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게이가 아니어서."

2010.10.31 23:45

프레데릭 조회 수:4775

얼마 전에 게이 지인을 만났는데, 그 지인의 지인들과 그 지인들의 지인들이 있었어요.

 

그 중엔 게이도 있었고, 스트레잇도 있었고, 대부분 의류 디자인 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어요.

 

한 남자분은 스타일이라든가, 깔끔한 외모, 뭔가 섬세한 느낌과 약간 여성스러운 말투 이런 게 게이 느낌이 났었어요.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모델 일을 하는 분이라더군요. 뉴욕에서 일한다는 것 같았고 뭐 톰 포드와도 만난 적이 있다라는 등등.

 

전 그 분이 당연히 게이일 거라는 전제 하에, 몇몇 대화를 나눴어요.

 

그리고 그 만난 장소가 또한, 주말에 게이들이 모이는 장소기도 했었고요.

 

외모는 흔히들 말하는 온라인 상의 얼짱으로 나올 외모였어요. 또한,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옷 입은 스타일도 정말 제 스타일 아니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외모이긴 하지만, 일단 제가 끌리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었고, 다만, 친구로서는 OK 정도.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다가 그 사람이 게이가 아닌 거라는.. 어떤 한 내용이 나오게 됐고,

 

저는 게이인 줄로 알았다. 라고 말을 했죠. 물론 형식적인 죄송하단 말과 함께. (정말 게이인줄 알았으니까)

 

그랬더니, 그 분은 자기가 그런 얘기를 꽤 듣는다면서, 자신이 어떤 점이 '문제일까' 라는 듯이 말하더군요.

 

전 여기서 사실 기분이 살짝 상했거든요. 근데 뭐 게이에 대한 비호에 의해서였다기보다는,

 

게이로 오해받음에 따라 여러 난감한 일들을 많이 겪어서 그랬나보다라고 결론지었죠.

 

그리고 자리에서 나오는데, 저더러 '죄송해요. 게이가 아니어서.' 라고 웃으면서 정말 죄송한 표정으로, 아주 당당히 말을 하는데,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랬죠.

 

'아니, 미안한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냥 게인줄 알아서 그랬죠^^'

 

 

자신이 그래도 꽤 외모가 된다라고 스스로 아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 불만 없어요.

 

일단, 외모가 되는 편이라는 게 모든 사람에게 어필하는 외모는 아니라는 거고, 일단 제 스타일 밖이었어요.

 

다만, 게이들이 남자라고 다 좋아하는 거 아니듯, 외모된다고 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그러더니 제일 유명한 게이클럽에 가보고싶다며 그 무리들을 이끌고 가다가 저랑 눈 마주치고 민망해 하던 그 사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7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998
1147 이사람과 결혼해야겠다고 미친 결심을 하게된 그 결정적 순간!! [12] 재클린 2011.11.07 4867
1146 [바낭] 듀게 무서움 [15] 데메킨 2012.12.08 4863
1145 엠마 스톤 과 밀라 쿠니스 [12] 자두맛사탕 2011.03.01 4832
1144 솔직한 그녀 [12] 화려한해리포터™ 2012.04.27 4794
1143 한국판 인셉션이라는군요. [10] mithrandir 2010.08.03 4790
1142 정봉주 전 의원이 가니까ㅜㅜ [10] 마으문 2011.12.22 4790
1141 정치보다 재미 없는 한 트렌스젠더의 일상 이야기-길어서 죄송- [21] shyness 2012.04.02 4787
1140 서태지, 이지아 소송취하 거부‥법적 분쟁 재시작 [13] 에이왁스 2011.05.17 4777
» "죄송해요. 게이가 아니어서." [6] 프레데릭 2010.10.31 4775
1138 네이버 베스트도전에 겨우 2화하고 조금 더 올라왔는데 웹툰 갈 거라 확신하게 되는 작품 등장. [13] Chekhov 2013.03.07 4765
1137 설국열차 승객(?;) 된 거 자랑 [6] 빠삐용 2013.04.05 4738
1136 오타쿠와 동인녀[15금] [11] catgotmy 2011.03.05 4732
1135 1. 키스는 했지만 여동생으로 생각해요. 2. 강유미 [9] 닥터슬럼프 2011.12.28 4718
1134 알라딘 서점의 안 좋은 점 [20] 사과씨 2012.03.20 4680
1133 [바낭] 매우 부정적이고 삐딱한 '응답하라 1997' 잡담 [18] 로이배티 2012.09.05 4680
1132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지 맙시다. [22] 가끔명화 2012.02.13 4667
1131 한국은 일본 방사능으로부터 정말 안전할까요? [30] 재생불가 2011.03.29 4614
1130 유럽의 거리 응원.jpg [6] magnolia 2010.07.07 4612
1129 곽노현잡담 - 빅엿의 역습 [24] 룽게 2011.08.29 4604
1128 [바낭] MBC 가요 대제전... 정말 보기 드문 볼거리로군요 이거슨. [5] 로이태비 2012.01.01 458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