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예능 사남일녀 재미있네요

2014.02.04 04:22

-@-.- 조회 수:3824


사남일녀는 연예인들이 시골에 사는 노부부의 자식이 되어 일손도 돕고 다양한 체험도 하는 본격 가족 롤플레잉 시뮬레이션 예능입니다-_-; (1박 2일동안 아빠어디가서 패밀리가뜬 청춘불패)

우리 결혼했어요나 무한상사같이 시트콤과 현실의 결합물이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한집에서 무려 4박 5일이나 촬영을 하는데 아마 부부와 출연진끼리 서로 유대감을 형성할 시간을 고려한 기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초면에 아빠, 엄마라고 부르는 걸 보면서 MBC표 무리수 또 나왔구나 생각했는데...재밌네요^^;


일단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뚜렷하고 상호 케미가 좋습니다. 이런류의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이는 병풍도 없어요.

사남은 김구라, 김민종, 서장훈, 김재원이, 홍일점 일녀로는 이하늬가 출연합니다.


먼저 장남 김구라는 야외무능인 캐릭터인데 뺀질거리면서 힘든일을 빼길 좋아하는데다 무엇보다 별로 쓸모가 없어서-_-; 동생들에게 은근 무시당합니다. 역할극 간지럽다고 뺄 줄 알았는데 기대보다 몰입을 잘하더군요.

둘째 김민종은 딱 미남 바보형입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데 허당끼가 있어서 놀리는 맛이 있죠. 순진해서 조금만 칭찬으로 부추기면 넘어가는 탓에 다루기도 쉽고 속이기도 쉽습니다. 우직한데다 백치미가 있어서 귀여워요.

셋째 서장훈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시크한 도시남입니다. 가리는 것도 많고 섬세 까칠한데 다정한 면도 있는 츤데레예요. 슬쩍슬쩍 주변인들을 잘챙겨요. 애들을 귀찮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계속 상대해줍니다. 스포츠 선수출신답게 정정당당 페어플레이에 집착하기도 합니다-_-;(국가대표 출신이 초딩들과 농구할때 안봐주는 위엄) 그래도 맞는 말도 많이 하고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멘트가 타율이 좋습니다. (이걸로 뜨고싶은 마음도 없어요)

넷째 김재원은 능력자 동생입니다. 얼굴도 잘나고 조용히 일도 잘해서 어딜가든 예쁨을 독차지 합니다. 못하는게 없어요. 성격도 서글서글하니 적응도 잘하고 늘 여유로운 신사입니다. 사남중에서는 막내인데 가장 어른스럽습니다. 반면 장난끼도 많아서(뽀얀 악마) 김민종과 만들어내는 관계가 재미있습니다.

막내 이하늬는 싹싹한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같은 출연진에게나 부부에게나 어찌나 살가운지 보는 내내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진짜 남매/딸자식이라고 속여도 믿을 정도예요. 게다가 해맑고 털털해서 뭐든 가리거나 빼지않고 소화해냅니다. (미스코리아 진의 노상방뇨)


여기서 제가 주목하는 캐릭터는 서장훈입니다. 까칠하지만 따뜻한 도시남자가 사람들과 부딪히며 낯선것에 적응해나가는 류는 제 취향저격이예요. 무한도전에 출연했을때도 그랬 듯이 투덜투덜거리면서 결국 할건 다 합니다-_-; (이걸로 뜨고싶은 마음도 없어요2) 

특히나 이런 타입의 캐릭터가 아이들과 어울리는 건 너무나도 제 취향! 그래서 서장훈이 극 상 조카와 놀아주는 장면들을 보고있으면 너무 즐거워요. 애라고 봐주지 않고 똑같이 유치하게 굴고 난뒤 인터뷰에서 자조하는 모습이나 무뚝뚝하지만 묘하게 잘 놀아주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상황은 어바웃 어 보이인데 얼굴이 휴그렌트가 아니야)

서장훈이 이 가족 롤플레잉에 몰입을 제일 못하는 것도 웃음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쑥스러운걸 못참는 듯 합니다. (상황극 파괴자)

극 중 조카의 친구들에게 조카를 부탁하고 방과후 수업 조정과 집중력지도를 하는 것도 그렇고 어차피 며칠 후 집을 떠날것이라는 라는 현실적인 판단때문인지 촬영 종료 후에도 남아있을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이성적이라 무너지는 모습이 두배로 웃깁니다^^;


가장 눈에 띄는 커플(?)은 김민종과 김재원입니다. 주로 형인 김민종을 동생 김재원이 구박하는 관계예요. 김민종이 나서서 무언가를 하고있으면 김재원이 옆에서 변죽을 올리며 한마디씩 합니다. (그런데 다 맞는말)

놀림당한 김민종이 발끈하며 달려드는데 김재원은 그걸 즐거워합니다. 바보짓을 하는 김민종을 귀엽다는듯 쳐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있기도 합니다. 김민종은 결국 동생 김재원을 한번도 못이기죠. 김재원은 깐죽거려도 얄밉지가 않고 김민종은 발끈하면서도 사람좋게 잘받아줘서 이 두 사람이 알콩달콩 투닥대는걸 보고있으면 꽤나 재미있습니다. 바보형-똘똘동생의 케미가 돋아요.


사실 출연진들 각자의 매력도 있고 모두 모난데 없이 호감이라(차기 김구라 이미지 세탁기) 그냥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훈훈합니다. 서로 도와가며 다들 열심히 하는 것도 보기좋아요. 5회차분에는 늦둥이 막내딸로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새로 출연했는데 어색함없이 잘 스며들더군요. 앞으로의 회차가 더욱 기대됩니다.


다만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예능에서 진짜 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무리 연출/편집부분에서 너무 가족의 롤을 강하게 부여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기도 합니다.

비슷한 형식으로 직장을 다룬 무한상사가 현실과 역할의 구분선을 잘 줄다리기한 반면, 더욱이 미묘한 주제인 가족을 다루는 이 역할극에 경계가 애매하다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시청자나 출연자나 어디까지 몰입해야하는지 어리둥절하여 끝내 어색하고 민망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언제까지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회차가 갈수록 엄마, 아빠는 늘어만 갈텐데 (진정한 공산주의 사회의 도래) 출연자들이 가족을 받았다 떠나는 이 시스템에 적응하는 어느순간부터 살갑게 부르는 엄마, 아빠 소리는 기계적인 응대로 비춰질것은 어쩌면 필연적일 것이기에. (우린 X나 예전에 끝났어. 돈때문에 하는거지.) 이것은 극의 경계선이 지금보다 명확해져야 할 또다른 이유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남일녀는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이런 시골체험류의 예능이 그렇듯 빅재미보다는 깨알같은 재미가 이어집니다만 어느새 미소를 띄우며 마냥 보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_-;

배우의 비율이 높아서 도중하차가 걱정되지만 부디 가능한 오래오래 프로그램이 지속되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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