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8 12:13
루이와 오귀스트 : (이하 '루') '네, 전화 받았습니다.'
한겨레 K 기자님 : (이하 'K') '예, 안녕하세요. 저 한겨레 K 기자인데요.'
루 : 아, 예. 안녕하세요.
K : 예, 주무시고 계셨나봐요.
루 : 예, 어쩌다 보니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혹시 시안에 문제라도 있나요?
K : 아니요, 그게 아니라, 디자인 팀에서 보내주신 원고를 보고, 그림도 너무 정성 들여서 그리시고
아이디어도 좋고 거기 들어간 말풍선도 모두 의미 있는 말들이고 해서 참 좋은데, 다른 커뮤니티들은
다 칼라로 작업했는데 여기만 흑백이라서 그게 아쉽다고 하네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혹시나
다음 주 금요일까지 시간을 더 드리면 칼라 작업을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칼 라 작 업
칼 라 작 업
칼 라 작 업
루 : 그게 제가 지금 당장 즉답을 드리기는 좀 그렇고요. 같이 작업한 친구하고 같이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할 거 같네요. 제가 이야기해보고 문자로 대답 드리면 안 될까요?
K : 아, 그러세요 그럼. 디자인팀 말로는 어차피 그림 사이즈는 정해졌으니까, 그 자리에 나중에 도착한
최종안을 덮어 씌우기만 하면 된다고 하네요.
루 : 아유, 잘 됐네요. 그러잖아도 둘 다 채색을 못 한 걸 상당히 아쉬워하고 있었거든요. (거짓말!!)
K : 예, 만약에 하시게 되면요, 25일까지, 늦어도 27일까지만 보내주시면 될 거 같아요.
루 : 예, 알겠습니다. 이야기해보고 연락드릴게요.
1. 어차피 금요일, 늦어도 일요일까지 보내면 된다고 하니까 일단은 작업 해보자.
2. 작업은 하되, 막판에시원하게 망해서잘 안 나와서 결국 흑백으로 가게 될 수 있으니,
완성해서 넘길 때까지는 듀나 게시판에다가는 이야기하지 말자.
3. 시간이 아주 충분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촉박하지도 않은 관계로 작업자 간의 이견을 줄이기 위해서
- 스케치 할 때에도 두 사람이 적잖이 의견 대립이 있었던 걸 감안하면 채색은 더 힘들 것이므로 - 두 사람이
작업하되, 전체적인 색상 지정은 루이와 오귀스트가 감독하고 실무를 몰락하는 우유가 하는 방향으로 하자.
(원래 처음에 채색 도우미 구할 때 꿈팝님이 쪽지로 채색을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는데, 그 때는 시간이 촉박해서,
이번에는 고민하다가 이 방향으로 결정하게 된 바람에 죄송하게도 사양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꿈팝님께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 남깁니다.)
4.아 이런 젠장 미치고 환장하겠네 이거 색 넣으면 돈 주나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런 시련을 우리에게;;;;
드디어 색을 입힐 수 있게 되었어요. 야! 신난다~ (....)
'괜찮아. 어차피 우리 둘 다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지옥의 문이 아가리를 열어야 그제사 불이 붙어서 쳐달리는 사람들이잖아.
몰락하는 우유님께서 그러시네요. "내가 언제 저렇게 말했어; 뒤에서 악마가 쫓아와야 하는 사람이라고 했지 -ㅂ-"
어떻게든 마감까진 끝낼 수 있을거야.' (....)
(정확한 건 아닙니다만 대강 이런 뉘앙스와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루 : 예, 전화받았습니다.
K : 예, 안녕하세요, 저 한겨레 K인데요.
루 : 네, 안녕하세요.
K : 어떻게, 작업은 잘 되어 가고 계세요?
루 : 아, 하다가 색깔이 안 맞을 때도 있고, 두 사람이 협업하는 거라 자주 뒤집어 엎고 다시 하고 뭐 그러고 있죠. (거짓말!!!)
K : 아휴, 고생이시네요.
루 : 아닙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K : 다름이 아니라, 오늘도 부탁 드릴 게 있어서 전화 드렸는데...
루 : 무슨 일이신데요?
K : 그게, 디자인 팀에서요. 보내주신 그림이 좋아서 이 그림을 좀 더 크게 실어넣고 싶다는데요. 혹시나 조금 더
키워서 작업해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대충 A4 용지보다 조금 작게요. 자세한 사이즈는 제가 이따가 알려 드릴게요.
루 : 아....(아 놔 할 말을 잃었네요)... 그, 크게 실리면 저희야 좋죠. 그... 해상도야 조금 떨어지겠습니다만,
아쉬운 대로 그냥 포토샵에서 프리 트랜스퍼로 블로우업 하면 될 거 같은데요.
K : 예. 그런데 이게 디자인팀에서 바라는 비율이, 지금은 가로로 많이 길고 세로가 좀 납작하잖아요. 이번엔 세로도 조금 더 길어져요.
루 : 아... 잘 됐네요. 그 밑에다가 그럼 그림에 들어간 사람이 누구 누구인지 적어 넣으면 되겠네요. 27일까지 드리면 되죠?
K : 예... 아유, 계속 일을 하시게 만들어서 어쩌죠.
루 : 아닙니다. 저희한테 각별히 신경 써주시는 건데요, 뭘. 그럼, 연휴 잘 보내시길.
K : 예, 연휴 잘 보내세요.
1. 애초에 뎃셍 작업을 할 때 인물들이 입은 옷들이 이룰 색의 발란스를 고려하지 않고 시간에 쫓겨 그린 터라서
색을 입혀놓고 보면 중구난방일 수 있으니, 의상의 톤을 신중히 고려해서 그려야 했습니다. 말이 신중하게 고려지
사실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노려봐가면서 수십가지 색을 입혀봤었지요.
2. 그래도 양복은 좀 낫지, 디스트릭트9의 프론의 몸뚱아리 색이나, 미실의 옷 색깔은 자칫 검은색+붉은색 라인에서
검은색으로 계속 이어질 뻔 했던 재범->김제동 라인의 컬러맵의 블랙홀이었습니다. 어떻게 색을 지정해도 흡족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두 사람 다 머리를 쥐어 뜯었지요.
3. 몰락하는 우유님 일을 줄여준답시고 제가 나서서 채색을 다 해치워버린 몇몇 캐릭터들은 몰락하는 우유님이 마감
하시기에는 너무나 다른 스타일로 채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과연 협업을 할 때 어떤 식으로 일을 분담하고
나눠 가질 것인가' 하는 충분한 협의가 없는 상황에서 제가 몰락하는 우유님의 영역을 침해한 꼴이 되어서 둘이 또 한바탕
신경전을 가졌습니다. 특히 저는 성격이 급해서 일단 눈에 보이면 말하는 것도 깜빡 잊고 혼자 수정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아, 나 지금 무슨 무슨 캐릭터 수정하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스타일이어서요. 몰락하는 우유님이 자주 좌절하셨죠.
4. 두 사람의 채색 스타일 - 피부톤, 명암 넣는 방식, 주로 사용하는 색상 - 이 달라서, 각 캐릭터마다 분담한 비율이
달라짐에 따라 결과물도 천차만별로 튀어 나왔습니다. 막판에 몰락하는 우유님이 제 명암 톤을 참조해서 거의 전부 다
다시 명암을 넣으셨습니다만, 그림 보는 눈이 예민한 분들은 척 봐도 두 사람의 스타일이 서로 싸우는 게 보이실 겁니다.
5. 밑에 사람들 이름과 크레딧을 써넣는 부분을 마련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까 빼곡하게 써내려가긴 해야겠고,
인쇄했을 때 잘 보일 만한 폰트 사이즈를 확보하면서도 헤드라인을 강조해주는 적정한 사이즈를 찾는 게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법 한 게, 한겨레에서 공개 배포했던 '한결체'는 한글은 참 좋은데 한자를 지원하지 않고 영문 폰트는 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 단락에서 세네 가지 서로 다른 폰트가 서로 싸우고 있는 터라 조금만 수정하려고 해도
포토샵은 각 폰트의 특성을 연산하며 끙끙대다가 꺼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니 정해놓은 범위 안에서 조절하는 게 쉬울
리가 없었던 게지요.
6. 제각기 다른 의상들을 한 명 한 명 그려낸 뒤에, 결국 전체 톤을 맞추기 위해서 위에다가 연하게 레이어를 하나 덧씌운
다음에 오렌지 색을 퍼부어서 전체 톤을 오렌지로 다운시켜 버렸습니다. 제가 평생을 집착하는 오렌지 색에서 결국은 이번에도
벗어나지 못 했던 셈인 거죠. 좌절하는 제게 몰락하는 우유님은 그러시더군요. '괜찮아. 나도 파란색에 집착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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