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게임 개막식 마음에 드셨나요? 이렇게 어이없는 개막식은 처음 보는 것 같아서요.

 

만약 우리나라 영화 감독 중 아시안 게임 개막식 감독을 맡긴다며?-하고 설문 조사를 영화팬들에게 조사해 본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임권택 감독-가장 일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고 한국적인 감독이기도 하시죠.

이명세 감독이나 김지운 감독같은 미장센이 뛰어난 감독들이 거론될 수도 있겠지요.

매니악하기는 하지만 봉중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을 꼽는 이들도 있을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이 중에 장진이라는 이름은 몇이나 나올까요? 몇몇 장진 감독 열성팬들이 재미로 꼽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분들도 진짜 장진이 그런 감독을 할 거라고 생각할 수 없이 키득거리며 반장난으로 답했겠지요.

그런데 그런 코메디 같은 일이 벌어졌네요.

 

전 장진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재밌는 아이디어를 낸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요.

아나운서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를 시청하는 킬러 이야기나, 촛불집회 무서워하는 대통령 같은 아이디어는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재미있는 건 아이디어이지, [킬러들의 수다]나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분명 재미있는 설정이고 농담들인데 영상으로 옮겨지는 그 아이디어들은 뭔가 김이 빠지고 실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런 실없는 농담이 장진 감독 영화의 매력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장진 영화 중 가장 잘 된 작품으로 뽑고 싶은건 [뒐컴 투 동막골]인데 이건 박광현 감독 작품이고 장진 각본이었지요. 사실 전 이 정도 위치가 장진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나 시나리오에서 멈추고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건 다른 사람한테 맡기는 게 더 나아요. 재밌는 농담을 입 밖에 내놓는 순간 재미없게 만드는 그런 사람 처럼 보여요.

 

그런데 이런 실없는 코메디의 달인 장진이 아시안 게임 개막식 감독이라니 오달수씨를 맥베스역에 캐스팅 하는 것 만큼 어이없는 캐스팅입니다. (오달수씨 괜히 끌어들여 죄송합니다.)

개막식은 비주얼 중심의 퍼포먼스인데 장진의 특기인 농담따먹기나 재치있는 대사같은 걸 쓸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이마저도 요즘은 무뎌지고 있단 생각이지만요. 심청이랑 비류가 핸드폰 꺼낼 때는 진짜 저게 뭔가 싶었어요. -ㅇ-

성화 봉송에서 플래시몹 아이디어는 재밌었는데 막상 퍼포먼스를 보고 있자니 좀 허접하고 김 빠지는 느낌이었구요. 딱 장진 영화를 볼 때의 그 느낌이요. SBS 사회자도 '저건 장진감독 아이디어인가 보지요?'하고 코멘트를 다시더군요.

한류 스타들만 아이돌, 배우 가리지 않고 나오고. 정말 호화 캐스팅에 걸맡지 않은 김빠진 영화만 주구장창 생산하는 장진 작품이더군요. 말이 거칠어졌나요? 그럴거면 국가 행사를 그런 식으로 만들지 말았어야죠. 저도 세금 냈습니다.

 

설마 신,구의 조합이라고 장진+임권택의 조합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대체 왜 그 많은 인재들을 두고 왜 한필 장진이었을까요? 한국의 전형적인 인맥 위주 캐스팅의 폐해였을까요?

이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최악의 선택이 만든 정해진 수순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어 더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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