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 신간, 잡담들

2010.11.13 00:27

메피스토 조회 수:2603

* 일단 재미있습니다. 사회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대 자본주의에 이렇다할 호의를 가지고 계시지 않는 분들이 본다면 꽤나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면서 떠올린건 <이단의 경제학>입니다. 이거나 그거나 소위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비판하는 내용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단의 경제학>의 태도;좀 더 교과서스러운 어조로 비판하는 것과는 달리 장하준 교수의 책은 그의 이전 저서들이 그러하듯 쉬운 비유를 이용하며  좀 더 폭넓은 영역에 걸친 비판을 하고, 몇몇 경제현상이나 이론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펼칩니다.

 

요즘 이런 책들을 보며 드는 망상이 하나 있습니다. 폴크루그먼과 스티글리츠, 장하준을 한자리에 모셔놓고 세계경제나 세계화에 대해 논쟁을 벌이게 하는것 말입니다.

 

앞서 두사람이 노벨상 수상자라는 압뷁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최근 본 경제학 교양서나 저서들 중 이분들은 진보나 보수라는 타이틀을 앞에 둔 것도 아닌 기존 경제학의 영역안에서 전방위에 걸친 통찰력있는 이야기들을 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그동안 TV에서 본, 그리고 책들에서 본 장하준 교수는 앞의 개그센스가 살짝 떨어지더군요. 폴크루그먼이야 뭐 말할것도 없지만 스티글리츠 영감님도 사람 좋아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구렁이 같은 구석이 있다고 느꼈거든요.

 

 

*  진보건 중도건 보수건 수구건 한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은 그 사람의 평소 주장이나 혹은 그 사람이 비난하는 정당과는 전혀 상관없이 '투표'라는걸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이런 종류의 얘길 듀게던가 어디선가 읽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말입니다. 물론 그 얘길 하신분의 의도를 제가 바르게 파악했느냐와는 전혀 별개로 말입니다( -_-ㄱ) .

 

자신은 진보적인 사람이다, 다만 진보정당이나 정치세력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죠. 혹은 보수정치인을 격하게 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평소 얘기가 어떻건 투표에서 보수정당과 보수후보를 찍는다면 그 사람은 결국 보수적인 사람이겠죠. 입으로 보수주의자를 외치지만 투표에서 진보적 정책을 내세우고 진보적인 인물을 찍는 사람은 결국 진보적인 사람입니다. 온라인에서 파악하는건 불가능합니다. 투표는 오프의 행위니까요. 하지만 오프에선 제 주변엔 상대적으로 전자가 많더군요. 전 이걸 일종에 새로운 종류의 위선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보수나 수구라는 단어가 가지는 이미지가 딱히 좋은것도 아니거니와 그동안 쌓아둔 마일리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대놓고 편은 못들겠고, 그렇기에 쿨한척 "난 보수주의자나 한나라당 지지자는 아니지만"이라는 타이틀을 앞에 먼저 깔아두는것이죠. 51:49 도 있겠죠. 예를들어 나에겐 보수정당이나 진보정당이나 똑같았는데, 진보정당들의 삽질 덕분에 보수정당이 딱 2만큼 더 좋다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 사람의 투표행위는 보수정당이 내세우는 보수적인 정책이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게 만들테고, 투표할 나이가 됐다면 그정도쯤을 알테니 이 사람은 보수적인 사람이죠. 정확히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보수정당을 찍는다, 혹은 진보정당을 찍는다 같은 행위들을 비난하는건 아닙니다. 한 세력을 찍는 사람이 특정정당의 모든 정책등에 찬동한다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어떤 방향성만 놓고 따지자면 투표행위를 놓고보는 이런 분류가 갑자기 확 와닿더라고요.

 

 

* 내일 선약이 있어서 일찍자야하는데, ㅂㅂ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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