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어도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나 이와 유사한 자매품들 말입니다.

 

 

* 이 문장의 뜻은? 간단하잖아요. 예수믿으면 천국, 안믿으면 지옥입니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이정도의 협박과 모욕이 어디 있을까요. 다원주의를 강조하는 말도 아니고, 뭔가 속뜻이 숨어있는 그럴싸한 시적은유나 창작물도 아닙니다. 심오한 철학이나 세태를 풍자하는 비아냥도 아닙니다. 그냥 말그대로 예수 그리스도를(비롯한 그의 일가친척) 믿으면 사후 천국에 가고 믿지 않으면 유황불이 이글이글 불타는 지옥에 간다입니다. 적어도 이 사람들은 이 문장을 진지하게 믿고 있으며 자신이 진지하게 믿는 이 문장 & 말을 매일매일 지나가는 행인들이나 지하철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퍼붓습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를 지나가는 생활을 한다는 전제아래, 우린 매일, 혹은 적어도 며칠에 한번꼴로 평생 얼굴한번 본적없고 앞으로도 엮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서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선택의 권리도 없이 일방적으로 들어야합니다. 가끔 노래와 춤이 섞이긴 하지만 뜻이 바뀌는건 아닙니다. 지옥이라는 단어는 종교적인 단어이기도 하지만 보편적인 단어이기도 합니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천국과 지옥이 뭔지는 알잖아요.

 

종교의 자유란게 있죠. 하지만 그것이 타인을 직접적으로 모욕하고 협박하는 권리까지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지옥이란게 현실적인 위협은 아닙니다. 종교인의 비종교인에 대한 지속적인 저주와 협박을 비종교인이 들어줘야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농반진반, 가끔은 진담으로 늘하는 얘기지만 종교는 제도적으로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이 믿고싶은걸 믿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 보호해주는 것과 한 개인이 자신의 종교적 믿음을 사회에 강요하거나 믿음을 근거로 종교를 믿지 않는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력을 끼치려하는 걸 막는건 충돌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물론 정치인들이 쉽게 그러진 않겠죠. 표가 걸린 문제이니.  

 

수원역에서 먹자골목으로 통하는 지하 휴대폰상가쪽에는 항상 가사를 입고 머리를 깎은 스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있씁니다. 앞에 모금함을 놓고 목탁만 두드리고 있죠. 세상이 험하니 그분이 진짜 스님인지도 모르고 모금한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릅니다. 돈을 넣은적도 없고요. 하지만, 어쨌든 그 분은 누구도 비난하지 않고 시끄러운 노래도 부르지 않으며 오랜시간동안 목탁만 두드리고 계시더군요.  바로 위층의 모습과 너무도 대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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