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6 16:43
1.워리어가 죽은지 며칠됐죠.
아마 듀게에도 누가 단신 형태로 올렸던걸로 기억해요.
제가 wwf를 처음 접했던게, 미취학 아동때였던걸로 기억해요.
여의도 사는 사촌형네 가면 afkn도 나오고, 비디오기계도 있어서, afkn과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wwf 경기들을 봤었죠.
당시에는 비디오 가게에 PPV(PAY PER VIEW) 경기들이 출시되곤했어요.(섬머슬램,서바이벌게임,레슬매니아,로얄럼블 등.)
그래서 사촌형네 갔다오면 언제나 어머니한테 우리집도 비디오 사달라고 졸랐죠.
그렇게 졸라서 결국 당시로는 사치품에 가까웠던 비디오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죠.
당시 빈집을 혼자 지키는 절 위해서 어머니는 비디오 테이프 빌려볼 돈을 주시고 일 나가셨죠.
그래서 당시 저는 WWF 비디오 테이프, 후레쉬맨, 쿵후보이 친미 비디오를 마음껏 빌려볼수 있었답니다.
어쨌든 당시에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건 대머리 수염쟁이 아저씨 헐크호간이였어요.
저는 헐크호간의 '승리루틴'을 좋아했어요.
초반에 적을 두들겨 패다가, 매니저나 다른 레슬러 난입으로 역전을 당하죠.
그렇게 두들겨 맞다가, '헐크모드'가 옵니다.
그렇게 되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죠. 이때는 '무적모드'라서 때려도 끄덕없어요.
그러면 이제 필살기가 나옵니다.
상대편 로프반동->빅 풋 작렬->자신이 로프 반동 1회 왕복 -> 레그드랍 작렬.(누워있는 상대의 목과 가슴 부분을 허벅지로 찍는거에요.)->1,2,3 승리!!!
지금 생각해보면 헐크호간과 후레쉬맨은 공통점이 있어요.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언제나 같은 승리루틴'이 있다는거죠.
후레쉬맨도 결국엔 다섯명 모여서 쏘는 바주카포 쏘고나서 물리침-> 나쁜놈 거대화-> 후레쉬맨 로봇 소환-> 좀 싸우다가 검 소환해서 처치.-> 승리!!!
하여튼 그때는 이상하게 저 중년아저씨가 좋았어요.
그렇게 헐크매니아로서 살던 어느날.
레슬매니아 6가 비디오로 발매됩니다.
이 ppv에선 엄청난 경기가 들어있었죠.
헐크호간 VS 워리어.
상
중
하
그 결과는 저를 충격에 빠지게 했습니다.
네, 헐크가 졌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WWF 각본가들이 그래도 헐크팬, 워리어팬 각자 할 말이 있게끔 시나리오를 쓰긴 했어요.
왜냐면 처음 워리어를 때려눕힌건 헐크였거든요.
근데 문제는 때려눕히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심판이 부딪혀서 심판이 기절.
그래서 카운트 3는 커녕 10도 더 세었을 시간동안 헐크가 워리어를 폴하고 있는데도 심판이 카운트를 안해줘서 워리어가 다 회복하고 일어났죠.
비슷하게 심판도 기절에서 일어남.
그리고 워리어가 이번엔 헐크를 때려눕히고 폴하고선 카운트 3 하고선 워리어 승리!!!
즉, 헐크팬들은 심판 기절만 안했어도 헐크가 이긴거다.
워리어 팬들은 결과적으론 워리어가 이긴거지 하면서 막 싸웠던거 기억나네요.
이때가 제 초등학교 1,2학년때였죠.
이렇게 워리어는 저의 영웅의 적이였어요. 일종의 애증의 대상이였죠.
그러던 어느날, 워리어가 WWF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당시 초딩들에겐 2가지 소문이 있었죠.
- 워리어 알통이 터져서 사망했다.(사실 알통이 터져도 병원가서 꼬매면 되는거지 사망까지 가는건 좀 힘들지않나요?)
- 스네이크의 독사에 물려서 죽었고, 그걸 언더데이커가 관에 묻어서 진짜 죽였다.
뭐 진실은 계약관련된거였죠. WWF 선수들은 WWF랑 계약을 하고 경기를 출전하는거죠.
그래서 다른 레슬링 단체로 가기도 하고요. WCW나 TNA같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사정'이였죠.
어쨌든 그뒤로 워리어는 제 기억속에서 사라졌고, 저 역시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차츰차츰 WWF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서 이제는 거의 관심도 없는데...
(그래도 간간이 소식 체크는 해요. 오스틴,더락이 득세하던 시절부터 완전히 관심에서 사라진...
전 아무래도 헐크, 워리어, 자이언트, 스네이크, 달러맨, 마초맨, 빅보스맨 등이 득세하던 시절 사람이라서요. 그 뒤 써전슬레이트, 어스퀘이크까지. )
워리어가 죽었다는 소식은 미취학-초딩시절의 저의 기억을 다시 꺼내게 만들면서 어떤 슬픔 감정을 불러 일으키네요.
2. 이 역시도 어떤 슬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에요.
1번에서도 나온 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에겐 한가지 기록이 있습니다.
PPV 중에서 '레슬매니아' 에서 만큼은 '무패'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네, 물론 프로레슬링이란건 각본이 있음으로, 각본으로 만들어진 '무패'죠.
지금까지 '레슬매니아 21연승 무패'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에 깨지게 됐습니다.
9살때 처음 레슬매니아를 본 아이는 30살이 될 동안 언더테이커의 무패를 봐온거죠.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올해도 언더테이커옹의 승리로 끝나겠거니 했는데...
저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관중들의 넋 나간 표정이 보이시나요?
어차피 각본이고, 세상에 영원한건 없고, 이런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뭔가 슬픈 사건이였어요. 이 역시도.
21-1 이라니...
3. 전 마초맨 죽었을때도 이 비스므리한 글을 썼었네요.
국딩(초딩) 저학년때의 WWF는 저에게 참 강렬했나봐요.
http://www.djuna.kr/xe/2310084
2014.04.16 17:35
2014.04.16 17:41
어렸을땐 인터넷도 없고, 영어도 못 알아들어서... 로커스 애들이 팔에 띠 묶고 다니는거 보면서...
"쟤들은 워리어 꼬봉인가봉가~"라고 하면서 봤던거 기억나네요.
전 브렛히트는 참 좋아해서요. 브렛히트 선그라스 갖는게 소원이였죠.
매번 등장때마다 어린아이 관중한테 선물로 주잖아요.
숀마이클스, 브렛히트, 불독이 득세하던 시절...ㅎㅎㅎ
헐크,워리어 시절엔 째바리도 안되는 애들이였죠.ㅎㅎㅎ
참고로 스팅도 드디어 WWE로 입성했습니다.
첫 등장씬.
http://i1.ruliweb.daumcdn.net/uf/image/U01/ruliweb/51E21CF83D5A66001C
토요일 오후 3시 30분부터 AFKN에서 레슬링했었죠
시간이 들쑥날쑥해서 2시부터 틀어놓고 미군들 훈련하는 그런 방송 멍하니 보고 있던거 기억나네요
가끔 토요일 밤에도 할 때가 있었는데
우연히 토요일 밤에 레슬링하면 뭔가 땡잡은 기분이었죠
저는 워리어팬이었어요
헐크 호건과의 경기에서 심판 기절했을때
워리어가 심판 기절한거 보고 일어날 필요가 없어서 안일어난거지 카운트했으면 일어났을거라고 우기던..
워리어 경기중에 마초킹이랑 은퇴여부 두고 혈전 벌였던거 기억나네요
경기내용도 재밌었지만 워리어가 이겼는데 진정한 승자는 마초킹이었던 경기죠
엘리자베스가 난입해서 퀸 세리 몰아내고 마초킹이랑 극적 화해와 포옹..ㅎㅎ
마초킹은 약속대로 은퇴하고 마초맨으로 다시 복귀...ㅎㅎ
언더테이커 처음 봤을때는 공포 그 자체였죠
워리어나 헐크호건도 처음에는 평범하다가 중간에 각성하면 슈퍼모드가 발동하는데
언더테이커는 처음부터 아무리 맞아도 데미지가 안쌓이니..
게다가 워리어가 관에 들어간 이후로 갑자기 안나와서
언더테이커 별로 안좋아했어요 ㅎㅎ
그 뒤로도 토요일마다 워리어를 기다리며 AFKN을 계속 봤는데
워리어는 계속 안나오더군요
그 이후로 레슬링을 거의 안보고
나중에는 그게 다 각본이었다는것도 알게됐죠
워리어 사라지고 몇년 뒤에
로커스의 숀마이클과 하트파운데이션 히트맨이 WWF 휘어잡는거 보고 (그땐 WWE였나요?)
워리어만 있었으면 쟤들은 상대도 안됐을거란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아, 우연히 WCW를 알게 되고 워리어랑 비슷한 스팅이 거기 있다는거 알면서
잠깐 관심을 가졌었는데 금방 식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