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오늘 감자별 잡담

2014.03.11 22:47

로이배티 조회 수:1828

- 길선자 에피소드 아주 맘에 들었어요. 왜냐면 뭐 그냥 오랜만에 이야기가 아주 독해서 말이죠. ㅋ

 쌩뚱맞게 첫 눈에 길선자에게 반하는 아저씨가 나오고, 그 후에 길고 긴 눈물 연기와 나레이션이 이어지길래 '아. 결국 바람맞고 오겠구나' 싶긴 했지만 그 과정이 참 잔인했죠.

 일단 그 눈물과 감동의 편지 내용이 길선자 목소리 나레이션으로 깔리는 가운데 보여지는 장면이 '웃는 얼굴에 반했다'는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쉬지 않고 웃고 있는 길선자라는 것부터. ㅋㅋㅋ

 이야기 내내 길선자라는 인간의 모자람과 염치 없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길선자 인생의 애잔함을 풀어 놓으니 이건 뭐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는 농담이고 그냥 신나게 웃었습니다.

 이런 비틀린 개그에 목말라 있었거든요. 그 동안 이 시트콤 너무 착했어요. 하하.


- 민혁 에피소드는 뭐... 보는 내내 민혁-진아 라인 지지자분들의 탄식 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려오는 듯 하더군요. 아주 작정하고 궁상. 정말 작가들이 맘 단단히 먹은 듯 합니다. (괴롭혀주마!!)

 일단 이제 민혁의 화법과 사고 방식을 다 파악해서 독한 소리 듣고도 방실거리는 나진아는 참 귀여웠습니다. 이 요망한 계집애(...) 

 하지만 결국 민혁에게 행복 따윈 없는 거죠. ㅋㅋ '나진아씨는 약속 잘 안 지키잖아.' 라는 대사로 애잔함을 배가 시키더니 그 대사가 또 막판 전개와 이어져서 다시 애잔함 곱하기 3.

 막판에 친구랑 앉아서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짠했구요. 참 불쌍합니다. 아주 불쌍합니다. 도대체 이 캐릭터를 어쩌시려고들;;

 그런데 정작 큰 문제는. 오늘 막판 전개는 민혁이 흑화-_-된다는 뉘앙스가 맞는 거죠? 그냥 실망한 게 아니더라구요. 비둘기, 목걸이 다 집어 던지고 막판에 오이사에게 버럭 할 때 표정이 처음 나오는 독한 표정이라서.

 그런 전개는 별로 제 취향이 아니라서 보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차라리 그냥 고백하고 깔끔하게 차이지 이 자식...


- 오늘이 86회였지요. 이제 34회 남았습니다. 이번 주 빼고 딱 8주 남은 거네요.

 결말에 대해서 자주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 어차피 한국 막장 드라마 패러디가 기본 아이디어였다고 하니 삐딱해진 민혁이 준혁, 진아 갈궈대면서 오만 진상 다 부리다가 막판에 다 같이 손 맞잡고 하하호호... 를 생각해봅니다만.

 꿈도 희망도 없기로 유명한 '멜랑콜리아'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오며 시작한 작품이니 마지막은 정말 다 죽여버리고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감자별 생활로 끝을 내도 이상하진 않겠죠. (쿨럭;)

 암튼 뭐 다 모르겠고 그냥 보던대로 재밌게 열심히 보렵니다. ㅋㅋ


- 새로 바뀐 주제가가 맘에 들어서 



몇 번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노래가 떠오르더라구요.



특히 후렴구 멜로디가 아주 흡사해서 '하하하 뭐 표절과는 아아아아주 거리가 멀긴 하지만 우연히도 참 비슷하군!'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완벽한 추억'의 작곡이 권순관이었습니다. ㅋㅋㅋ 참 일관성 있으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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