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천천히 읽어보세요...

2009.11.23 12:48

bap 조회 수:4485


아내의 브래지어 / 박영희


누구나 한번쯤은
브래지어 후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본 놈이라면
풀었던 후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 보았다

한 남자만을 위해
처지는 가슴 일으켜 세우고자 애썼을
아내 생각하자니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남자도 때로는
눈물로 아내의 슬픔을 빠는 것이다

이처럼 아내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동굴처럼 웅크리고 살았을 것을
그 시간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떤 꿈을 꾸고 있었던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에
피죤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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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박영희라는 시인의 작품입니다.

박영희는 민족운동을 위해 무단으로 북한에 다녀온 혐의로
7년을 감옥에서 보낸 별난 이력을 가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 7년 동안 젖먹이였던 어린 딸애가 초등학생으로
자라났고 긴세월 아내는 옥바라지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느라 온갖 고초를 다 겪었습니다.

이 시는 그런 아내에 대한 사랑이 그윽하게 담겨있는데
혹자는 이 시를 깊이 들여다보면 민족문제를
함께 깨달을 수 있는 그런 의미심장한 시라고
고매하게 말하기도 하나 정작 본인은 아내 사랑 말고
다른 생각을 개입시켜 쓰지는 않았다 합니다



- DVDprime의 Del Piero 님 글 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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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나였다면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을 시인데

지금은 그저 먹먹하네요..

나이를 먹어가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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