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잘 살다가 망하면 상당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최근 지출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사실 최근이라 하기도 민망하죠. 근 2년째 그러고 있으니. 아 정말 돈이 없구나, 소비를 줄여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지만 나중에 보면 또 그대로입니다. 카드 명세서를 뽑아들고 분석해보기도 하는데 역시 제일 큰 문제는 마트에요. 카드 명세서의 반이 마트인데다, 총액만 나오니 뭘 샀는지도 알 수 없지요. 마트를 줄여야지 라고 생각은 하는데, 어느새 마트가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소비를 줄이려고 계속 의식은 하는데, 전혀 줄지 않는 이유가 있더군요. 결국 아직 정신무장이 안된겁니다. 쓰기 직전에 조금 고민을 하지만 "내가 이것도 못쓰고 살아야하나?" 라는 생각에 그냥 쓰는거죠. 겨울 됐는데 아기 잠바 하나 못사나? 주말인데 돼지갈비 외식 한 번 못하나? 몸도 피곤한데 인근 워터파크 가서 온천에 좀 지지고 올 정도도 안되나? 간만에 에버랜드 한 번 못가나? 내 건강을 위해 헬스클럽 하나 등록 못하나? 보고싶은 책 좀 못사보나?

 

사실 따지고보면 그거 없다고 죽진 않아요. 실제로 정말 많이 아끼는 분들은 하나도 안하는 것들이기도 하죠. 외식 없고, 장난감이나 옷은 다 얻어 입히고, 책은 빌려서 보고, 에버랜드는 무슨 동네 공원 산책 정도만 하고. 그렇게 살아도 큰일 나지 않거든요. 근데 이미 한 번 맛을 본 것들은 끊기가 쉽지 않아요. 또 막상 끊으려면 그런 생각이 들죠. 내가 뭐 골프를 치는 것도 아니고, 가끔 가족들이랑 온천도 한 번 못가려고 내가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해서 월급 받는건가? 내가 정말 이거 하나 누릴 자격이 없나?

 

재밌는건 이게 사치재를 정당화하는 데에도 이용된다는 겁니다. 자주도 아니고 어쩌다 명품 백 하나 못사나? 매년도 아닌데 몇 년에 한 번 해외여행 한 번 못가나? 이러다보니 절약은 또 안드로메다로. ㅠㅠ 진짜 통장 잔고 한 번 바닥나서 마이너스 한도까지 가 봐야 소비를 확 줄이게 될지. 열심히 줄여보자고 노력중입니다만 과연.. ㅎㅎ 오늘 집에 갔는데 "피자 시켜먹자!!" 하면 "피자는 무슨. 집에 밥이 없어 국이 없어? 걍 있는거 먹자"고 할 수 있을지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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