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새 CEO의 지시로 각 사업부/공장 별로 나뉘어져 있던 지원부서들이 통합되고 사업부장(임원) 자리 하나가 새로 생겼습니다.

일개 직원이 보기엔 이상하다 싶었지만 윗분들의 깊은 뜻이 있다나 뭐라나...


제가 일하던 파트도 (윗분들이 보기에 비슷한) 파트들끼리 합쳐져서 독립된 팀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윗분은 저거 비슷한 업무들이니까 묶어놓으면 서로서로 업무전환도 되고 인력운용도 좋아질거라고 생각을 한것 같아요.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나 비슷해 보이지 사실은 쉽게 협업하고 지원해주기 어려운 데다가 밥그릇 지키기까지 엮이면서 기대했던 효과는 전혀 얻지 못했습니다. 


얼마전부터 조직개편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돌긴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수요일에 사업부장이 저희 팀을 불러놓고서 블라블라 이야기를 하는데 결론은 너희 팀을 포함해 몇몇팀은 해체해서 다시 공장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이 났고, 금요일에 인사발령이 날것이라고 하더군요. 세부사항은 자기도 모른답니다.

하는 일은 바뀔거 없고, 근무지도 바뀔거 없고 어느 팀으로 가느냐에 따라 자리만 바뀔테지요.


수요일에 그 이야기를 듣고나서부터 부서 업무가 정지되었습니다. 기본적인 업무만 빼고요. 결재를 받아야 하는 일은 새 팀장에게 받아야 하니까 올리지 못하고, 사후 결재 받는 예산사용부문도 새팀장에게 받아야 하니까 보류. 보고성 자료들도 새로 가는 팀 스타일에 맞춰야 한다고 스톱..  타부서에서 협업요청 들어오는 것도 검토만 하고 결재를 못 받으니까 스톱... 저뿐만이 아니라 팀원들이 다 기본적인 업무만 하고 대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금요일에 인사발령이 안났습니다. 주말에도 틈틈히 회사 그룹웨어 게시판을 확인해 봤지만 안났더군요. 오늘 출근해도 안났습니다.  대체 언제 나는 걸까요? 우리 부장은 지금도 회사 인사발령 게시판 새로고침만 하고 있습니다.




아래 해경 해체 관련 글을 보다가 이렇게 해경해체 한다고 터트리면 지금 구조작업은 어떻게 되냐는 댓글이 있고, 그 사람들은 그대로 국가안전처 소속이 될테니 상관없지 않겠냐는 댓글도 봤는데요... 저는 해경 해체되고 새로 국가안전처 조직 만들어지고 처장 임명되고 어쩌고 할때까지 비슷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결재를 받고 예산을 써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모든 과정은 올스톱 되고, 어제까지 결정되어 결재난 내용만 반복되다가 구조작업은 흐지부지 마무리 되고, 새로 국가안전처가 발족하겠죠.


요즘 보는 것마다, 듣는 것 마다 세월호 참사와 연관되어서 기분이 가라앉고 눈가가 촉촉해 지는데, 개인적인 환경 변화마저 또 해경 해체라는 세월호 참사 후속조치를 떠올리게 하게 되니 깝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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