로드에서 500원 주고 받은 바람과 모래의 집이나 봐야겠다 싶을 때!!

저를 긍휼히 여기사

어느 구원의 손길이 오셔서 냉큼 홍대로 나갔습니다.

 

연남동 어느 구석에 위치한, 동행께서 다음에 절대 못찾게 부러 빙빙 돌아 찾아간 중국집.

 

사천 닭날개 튀김. 바삭바삭하니 맛있네요.

 

 

저 고추가 맵더군요 하나 씹었다가 죽을 뻔ㅠㅠ

 

 

일종의 깐쇼새우 비슷한.

 

 

새우님은 언제나 옳으십니다. 옳으시기로는 고기님을 능가!!

 

 

그분은 다시금 저를 이끌고 케잌을 쏘셨습니다.

가격과 크기로 봤을 때 진짜 마스카르포네 치즈로 만들진 않았을 듯하지만

(진짜 마스카르포네면 원가가 ㄷㄷㄷ 아, 옛날엔 구분했는데 ㅠㅠ)

에소프레소로 잘 적셔진 케잌 시트가 아주 매력적인 티라미수.

 

 

웨지우드의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난 이거 시키면 덤으로 아침 식사가 따라 나오는 줄 알았죠. (썰렁한 농담;;;;)

탄닌이나 바디는 좋은데 제 취향에는 산도가 조금 부족.

(모든 음료를 와인을 기준삼는 ㅋ)

 

사진은 없는데 사과타르트가 감동이었어요.

위에 올려진 아이스크림엔 바닐라빈 알갱이가 쏙쏙 박혀있고. 사과를 너무 잘 조린 멋진 타르트.

 

2.

동행과 얘기를 나누다가 오규원님 얘기가 나왔더랬죠.

 

 

한 잎의 여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病身) 같은 여자, 시집(詩集)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소리내 읽다 보면 입 안에서 운율이 돌아요.

 

 

3.

그러고 보니 저도 오늘 혼자 결혼식에 갔죠.

결혼식은 항상 조금씩 불편해요.

하객도 이럴진대 정작 내가 할 때는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섹스 앤 시티의 미란다와 스티브같은 결혼식을 하고 싶어요.

 

4.

오랜만에 어떤 종류의 떨림이 왔어요.

문제는 이 떨림이 '공명'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것.

어린 시절 백과사전에서 보던 공명굽이 쓸 데 없이 떠오르네요.

 

5.

누가 물건을 저한테 반품하면서 "제 의사가 아니예요. 위에서..." 하길래

"그럼 간호사인가요?" 하고

농을 쳤다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얼어붙었다는.

요샌 30대 개그한다고 애들에게 놀림받는다는 슬픈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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