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꽃거지

표현이 좀 비속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일단 저게 그 분의 별명인 것 같아요.

신림역. 저희 동네라 아주 자주 가는데, 어떤 분을 말하는 건지 바로 알겠더군요.

우선 180이 넘는 키에 정말 조막만한 얼굴에, 오목조목 멀쩡하게 잘 생겼고,

인생을 달관한 듯한 눈빛과 수염. 얼굴은 굉장히 거뭇거뭇하구요.

20대 후반이나 많아야 30대 초반 정도로 젊어보입니다.

신림 역 내 벽에 기대고 앉아 아무런 시선 의식없이 굉장히 쉬크하게 앉아 있는데요.

한번은 제가 '멀쩡하게 젊고 잘생긴 분이 저러고 계실까 안타깝네..' 라고 생각하며 쳐다봤는데

눈이 마주쳤어요. 살짝 웃는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흠..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고 제 갈길을 갔답니다.

왠지 본인도 본인이 어느 정도 유명인이 된 걸 알고 있나봐요. 나름 의식하고 있는 표정이었어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정말 꽤 유명한 분인가봐요.

sbs 모 방송에 취재가 될 뻔도 했는데, 정신장애인으로 밝혀져 방영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곳에 나와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도 궁금하고,

말끔하게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으면 어떤 모습일까도 궁금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