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나온 '스트레잇 남성'이라는 분류는,

정확히 말하면 '나이트'에서 만난 스트레잇 남성의 문화이므로,

모든 스트레잇 남성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전제합니다.

(또한 물론 나이트에 가는 모든 스트레잇이 그러지는 않을 것입니다.)

 

 

1. 처음으로 나이트 다녀와봤어요.

서울에서 가장 물이 좋다라는 곳이었고, (물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스트레잇 남성들이 그렇듯 뭔가 '한 건' 건지려고 간 게 아니라,

순전히 경험상 가보았습니다. 다 떠나서 저는 게이이기도 하고.

 

일단 굉장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요.

하지만 제가 스트레잇이었다 해도, 제가 즐겨 다니는 곳이 되진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너무 비쌉니다.

아니, 노래와 춤을 추러 나가서 적극적으로 교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 소리도 안 나는 룸 안에 가만히 갇혀 있다니요.

부킹 들어온 상대는 순전히 도우미의 결정에 달려 있고요.

그렇다고 안주가 특별하게 맛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거기에 있는 대부분의 스트레잇 남성은 섹스에 굶주린 사람들이었어요.

처음에는 이쁜 여자만 찾다가 나중엔 지쳐, 그냥 그런 여자에게도 작업을 걸죠.

오로지 목적은 그거. 나이트에서 만난 스트레잇 남성은, 게이의 시선으로 봤을 땐 일단, 굉장히 저렴하더군요.

근데 웃긴 것은, 그들 사이에서는 이런 모습이 저렴함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당연한' 거더군요. 오히려, 섹스에 굶주린 여성을 저렴하다고 판단하겠죠.

그리고 90퍼센트는 남성이 모든 걸 리드하려고 하더군요.

어떻게 한 번 자보겠다고 말 구슬리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했지만, 다 떠나서 그냥 저렴해보입니다.

 

같이 간 일행 중 한 분이 저를 룸 밖으로 끌고 가더니 이러더군요.

'이건 게임이야,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거라구, 보니까 꽤 예쁜 여자들 많이 있었는데, 다 나가잖아.'

 

어쩌라구요..;

달려가서 잡지 그럼-_-;;

아 그럼 이건 우리 지금 오입질 게임하는 거였어?

 

한가지 더, 흔히들 말하는 못생긴 여자가 들어오면 대놓고 무례하게 굴더군요.

들어오자마자 말은 전혀 안 걸로, 선곡을 하더니 노래만 불러요.

여자는 그냥 알아서 나가더군요.

재밌는 건 그 남자분은 이런 걸 하면서 뭔가의 우월함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음 물론 게이들도 외모를 많이 따지긴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지는 못 하는 성격인 듯 합니다.)

 

그 남자분에게 화장실 벽거울 떼어다가 그 남자의 손에 고스란히 얹혀주고 싶더군요.

일단, 게이클럽에서 그런 헤어스타일이나 패션감각은 둘째치더라도, 그런 행태까지 부리면,

완전 왕따이다 못 해 욕쳐먹어요..

 

게이 문화에서, top역할을 남성, bottom역할을 여성이라고 굳이 나누어 표현하자면,

게이 클럽에선 top이 반드시 먼저 작업을 거는 것이 일반적이라든가 하는 것이 없어요.

마음에 들면 누가 됐든 다가가죠. 그리고 어떻게든 자볼려고 없던 매너까지 차리고 말 구슬리는 거는 정말 '빵점'이예요.

게이들 사이에서는 둘 중 하나입니다. 자기의 자존심을 어느정도 지키면서 여유있게 행동하거나,

말 구슬리고 자시고도 없이 그냥 바로 자버리거나.

 

몇 시간 동안 건진 게 없으면, 스트레잇 남성들은 그들끼리 그냥 술을 마십니다.

그리고 돈 날렸고, 집에 가야지라고 합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 구슬리기 실패했으면 왜 밖으로 나가서 춤을 추고 그들끼리 소쿨하게 즐길 줄은 모르는지.

 

춤추러 나가봐도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남자는 나가서 춤추는 거 아니야~~'

이러던데, 그냥 할 말 다 끝났죠. -_-

 

 

2. 가라님이셨던가요. 맘에 쏟 와닿는 댓글을 남겨주셨더라고요.

게이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생기더라도, 그걸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이기도 하지만,

'왜 나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라고 오히려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라고.

제가 정확하게 옮겨 적지는 못 했지만, 가라님 팬이 되버렸어요.

 

그리고 아래는 극히 몇몇 분께'만' 드리는 말씀.

 

싫은 감정이 들고 불쾌한 감정이 드는데 어쩌라고요. 라는 분들은,

'뚱뚱한 사람을 보면 혐오감이 드는데 어쩌라고요.'

'장애인이 옆에 앉으면 불쾌하다는데 어쩌라고요.'

라는 말을 떠벌리고 다니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라는 것을.

 

그리고 글 읽어보면서 많이 느끼고 조금 놀랐던 것이 있다면,

호모포빅한 분들 중 대다수는, '동성애자=변태'로 보는 것 같더군요.

지하철에서 엉덩이가 매력적인 동성을 봤다고 칩시다. 그 엉덩이를 보면서 삽입을 생각할까요?

'틀림없이 그럴테지'라고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그 분께 한 마디 하고 싶네요.

'머릿속에 오입질만 가득 들어 있는 티를 굳이 내지는 말아달라' 고요..

 

 

일단 저는 예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스트레잇포비아 아니고요.

호모포비아포비아였습니다만,

최근 논쟁을 보고 저는 호모포비아포비아가 되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이러다가는 호모포비아포비아포비아도 생길 것 같고 말이죠.

 

게이에 대한 인권을 존중해달라 이런 거창한 거 전혀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니들이 놀고 즐기고 하는 거랑 다 똑같을 뿐, 다를 것 전혀 없다.

누구 싫어하고 미워할 자격이 전혀 못 된다'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안 그래도 힘들 게 살고 있는 사람들, 굳이 미워하기까지 해서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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